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4월 1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북한과 코리안 더비를 갖게 됩니다.

대표팀은 지난해 북한과 4번이나 맞붙었지만 모두 무승부에 그친데다 2골에 그치면서 '북한 징크스'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상암벌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에서는 징크스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월드컵 본선행의 8부 능선을 넘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북한전은 남아공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자 한국 축구의 위상 강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대표팀 그리고 메스컴에서는 북한의 경계대상으로 '인간 불도저' 정대세를 꼽았습니다. 웨인 루니를 연상케 할 만큼 탄력 넘치는 피지컬과 몸싸움을 자랑하는데다 빠른 발을 무기로 공간 침투에 능한 것, 튼튼한 체격 조건(181cm/80kg)을 앞세워 포스트 플레이에 강한 모습을 발휘했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들이 여간해선 막아내기 힘든 선수로 주목 받았습니다. 지난해 2월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전과 일본전에서 골을 넣으며 국내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대세가 지난해 3월, 6월, 9월 한국과의 A매치에서 부진했던 것은 곱씹어볼 대목입니다. 세 경기 모두 우리 수비수들의 협력 수비에 발이 묶이면서 고개를 떨구고 말았던 것이죠. 지난 18일 포항과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황재원과 김형일의 압박에 밀리면서 후반 중반에 교체된 적도 있었습니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좋은 선수라고 할 수 있지만 특별히 실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닌 것 같다. 정대세 같은 선수는 K리그에도 많다"고 냉혹한 평가를 내린 것은 그만큼 정대세의 기량이 국내 언론에 의해 '과대 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 정대세는 대표팀 수비수들에게 완전히 읽힌 상황입니다. 그동안 '선 수비 후 역습' 공격을 펼치던 북한이 정대세를 원톱으로 놓는 경기를 즐겼기 때문에 우리 수비수들이 정대세를 마크하기가 수월했기 때문이죠. 더욱이 문전으로 돌파하는 움직임 패턴 또한 주로 오른쪽에 쏠렸습니다. 한 명의 센터백이 정대세를 따라 붙는데 주력하고 또 다른 센터백이 커버 플레이를 펼치면서 정대세의 공격력은 힘을 잃게 됩니다. 허정무호가 최근 세 번의 북한전에서 홍영조의 페널티킥골을 제외하고 단 한번의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은 정대세 봉쇄 작전이 성공했음을 의미합니다.

현재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센터백 4명은 정대세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강민수는 정대세의 공간 침투를 막기 위해 커버 플레이 역할을 맡아 제 몫을 다했고 이정수와 황재원, 김형일은 그동안 A매치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정대세와의 정면 대결에서 우세를 점했던 선수들입니다. 이러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번 북한전에서는 정대세가 북한 전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보기에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공격력이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점입니다. 원톱 정대세를 중심으로 하는 공격력에서 벗어나 '홍영조-정대세-문인국'으로 짜인 스리톱을 구사하여 홍영조와 문인국의 빠른 측면 침투를 활용한 공격력으로 변신했고 최근 한국을 제치고 월드컵 최종예선 B조 1위에 오르면서 스리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홍영조와 문인국이라는 저돌적이고 패기 넘치는 측면 옵션들이 있습니다. 허정무호가 경계해야 할 주된 대상이 바로 이들입니다.

특히 홍영조는 지난해 한국과의 4경기에서 정대세를 보조하는 처진 공격수로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입니다. 국내에서는 정대세가 북한 대표팀의 중심으로 꼽았지만 실제로는 '캡틴' 홍영조가 북한 대표팀의 에이스 입니다. 북한의 강점인 빠른 역습을 주도하는 것도 홍영조의 빠른 발과 민첩한 움직임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정대세에게 많은 패스를 연결하며 팀 공격의 젖줄 역할을 했던 것도 홍영조였습니다. 여기에 감각적인 개인기와 날카로운 킥력을 뽐내며 한국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습니다. 과장섞인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북한 공격=홍영조'라는 공식이 거의 통할 정도로 그의 비중이 그만큼 북한 대표팀에서 높게 차지합니다.

지난해 9월 10일 북한전에 출전했던 센터백 김진규는 "정대세보다 홍영조가 더 위협적이다"며 홍영조의 저력을 치켜 세웠습니다. 한국이 이 경기에서 페널티킥 실점을 헌납했던 것도 홍영조가 김남일을 상대로 반칙을 얻어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비수들과 중앙 미드필더들이 반드시 그를 경계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처진 공격수에서 윙 포워드로 전환했기 때문에 이영표-오범석 같은 풀백들의 수비적인 역할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이 이번 북한전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려면 '홍영조 공략' 없이는 좋은 결과를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홍영조도 홍영조지만, 최근에는 문인국이 북한 공격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홍영조와 더불어 송곳 같은 역습을 앞세워 상대 수비수들의 기를 빼놓는 윙 포워드로서 저돌적인 돌파를 즐기는 성향입니다. 여기에 30세의 선수라는 점에서 경기를 읽는 시야와 노련함이 정대세-홍영조보다 한 수 위에 있기 때문에 우리 수비수들이 문인국에 대한 봉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문인국은 최근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크게 떨치고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사우디 아라비아전과 지난 28일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골을 넣으며 각각 1-0, 2-0 승리 및 팀의 조1위를 이끌었습니다. 두 번의 골 장면 모두 공간을 침투하는 과정에서 넣은 골이어서 '정대세를 막으면 북한 공격을 철저히 봉쇄할 수 있다'는 국내 여론의 편견을 깨기에 충분합니다. 최근 문인국의 득점포가 오름세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수비수들이 정대세의 마크를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북한 공격은 '홍영조-정대세-문인국'의 스리톱을 앞세워 유기적인 공격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이영표-강민수-황재원(이정수)-오범석'으로 짜인 포백의 '하나' 된 호흡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북한의 다채로워진 공격력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중앙 미드필더입니다. 조원희가 지난 28일 이라크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했는데 북한전 결장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경기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최상의 몸 상태에서 북한 선수들을 상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조원희처럼 중원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중앙 미드필더 옵션이 허정무호에 없다는 점인데 그 문제가 실전에서 드러날 경우 북한 미드필더진에서 '홍영조-정대세-문인국'으로 이어지는 공격 루트를 철저히 봉쇄할 수 없습니다. 기성용의 수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흔들리는 경기력으로 고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만큼 포백 수비수들의 활약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원희의 부상으로 수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었기 때문에 수비수들이 얼마만큼 제 몫을 다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승패 여부가 가려질 것입니다. 특히 홍영조와 문인국은 북한전 승리를 위해 철저히 막아야 하는 선수들인 만큼, 이번 코리안 더비의 승부처는 두 명의 북한 윙 포워드와 우리 수비수들의 맞대결이 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9시 중국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서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를 갖는다. 주장 김남일(31, 빗셀 고베)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의 연령대가 10~20대에 속해 젊은 선수 특유의 ´힘이 넘치는 패기´로 북한을 꺾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큰 딜레마에 빠졌다.

허정무 감독을 고심하게 하는 것은 북한의 에이스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와 홍영조(FK 로스토프)를 상대할 수비진이다. 5-4-1 포메이션을 쓰는 북한은 정대세를 원톱으로 올려놓고 홍영조가 그 뒷쪽을 보조하는 역습 공격으로 골을 터뜨리는 스타일. 한국은 올해 북한과의 A매치 3경기서 두 킬러에게 농락당하며 북한 역습에 끌려다니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월 20일 북한전서 정대세에게 골을 내줬다면 3월 26일과 6월 22일 북한전서는 홍영조를 봉쇄하는데 실패한 것.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두 선수를 철저하게 따라붙어 방어할 선수가 허정무호에 없다. 지난 3월과 6월 북한전서 정대세를 꽁꽁 묶었던 이정수(수원)는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 명단에 빠졌으며 홍영조를 제압했던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정대세+홍영조´ 킬러가 상하이에서 결전을 맞이하는 허정무호에 없는 것.

정대세는 ´인민 루니´라는 별명처럼 유럽 타겟맨과 비슷한 파워와 돌파력을 앞세워 상대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불도져 공격수. 허정무 감독은 K리그 정상급 수비수 중에서 가장 발 빠른 이정수를 정대세의 전담마크맨으로 활용하여 전술적인 재미를 보는데 성공했다. 이정수를 투입했던 두 경기에서 무실점을 거뒀으니 ´이정수 효과´가 제법 컸다.

이번 북한전에서 정대세와 상대할 수비수는 김진규(서울)와 강민수(전북). 두 선수는 포백 중앙에서 찰떡궁합 같은 호흡을 과시하고 있으나 서로 발이 느린 약점을 안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이탈리아전서 토마소 로치(라치오)와 주세페 로시(비야 레알)의 빠른 문전 침투를 막지 못해 0-3 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 웬만한 유럽 공격수를 뺨치는 정대세를 상대로 두 선수가 이정수처럼 끈끈한 대인마크로 공격을 봉쇄할지는 미지수.

문제는 북한 대표팀에서 등번호 10번을 달고 뛰는 홍영조다. 한국 선수들 어느 누구도 경기 내내 위협적인 공격력을 내뿜는 홍영조를 제압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2월 한국전서 결장했으나 월드컵 3차예선이었던 3월 한국전서 ´한국의 가투소´로 유명한 조원희(수원)의 방어를 손쉽게 간파했고 6월 한국전에서는 최효진(포항)과 오장은(울산)의 협력 수비를 여러 차례 뚫으며 허정무호를 긴장시켰던 요주의 인물이다.

홍영조는 북한 공격의 젖줄이자 시발점. 북한의 빠른 역습 공격을 주도하며 원톱 정대세에게 골과 밀접한 패스를 연결하는 스타일이며 프리킥까지 일품이다. 이미 두 차례나 홍영조에게 농락당한 허정무호는 19세 신예 기성용(서울)과 러시안리거 오범석(사마라)의 협력 수비로 그의 왼쪽 공격 침투를 봉쇄할 계획이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

정대세와 홍영조를 상대하는 허정무호 포백 역시 불안 요소 중에 하나. 지난 5일 요르단과의 평가전서는 오범석이 김진규에게 전반 5분과 24분에 걸쳐 횡패스를 연결한 것이 상대팀 공격수쪽으로 향하면서 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요르단의 슈팅을 막았지만 상대팀 공격수가 정대세 또는 홍영조였다면 골을 내줬을 가능성이 컸다. 허정무 감독이 선수들에게 '횡패스 금지'를 지시했던 것 처럼 한국 수비수들은 북한을 상대로 횡패스를 남발하지 않아야 한다.

안정된 수비력을 발휘하려면 상대의 공격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정석. 정대세와 홍영조를 철저하게 봉쇄해야 하는 한국 수비진이 북한을 침묵에 빠뜨릴지 그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