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낯선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이러한 말들을 끊임없이 듣습니다.

"머리 너무 특이하시네요...^^"
"머리보니까 음악하는 사람 같은데 어떤 장르 하세요? 아님 미술이나 연기, 뮤지컬 하세요??? 그것도 아니면 뭐지;;;"
"어라, 여자인줄 알았는데 남자였잖아"

이러한 말들을 몇년 동안 지겹도록 들었습니다. 부모님과 친척 그리고 친구들도 저에게 항상 이러한 말을 하더군요. "아~ 머리좀 짤러. 도대체 몇년째 그 머리야?"라고 말입니다.

저는 고3 수능 이후부터 지금까지(군대 시절 빼면) 단발 머리였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했던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무렵까지 가수 서태지, LG 트윈스 이상훈, globe의 고무로 테츠야를 열렬히 좋아했는데 세 명의 공통점이 단발머리입니다. 공교롭게도 세 명 모두 긴 머리를 휘날리며 열정적으로 일에 매진했던 사람들이죠. 이러니 제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고3 수능 끝나자 마자 머리를 길렀습니다.

제가 최대한 자유롭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무언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게 머리를 기를 수 있게 되었죠. 그러다보니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항상 저의 머리 관련 이야기들을 꾸준히 들었습니다.

그런데 몇년 동안 단발머리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장발 머리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머리는 기르기만 하면 그만이겠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달갑지 않은게 현실이죠. 중고등학교의 두발제한이라든가 기업체에서의 용모단정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크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정한 머리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바람직한 모습입니다.)

제가 머리를 깎으려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지만, 그동안 애쓰면서 길렀던 머리를 자르려고 하니 조금 무섭더군요. 제가 남들보다 머리가 더 빨리 자라는 스타일이라 미용실 자주 드나드는 것이 싫었습니다. 중학교때 2~3주일에 한 번씩 머리를 잘랐기 때문에 이발비가 남들보다 많이 들어서 머리 깎는 것에 '질색'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몇개월에 한 번씩 어깨까지 내려온 머리를 단발 수준으로 깎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용실을 찾으면 머리 깎기가 더 무섭더군요. 2004년 봄에 어느 모 스포츠 단체가 내걸었던 유명 뷰티샵 상품권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해당 뷰티샵을 찾았는데 그곳의 젊은 종업원들이 손님 입장에서 듣기에 너무 많은 불쾌한 말들을 해서 기분이 안좋았습니다.(미용사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손님이 지루하지 않도록 말을 많이 걸어주는 것은 좋지만 머리 스타일과 얼굴을 연관짓는 모욕적인 말을 하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보여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불만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기분이 안좋았지요. 그런 일이 있은 이후, 제 머리는 제가 직접 잘랐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돈을 아낄 수 있어서 행복하네요.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제외하면 단발머리하면서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들을 겪어 봤습니다. 공중 화장실 같은 경우에는 몇몇 남자분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너무 길은 제 머리를 보면서 '내가 왜 여자 화장실에 들어왔지?'라며 화장실을 나오다가 다시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죠. 그러더니 저에게 "여자인줄 알았어요...ㅎㅎㅎ"라면서 웃으면서 넘어가시더군요. 그런데 제 의도와는 다르게 사람을 놀래키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왜 다른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는지 그 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사람운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성질이 고약한 사람이나 술주정뱅이가 제 머리를 보고 놀랐다면 절대 있어서는 안될일이 벌어졌을지 모를 일이죠.

그래서 저는 공중 화장실을 갈때마다 챙기는 것이 있습니다. 봄과 여름, 가을에는 머리띠 혹은 머리끈을 묶으며 화장실에 들어가고 겨울에 화장실을 갈때는 모자 달린 잠바를 입으면서 머리를 모자로 가리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에게 여자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다닙니다. 찜질방이나 목욕탕에서는 옆머리를 물로 축이면서 뒤로 넘기기 때문에 여자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해야 불미스러운 일을 겪지 않게 되죠.

예전에 대학교 수업 시간때도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학과에 여자들이 별로 없다보니 어느날, 새로 들어온 시간 강사가 저를 보고 여자 아니냐며 깜짝 놀래곤 하죠. 다행히 친구들이 "얘 남자에요"라면서 대신 답변했지만 그때의 분위기 때문에 수업 시간이 종강까지 활기차게 진행 되었습니다. 갈색 단발머리였으니 오인받기가 쉬웠죠.

그동안 여러 알바를 하면서 제 머리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20대 초반에는 유명 연예인 콘서트 관련 알바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제가 주로 맡는 역할이 팬들의 사진촬영을 막는 것입니다. 특히 아이돌 가수의 사진을 찍으려는 여성팬들을 제지하려고 할 때 몇몇 여자팬들이 "아줌마. 저리 나가요", "아줌마 때문에 안보이잖아요", "같은 여자끼리 왜 그래요. 사진 찍으면 안되요?"등등 여러가지 원망섞인 말들을 들었는데 마음 속으로 너무 재미있어서 행사 알바를 즐겼습니다. 콘서트장이 어둡다보니 사람들이 제 얼굴보다는 긴 머리를 더 주목했기 때문이죠.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방청 알바할때는 여자들과 뒤섞이면서 박수와 함성을 지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알고 봤더니 방청 알바 담당하시는 분이 제 머리 스타일이 길은데다 갈색 머리였기 때문에 남자들과 붙어있는게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제가 다른 누구보다 박수와 함성 소리가 크고 호응이 제일 뛰어나기 때문에 '여자들과 같이 있으면 호응이 더 좋겠지?'라는게 담당자분의 생각 이었습니다. 남자 중고등학교와 '여자들이 많지 않았던' 공대를 다녔던 저에게 조그마한 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담당자분들 믿고 오랫동안 알바를 할 수 있었죠.

군대 다녀온 이후 어느 모 중학교에서 오랫동안 급식 알바 했을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누구보다 일을 열심히 하니까 영양사와 조리원, 교사, 학생들 너나 할 것 없이 저를 많이 알아주시더군요. 머리가 길었기 때문에(물론 머리를 묶으면서 일했습니다. 일반 규격보다 크기가 큰 모자로 -시중에서 찾기가 쉽지 않은- 머리 부분을 완전히 덮으면서 일했죠.) 쉽게 눈에 띄었죠. 가장 보람찼던 것은 퇴근할때 몇몇 학생들이 저에게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인사를 받아도 안받아도 되는 그저 그런 사람이었지만, 제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것이 이렇게 행복하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죠. 물론 긴 머리가 한 몫을 했지만요.

그런데 요즘에는 단발머리 때문에 고민입니다. 군대 가기 이전에는 마른 체격인데다 얼굴이 앳되었기 때문에 긴 머리가 어울릴 수 있었지만(여기에 꽃남방까지 걸쳐 입으면 여자로 오인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 꽃남방이 유행했죠.) 군대 다녀온 이후에는 얼굴살 및 체격이 커지는 바람에 긴 머리가 어울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앞머리를 눈섭까지 자르면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게 되었죠. 나이를 좀 더 먹으면 단발머리가 제 얼굴에 어울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WWE의 언더테이커 헤어스타일이 저의 미래의 모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거는 그때가서 생각해 볼 일이죠.

하지만 저는 지금의 스타일에 매우 만족합니다. 이런 것이 저에게는 하나의 개성 표현 수단이자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즐기려고 합니다. 물론 장발 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보다는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사람들에게 얽매이는 것보다 제가 맡고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 중 하나의 키워드가 될 단발머리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단발머리가 남자들 중에서 쉽게 눈에 띄니까요.

앞으로 단발머리를 유지하면서 어떤 일들을 겪을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단정하게 깎을수도 있고 생활속에서 겪게 될 에피소드들도 많겠지만, '남들과는 전혀 다른' 추억과 행복을 많이 쌓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아직 멀은 이야기겠지만, 노년기에 젊었을적을 회상할 수 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죠. 이 땅에서 장발 머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받는 분들이 힘을 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사진=저희 집 근처에서 "찹쌀떡, 메밀묵" 외치시는 아저씨 (C) 효리사랑]

며칠 전 이었습니다. 저녁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슈퍼마켓을 들리다가 집으로 올 때 즈음에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한 아저씨가 주택 골목 한복판에서 "찹쌀~떡, 메밀~묵"을 외치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아직까지 찹살떡 아저씨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놀랬고 '불경기 때문에 찹쌀떡 판매하는게 아닌가?'싶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습니다.

그런데 제가 집 근처 골목에 다다랐을 즈음에 찹쌀떡 아저씨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찹살떡을 좋아하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는 찹살떡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제 봉다리에는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빵과 우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메스컴에서 음식과 관련하여 안좋은 보도들이 연이어 속출하면서 길거리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쌓였습니다. 그 아저씨가 판매하는 찹살떡 역시 믿을게 못되었다고 생각하여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아저씨 입장에서도 마음은 불편했을 겁니다. 저를 비롯 다른 사람들 어느 누구도 찹살떡을 구입하지 않는데다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제가 아저씨 앞을 지나가려고 했을 즈음에 "찹쌀떡, 메밀묵"이라는 소리는 얼마나 슬프게 들리던지요.

집에 도착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저씨가 저희집 바로 앞에서 찹쌀떡 소리를 외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연 찹쌀떡을 구입할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방 유리창을 열고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아저씨는 주택가 4거리 한복판에서 3분 동안 같은 구호를 반복했는데 관심을 가진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고서는 쓸쓸한 뒷모습을 나타낸 채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찹쌀떡을 외쳤죠. 아저씨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저 자신과 '불경기'라는 존재가 조금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찹쌀떡 아저씨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진짜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 부터(대략 12~13년 전, 제 나이는 26세) '찹쌀떡 아저씨는 학교 시절 공부 못했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으니까요. 지금 시대에는 도저히 말도 안되는 내용입니다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 전해졌던 동화 내용이어서 그 내용이 아직까지 제 머릿속에 남더군요.(이래서 학교에서 주입되는 교육이 무서운 겁니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시기에 그런 내용을 머릿속에 새겨 들었으니 '지금까지' 찹살떡 아저씨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겁니다. 가뜩이나 제 성격은 조용한편이니 말입니다.

그 동화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떤 부모님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중요성을 심어주기 위해 찹쌀떡 아저씨를 비유했던 겁니다. "저 아저씨가 찹쌀떡을 파는 이유는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너희들은 공부 잘해야 한다"고 가르치던 내용이었죠. 그 내용을 학교 명상 시간에 들었고 제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동화책에서도 수록되어 있어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그 내용이 학생들에게 교육용으로 전해졌던 것은 어이가 없다고 봐야겠습니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 완화되었을지 모르지만, 제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예전까지만 하더라도 직업에 대한 차별이 심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 중에는 '너희들 공부 못하면 나중에 환경 미화원 할지몰라(실제로는 고학력 분들이 꽤 있으시죠.)'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고 당시 10대 프로그램으로 유명했던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는 여고 선생이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너 나중에 술집에서 일할꺼야?"라며 호통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영화 <친구>에서는 '고교생' 장동건이 아버지 직업이 뭐냐는 선생의 질문에 장의사라고 답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1970년대 장면이었죠.) 그 선생은 '함부로' 장동건 아버지의 직업을 들먹이면서 제자의 뺨을 수차례 때렸습니다.

예전에는 학교 선생을 비롯한 많은 어른들로 부터 '공부 잘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박사, 검사, 판사 등등 '사'로 끝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성공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고 선생으로부터 그런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보면' 공부에 대한 중요성과 전반적인 환경이 어느 정도 과장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최근 2년간 스리잡과 포잡을 넘나드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공부 잘함=인생 성공'이라는 공식이 무조건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학교에서는 우등생으로 인정받았을지 몰라도 '냉혹한' 사회에서는 그게 완전히 통하지 않으니까요. 그동안 여러곳을 알바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했습니다. 그 중 대학교에서 장학생으로 교수들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실무감각이 떨어져 인턴 3개월 만에 '퇴출 통보' 받았던 케이스, 명문대 출신임에도 30대를 앞둔 나이까지 게임 중독과 허드렛일 알바 인생에 머무는 케이스에 속한 사람을 봤습니다. 그리고 메스컴에서 거의 매일마다 보도되는 비자금 및 뇌물 사건 같은 경우, 누구보다 경력이 '화려하고' 높으신 분들이 주인공으로 보도되고 있고요.

저는, 공부 잘하는 학생은 그에 걸맞는 긍정적 댓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는 것이며 사회에서 중요한 요직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토익 200점 학생보다 900점 학생의 영어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후자 격에 속한 학생이 취업할 수 있는 것이고요. 자격증 시험 같은 경우에도 학습 성과가 좋아서 취득할 수 있는 것이어서, 공부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모순되는 것이 제가 예전에 학교에서 가르침 받았던것과 TV 프로그램 및 영화 친구를 통해 봤던 장면입니다. 공부 못하면 환경 미화원, 찹살떡 아저씨 같은 직업을 들먹이면서 특정 직업을 깎아내리는 가르침은 문제 있다고 생각합니다.(요즘에는 예전 시대보다 달라졌기 때문에, 이렇게 가르치지 않을거라 믿고 있지만요.)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공부 잘했다고 해서 무조건 인생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게 요즘 세상이니까요.

비록 지금은 불경기지만, 불과 2000년대 중후반까지 창업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학력 파괴 흐름'을 앞세워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몇달 전 모임에서 저와 함께 술을 마시고 좋은 얘기들을 나눴던 김성은 동대문 3B 대표팀의 최종 학력은 전문대 졸업이며 건축 전공하셨던 분입니다.(갠적으로 김성은 대표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4억소녀',' 립합소녀'로 유명한 김예진 립합 대표는 특성화 학교인 해성 국제 컨벤션 고등학교 출신이고요. 대한민국에서 고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여성들이 뚜렷한 성공을 하는 경우가 드물기로 유명하다(제가 생각하는게 아니라 베스트셀러 <88만원 세대>에서 봤던 내용입니다. 여성비하 아님)는 점에서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인터넷 쇼핑몰로 성공했던 김예진씨 또한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죠.

결국, 인생 성공은 '자기 능력'에 달렸습니다. 운을 비롯 인맥, 집안의 부유한 재정을 통해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겠습니다만 가장 절대적인 것은 자기 능력입니다. 공부는 그 중 하나일 뿐이고요. 그런데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시스템에서는 예전부터 공부에 지나치게 중시를 두는 교육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몇몇 직업들이 학생들에게 안좋은 이미지로 비춰졌습니다. 공부도 좋지만 학생의 타고난 재능을 키워, 장차 나라의 일꾼이 될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닌지요. 특정 직업 깍아내려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구 시대적인 교육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일선 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없으리라 믿고 싶지만요.
Posted by 나이스블루

[사진=11월 6일 안양대학교 학교식당 게시판에서 찍은 사진. 대학생들이 돈을 가장 중요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C) 효리사랑]

지난 6일 아침, 안양대학교에서 알바하기 위해 안양역 부근을 한참 헤집다가 결국 길을 못찾아서 택시를 타게 되었습니다. 차에서 모 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양희은, 강석우의 여성시대>를 들었는데 광주 광산구 송정동에 거주하시는 한 할어버지가 올해 8세인 초등학교 1학년 외손녀에 대한 사연을 보냈는데 그 내용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연 내용 들으니까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제가 계속 한 숨을 내쉴 수 밖에 없더군요. 20대 중반인 제가 처한 미래, 더 나아가 '88만원 세대' 들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는 불안함이 저 자신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30대와 40대, 그리고 그 이후에는 자녀들 앞에서 '돈 걱정'하는 가정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은 괴로움이 들더군요. 경제 악화의 결과로 20대가 악영향을 제대로 받았는데 더 이상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88만원 세대가 더 고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 할아버지의 사연 중에서 '제가 말하고 싶은' 주요 내용을 이곳에 적어 보겠습니다. 사연은 강석우씨가 읽으셨습니다.

"요즘 아이들 왜이리 바쁜지요. (초등학교 1학년인 외손녀는) 학교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와서 토스트와 쥬스한잔 마시자 마자 피아노 학원, 영어 학원, 바둑 학원, 또 저녁에는 발레 학원까지 이러다보면 제 외손녀는 밤 8시가 다 되서야 집에 들어옵니다. 그것도 모자라 외손녀 목소리라도 들어보려고 (밤 늦게) 전화하면 수업중인지 전화를 안받아 '그래도 집에 왔겠지?'라고 전화를 걸었더니 영어 동영상 듣기, 말하기까지 1시간 해야 한다는 군요.

저는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빛고을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창 개구장이인 8세와 6세 손녀들과 산에 올랐으면 하는 소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딸에게 전화했더니 "아빠는...요즘 아이들 얼마나 정신 없는데 주말에 시간을 낭비해요. 애들 토요일에 더 바쁜거 몰라? 예술제도 나가야 하고, 대회 연습도 해야 하고, 문화 센터에서 하는 영어 연극반 수업도 들어야 하는데 나중에 겨울방학 하면 그때 한번 같이 가요"라고 말하더군요."

제가 그 사연을 들은 뒤 한 숨을 내 쉬며 "어휴. 장난 아니겠구나. 학원 4개 보내면 돈이 엄청 들텐데..."라는 혼잣말을 했죠. 그러더니 중년의 택시 아저씨가 제 손을 잡으며 "자네 세대때는 더 부담될꺼야. 애들 학원 보내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얼마나 큰데..."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자녀에 대한 사교육비가 늘어날지, 줄어들지는 확실히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택시 아저씨의 말이 틀린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녀를 위한 교육 열기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현실인데다 입시 경쟁까지 치열함을 더해가는 현실이니까요.

아무리 '공교육 강화'가 몇년째 여론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지만 사교육비가 뚜렷하게 줄어 들었다는 소리는 지금까지 듣도 보지 못했습니다. 분명한건, 사교육비가 옛날보다 더 많아진 것은 물론 자녀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제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다녔을 적에는 저를 비롯해 또래들까지 3개 이상 학원 등록한 경우가 없었으니까요. 2개 이상의 학원 다닌 친구의 숫자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벌써부터 사교육비 걱정하는 이유? 점점 악화 되는 20대의 사회 입지 때문!

제가 왜 미래를 걱정하느냐? 제가 나중에 가장이 되어 자녀를 키우게 되면 그 애는 사연에서 소개된 8세 외손녀처럼 학원 4개는 물론 여러가지 대회에 나갈 것입니다. 그럴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데, 20대에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튼튼히 마련하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난 자금 압박을 받게 되며 그 여파는 제 아이가 교육 흐름에서 뒤쳐지는 악순환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 결혼 해야 하기 때문에 애는 당연히 키워야겠죠.

그런데 현재 20대가 처한 환경이 좋지 않습니다. 2004년 청년 실업 100만이었던 인구가 3년 뒤에 200만으로 두배로 껑충 뛰어오른데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주저하는 공통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취업 지원서 30개, 50개까지 보냈음에도 단 한 곳도 '입사하라'는 말을 업체에서 듣지 못했던 취업준비생이 있는가 하면 저임금 노동자와 비정규직 문제가 날이 갈수록 악화 되는 현실이죠. 

이제는 하다 못해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모 유명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있는 글들을 보면 요즘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서 괴롭다는 내용의 사연들을 종종 볼 수 있더군요. 물론 최저임금이 1년 주기로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만, 업체들이 인건비에 대한 거품을 빼기 위해 아르바이트 인원을 필요 숫자만 뽑거나 채용하지 않는(직원이 아르바이트 몫까지 해결하죠.)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저희 동네 근처에 있는 모 편의점은 장사가 잘 안되어서, 아르바이트 생에게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돈을 지급하려다 덜미 잡혔죠.

그래도 아직까지는 아르바이트 생에게 돈 많이 주는 업체들이 적지 않게 존재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시장' 형편이 취업 시장처럼 나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88만원 세대와 캥거루족의 등장, 경제 불황이 낳은 존재들

그럼에도 20대가 걱정되는 것은, 작년에 베스트셀러로 히트했던 '88만원 세대(우석훈, 박권일 공저)'라는 책의 내용이 현실과 점점 맞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지금의 20대는 상위 5% 정도만이 한전과 삼성전자 그리고 5급 사무관과 같은 '단단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나머지는 이미 인구의 8백만을 넘어선 비정규직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20대 중에 대부분은 부모에게 경제력을 의존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아니라, 취업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고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철 없는 젊은 사람들을 요즘에는 '캥거루족'이라고 부르더군요. 이들이 나중에 결혼하여 자녀 키우면 그때도 부모에게 의존할 것인지 그게 궁금해집니다.

최근에는 경제 악화로 인하여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갔던' 건설업이 엄청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 모 언론에서 보도된 '사업 망하기 쉬운 직종' 1위가 건설업이었을 정도죠. 제가 5년전 서울 모 전문대 건설학과에 입학했을 당시 신입 사원 연봉이 2000~25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평균 월급 100만원 정도 입니다.(중견 기업 기준) 2500만원은 차장이나 부장급 직원들이 받는 금액으로 가치가 하락 했더군요. 심지어 저의 학교 선배 친구는 한 중견 기업 본사에서 일한지 3년 되었음에도 1년 동안 급여를 못받았다고 합니다.

20대, 돈 많이 벌어도 취업 걱정 때문에 불안하다

저 같은 경우에는 대학생을 비롯 스리잡을 하느라 여기 저기서 돈을 많이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적금 2개 가입에 보험료와 핸드폰 요금비, 그리고 대학교 등록금까지 제가 혼자서 해결하고 있으며 부모님에게 소정의 용돈까지 드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 마음이 불안한건 어쩔 수 없더군요. 워낙 학력이 좋지 않다 보니 사회에서 오랫동안 당당하게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약한 것은 물론, 작은 직장이라도 취직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까지 듭니다. 요즘에는 고학력 출신들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아서 20대 어느 누구도 앞날이 불안한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인터넷 쇼핑몰 창업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경제 악화가 대두되면서 이쪽 시장도 급격하게 안좋아졌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지난 여름에 창업을 시도했으나 '1년 동안 회사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자본금 부족으로 아직까지 사이트를 열지 못했습니다.

물론 쇼핑몰 시장의 매출액이 매년 오르고 있지만 유명 쇼핑몰들의 매출만 늘어났을 뿐, 후발 주자들은 매출액 부족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창업한지 6개월 만에 폐업한 쇼핑몰만 하더라도 90%가 되었을 정도로 인터넷 쇼핑몰로 망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입니다. 한때 우후죽순 처럼 생겼던 쇼핑몰 시장이 이제 실력자만 남았는데, 인터넷 쇼핑몰로 부자가 되고 싶어하던 20대들에겐 절망 같은 얘기죠.

'가난함' 자녀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

저는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집에 돈이 없어서 학원마저 다니지 못하고 문제집 한권 구입하는 것 조차 가족들 눈치까지 봤습니다. 물론 과외는 한 번도 받지 못했고요. 잘 나가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1학년때까지 반에서 5등이었던 제 성적이 결국 전문대로 추락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기 위해 새벽 늦도록 매달려도 '남들보다 돈이 부족하다'는 열등감에 시달리다 성적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죠.

하지만 제 자녀들에겐 이 같은 괴로움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습니다. 앞서 라디오 사연에 언급된 것 처럼, 자녀들이 공부하는데 있어 부족함 없는 지원을 할 수 있도록 20대인 제 나이대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한편으로는 어려운 현실에 절망해도 다른 한편으로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오기와 희망을 품게 하는 요즘입니다. '하늘이 무너저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 처럼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분명히 나중에 좋은 일이 벌어지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자녀들 사교육비 걱정 절대 안하겠죠.


20대 여러분들, 우리가 주어진 현실 앞에 벌써부터 포기하면, 남은 인생 아깝지 않습니까? 우리의 상징은 '젊음' 이며 그 열정은 하나의 불씨라도 절대 꺼지지 않습니다. '되고송'이 유행한 것 처럼 생각대로 하면 됩니다. 우리들의 내일이 밝을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시고 앞으로를 위해 돈 많이 벌어서 부자 되시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