'2002년 한일 월드컵'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1.23 차두리 드리블, 2002 세대의 감동적인 선물 (10)
  2. 2012.07.11 K리그 올스타전, 아름다운 기억속으로 (1)

한국의 우즈베키스탄전 2-0 승리는 기록만을 놓고 보면 2골 넣었던 손흥민 공헌도가 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기를 봤던 사람이라면 차두리 드리블 인상 깊게 기억할 것이다. 연장 후반 14분 무려 70m를 질주하며 손흥민 추가골의 발판을 마련했던 차두리 드리블 장면은 어쩌면 한국 축구의 역사적인 순간으로 회자될지 모를 일이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차두리하면 그 장면 떠올리는 사람 많을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우즈베키스탄전은 차두리 대표팀 은퇴 경기가 될 뻔했다. 그는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그가 대표팀을 떠나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멤버 중에서 한국 대표팀 현역 선수로 활동할 인물은 사실상 없을지 모른다. 어쩌면 차두리가 끝이다.

 

[사진 = 차두리가 1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던 메시지 (C) 차두리 트위터(twitter.com/robotdr22)]

 

"저런 선수가 왜 월드컵 때 해설을 하고 있었을까요"

 

차두리와 함께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중계를 했던 배성재 아나운서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손흥민 두 번째 골이 터진 뒤 이런 말을 했다. 차두리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가 아닌 SBS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아마도 누군가는 차두리를 대표팀에서 은퇴했거나 아니면 박지성처럼 현역 선수 생활을 끝낸 선수로 기억할지 모른다. K리그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때 차두리 근황 잘 몰랐던 사람들이 알고 보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브라질에서 해설했던 것은 K리그 휴식기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무엇보다 차두리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 제외에 대하여 인맥 축구 희생양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차두리 제외는 부상이 맞다. 지난해 3월 6일 A매치 그리스 원정 명단에 발탁되었으나 뜻하지 않게 햄스트링 부상을 겪으면서 끝내 경기를 뛰지 못했다. 당시 홍명보호에서 A매치 1경기도 뛰지 못했던 차두리 월드컵 최종 엔트리 제외는 불가피한 일이었다. 냉정히 말해서 그는 홍명보 전 감독 체제에서 검증된 선수가 아니었다. 그때의 홍명보 전 감독은 자신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잘했던 선수를 월드컵에서 함께 하고 싶었다. 그땐 그랬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홍명보 전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이전까지 현역 선수였던 박지성 대표팀 복귀를 권유했으며 그때가 2014년 2월이었다. 하지만 박지성 무릎 상태를 확인하면서 대표팀에서 뛸 수 없는 선수로 판단하고 차두리를 그리스전 명단에 발탁했다. 영건 일색이었던 대표팀 스쿼드에서 팀에 부족한 경험을 채워줄 노장 선수로서 차두리가 필요했다는 것을 홍명보 전 감독은 알고 있었다. 비록 차두리가 부상으로 그리스전을 뛰지 못했지만 복귀했던 시기는 3월 6일 그리스전이 끝난지 5일 뒤였던 3월 11일 AFC 챔피언스리그 베이징 궈안전이었다. 햄스트링을 다친 것은 큰 부상이 아니었다.

 

만약 홍명보 전 감독이 팀 전력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면 차두리를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을지 모를 일이었다. 당시 소속팀에서 이렇다할 출전 경험 없었던 박주영을 대표팀에 뽑은 것도 파격이었는데(차두리와 다른 점이라면 그리스전에서 결승골 넣었다.) 그보다 더 파격적이면서 팀 체질 개선에 필요했던 인물인 차두리 대표팀 발탁을 못한 것은 결과적으로 아쉬웠다. 배성재 아나운서가 우즈베키스탄전 차두리 드리블 이후에 손흥민 골이 터지면서 왜 월드컵때 해설했냐는 발언에 대하여 사람들이 설득력 있게 느꼈던 것은 당연하다. 차두리가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에 필요했던 선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씁쓸한 추억으로 회자되는 브라질 월드컵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세대가 단 1명도 현역 선수로 참가하지 않았던 최초의 월드컵이었다. 한국 대표팀의 당시 경기력은 굳이 떠올리기 싫을 정도다. 하지만 2015년 아시안컵은 다르다. 한일 월드컵 4강 세대 중에서 지금까지 현역 선수로 활동중인 차두리가 대표팀 맏형으로 대회에 임하는 중이다. 현재까지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상은 좋다. 아시안컵 공식 페이스북에서는 조별 본선에서 잘했던 BEST11을 선정했는데 오른쪽 풀백에 차두리가 뽑혔다.(한국에서는 기성용과 함께 포함됐다.)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70m 질주했던 차두리 드리블 사람들을 열광시키며 팀의 4강 진출을 기여했다.

 

차두리는 앞으로 A매치 2경기를 더 뛰고 대표팀과 작별할 예정이다. 대표팀 은퇴 무대가 아시안컵 결승전일지 아니면 3~4위전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어쩌면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고별전을 치를 수도 있으나 아직 그 부분까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전 차두리 드리블 장면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세대의 유일한 대표팀 선수로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감동적인 선물'이라고 봐야 한다. '마지막 선물'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도 있으나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아직 어색하게 느껴진다. 4강과 '어쩌면' 결승에서 우리들에게 보여줄 것이 더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공수래공수거 2015.01.23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 장면을 중계로 봤었는데요..
    정말 대단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배성재 아나운서의 멘트가 저도 기억에 오래
    남았더랬습니다

    큰 국제대회가 올해 더 이상 없는게 아쉬울정도입니다

  2. @파란연필@ 2015.01.23 1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어제 차두리... 정말 뭉클했어요.... ㅎㅎ

  3. 지후니74 2015.01.23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어제 경기에서 보여준 돌파와 노련한 수비는 베테랑의 힘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이 대부분 선수 생활을 접었는데 차두리도 노장 소리를 듣게 됐네요~~

  4. 환웅2 2015.01.24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룡아 나와 니가 거기 왜 있냐?

  5. 준스타(JUNSTAR) 2015.01.25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왜 아빠랑 같이 해설했을까요??
    정말 숨은 노장입니다 이번이 마지막인게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면서 지구촌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때까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이루지 못했던 한국이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같은 유럽 강팀들을 제압하고 월드컵 4강에 올랐으니까요. 역대 월드컵 최고의 기적 중 하나로 칭찬하는 데 어색함이 없습니다.

[사진=K리그 올스타전 현장 모습]

우리는 축구대표팀의 저력을 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웠습니다. 한일 월드컵 이전까지 프랑스-체코에 0-5로 패하면서 유럽에 약한 면모를 보였으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슬기롭게 이겨냈습니다. 2002년의 감동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2년 K리그 올스타전은 2002년 한일 월드컵 10주년을 기념하는 취지에서 개최됐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에 소속된 선수들은 TEAM 2002, K리그 올스타들은 TEAM 2012에 포함되어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TEAM 2002는 거스 히딩크 감독, 박지성, 안정환,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같은 한일 월드컵 영웅들이 총출동했습니다. TEAM 2012는 신태용 성남 감독을 필두로 이동국, 보스나, 정성룡, 김형범, 에닝요 같은 올 시즌 K리그를 뜨겁게 달군 선수들이 포함됐습니다. 많은 사람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K리그 올스타전 현장 리뷰를 공개합니다.

[사진=E석 2층에서 막대 풍선을 들고 응원하는 관중들]

폭우가 쏟아진 K리그 올스타전, 10대 청소년들이 많았다

제가 앉았던 E석 2층에는 10대 청소년들이 많았습니다. 교복을 입고 축구장을 찾은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평일 K리그 경기였으면 청소년 인원이 적었겠지만, 이날만은 달랐습니다. 많은 학생이 자신의 두 눈앞에서 K리그 올스타전이 빨리 시작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난 해방감 때문인지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이 싱글벙글했습니다. 지금의 청소년이라면 10년 전에는 유치원에 다녔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이었겠죠. 태극 전사들의 월드컵 4강 기적을 보며 한국의 자긍심을 느꼈을 세대입니다. K리그 올스타전은 평일이자 폭우 속에서도 3만 7,155명의 많은 관중들이 입장했습니다.

[사진=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구사했던 3-4-3이 아닌 4-4-2 포메이션을 활용한 TEAM 2002]

3:0에서 3:2, 최용수-박지성 멋진 골 세리머니

TEAM 2002는 예상외로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3-4-3은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포메이션 이었지만, K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선수 구성을 바꿨습니다. 이운재가 골키퍼, 김태영-최진철-홍명보-송종국이 수비수, 이을용-김남일-유상철-박지성이 미드필더, 황선홍-설기현이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왼쪽 윙어를 담당했던 박지성의 오른쪽 배치가 눈에 띄었습니다. K리그 최고의 왼쪽 풀백 아디와의 매치업이 성사됐습니다.

전반 초반은 탐색전이었지만 관중석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많은 관중이 TEAM 2002 선수들이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찔러줄 때마다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이벤트성 경기에서도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습니다. TEAM 2012가 전반 20분 만에 3골 터뜨렸습니다. 전반 14분 에닝요, 17분과 20분 이동국이 상대 팀 골키퍼 이운재를 세 번이나 농락했습니다. 은퇴 선수들이 포진했던 TEAM 2002보다는 현역 선수들이 똘똘 뭉친 TEAM 2012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였지만 선배 선수들은 이대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최용수는 골 넣고 상의 유니폼을 벗으면서 주심에게 경고를 받았습니다. 현역 K리그 감독이 카드를 받는 장면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최용수 뱃살도 화제를 모았죠.]

[사진=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이 포옹한 장면. 2002년 한일 월드컵 영광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TEAM 2002 조커였던 최용수는 전반 25분 팀의 첫 골을 넣었습니다. 상의 유니폼을 벗으면서 양손 주먹을 불끈 쥐며 이탈리아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를 패러디했고, 동료 선수들은 손으로 최용수 입을 막으며 발로텔리의 유로 2012 4강 독일전 골 세리머니를 따라 했습니다. 전반 31분에는 박지성이 두 번째 골을 넣더니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을 나누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전 1:0 승리를 떠올리게 하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장면을 보고 눈물이 났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단 한 번도 경기장에서 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현장에서 풀었습니다.

안정환 센스-홍명보 파넨카킥-보스나 134Km

전반전이 끝난 뒤에는 전광판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8강 스페인전 승부차기 하이라이트가 나왔습니다. 영상이 끝난 뒤에는 TEAM 2002-TEAM 2012가 승부차기 대결을 펼쳤습니다. TEAM 2002년 4번 키커까지 골을 성공시킨 가운데, 5번째 키커였던 안정환은 오른발 슈팅을 날릴 타이밍에 갑자기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골대 바깥으로 향했습니다. 명백한 실축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재미를 위해서 연출된 장면이었죠. 6번째 키커 홍명보는 유로 2012에서 화제가 된 파넨카킥을 성공하며 관중들을 열광시켰습니다. TEAM 2012 6번째 키커 보스나는 시속 134Km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진=경기 종료 후 TEAM 2002-TEAM 2012 선수들이 N석 관중들을 향해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취했습니다.]

TEAM 2012의 6:3 승리, 하지만 모두가 승리했다

후반전에는 소강상태였지만 에닝요가 후반 23분 골을 추가하며 TEAM 2012가 4:2로 앞섰습니다. 하대성은 에닝요 골을 도우며 '도움 해트트릭(3도움)'을 기록하더니 후반 31분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2분 뒤에는 이동국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면서 K리그 올스타전 최우수 선수(MVP) 등극의 쐐기를 박았습니다.

TEAM 2002는 경기 종료 직전 황선홍이 만회 골을 넣었지만, 경기는 TEAM 2012의 6:3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 이후 경기장은 부분 암전된 가운데 두 팀 선수들은 N석 관중들을 향해 서로 손을 잡고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취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 감동, 2012년 K리그의 땀이 뭉쳐진 멋진 장면이 연출되면서 K리그 올스타전이 끝났습니다.

*본 포스트는 스포츠토토 공식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금정산 2012.07.11 0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2년의 감동이 그대로 저도 집에서 시청을 하였지만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경기입니다.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멋진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