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온두라스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르는 조광래호의 과제 중 하나는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 공백을 메우는 것입니다. 박지성이 빠진 왼쪽 윙어 자리를 책임질 적임자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죠. 지난 2월 10일 터키전에서는 구자철이 4-2-3-1의 왼쪽 윙어를 맡았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전반 20분을 경과하면서 박주영과 스위칭을 했습니다. 하지만 구자철-박주영은 측면이 아닌 중앙 옵션이기 때문에 '대표팀에 새로운 측면 자원이 발굴되어야 한다'는 화두가 던져졌습니다.

온두라스전에서는 어느 선수가 왼쪽 윙어로 출전할지 주목됩니다. '박지성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보경이 맡을 수 있고, 포항에서 두각을 떨치는 조찬호가 기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선수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때 '허정무호 황태자'로 불렸으나 지난 1~2년 사이에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던 이근호(26, 감바 오사카)가 조광래호에서 자리잡을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이근호는 엄연히 공격수지만, 조광래호가 온두라스전에서 4-2-3-1로 나설 경우에는 왼쪽 윙어로 염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근호에게 어울리는 곳은 왼쪽 측면이다

이근호는 지난 2008년 10월 우즈베키스탄전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 28일 이라크전까지 A매치 8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 부동의 골잡이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그 해 4월 1일 북한전 부터 지난해 5월 30일 벨라루스전까지 A매치 14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지면서 대표팀에서의 입지를 잃었고 끝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에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8월 11일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조광래호에 합류했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개월 동안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죠.

공교롭게도 이근호가 대표팀에서 슬럼프에 빠졌던 시점은 유럽 진출이 실패로 끝났던 때 였습니다. 2008년까지 장남석-에닝요와 함께 대구의 공격 축구를 주도하며 K리그 국내 공격수 중에서 월등한 활약을 펼쳤지만, 2009년 초 유럽 진출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K리그 선수 등록 시한을 놓쳤습니다. 그 이후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 진출했던 초반에 경이적인 골 생산을 일으켰지만, 그 해 여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진출이 실패로 끝난 이후부터 내리막길 이었습니다. 지난해 6월 말 감바 오사카로 이적하여 재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유럽 진출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지금보다 더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죠.

이근호가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원인은 좁은 공간에서의 드리블 돌파 및 개인기가 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전 쇄도를 통해서 골을 노리는 타입이지만 항상 상대 수비와 경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수비력이 강한 팀일수록 상대 공격수에게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측면보다는 '선수들이 주로 몰려있는' 중앙에서 압박의 세기가 두꺼워집니다. 그런데 이근호는 2009년 봄을 기점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데 점점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그때는 유럽 진출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실전 감각 저하를 놓고 여론에서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이와타 진출 초반에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근호 부진은 감각 저하에서 비롯되었죠.

그런 상황에서 A매치 14경기 연속 무득점은 어쩔 수 없는 결과입니다. 그 중에는 아시아 이외의 팀들이 즐비했습니다. 한때 A매치 8경기에서 7골을 넣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A매치는 엄연한 국제 대항전 이었습니다. 상대 수비를 제치지 못하거나, 좁은 공간에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끝내 득점력에 영향을 끼치게 됐죠. 허정무호 간판 골잡이로 이름을 떨쳤던 경쟁력도 더 이상 무용지물 이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이근호는 공격수입니다. 2000년대 후반 올림픽 대표팀과 국가 대표팀에서 꾸준히 골을 터뜨렸던 포스가 있기 때문이죠.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는 정성훈과 함께 투톱 파트너를 맡으면서 10년 전 리버풀의 쌍포였던 오언-헤스키를 보는 듯한 '빅 앤 스몰'의 위용을 과시했고, 자신의 동갑내기인 박주영과 투톱을 형성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구에서는 3-4-1-2의 투톱 공격수를 맡았고, 허정무호에서도 최전방을 담당했기 때문에 엄연히 공격수 자원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근호는 지난 2007년 베어벡 전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에서 4-4-2의 왼쪽 윙어로 뛰었습니다. 빠른 발을 주무기로 상대 배후 공간을 파고드는 기동력을 과시하며 축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렸죠. 2008년 5~6월 허정무호에서는 4-3-3의 왼쪽 윙 포워드를 담당하며 측면 옵션으로서의 경쟁력을 쌓았습니다. 그해 10월에는 대표팀이 4-4-2로 전환하면서 투톱 공격수로 올라왔었죠. 그 이전까지는 윙어 자원 이었던 셈입니다. 좁은 공간에서의 개인기 및 움직임이 떨어지는 이근호의 특성을 놓고 보면, 중앙보다는 왼쪽 측면이 더 어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9년 11월 18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후반전에 교체 투입하여 왼쪽 윙어로서 무난한 기동력을 내뿜었던 전례도 있었죠.

이근호가 조광래호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돌파구는 왼쪽 윙어 입니다. 대표팀의 큰 기둥이었던 박지성이 떠났고 그 공백을 메울 적임자가 아직 마땅치 않습니다. 반면 공격진은 과포화 되었습니다. 박주영-지동원-김신욱-박기동이 원톱 경쟁 대상자이며, 경기 상황에 따라서는 김정우까지 최전방에 올라올 수 있습니다.(김정우는 온두라스전에서 구자철 대체를 위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예정) 조광래호가 4-2-3-1을 쓴다는 가정하에서는 이근호가 박주영-지동원-김신욱-박기동과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이근호는 대표팀에서 원톱 경험이 극히 적습니다. 정성훈-박주영 같은 타겟맨과 투톱 공격수로 공존할 때 빛을 발했던 경험이 있었을 뿐입니다.

공격수가 왼쪽 윙어로 뛰는 현상은 결코 어색하지 않습니다. 수아레스는 우루과이-아약스의 최전방 공격수로 맹위를 떨쳤지만, 지금의 리버풀에서는 왼쪽 윙어와 투톱 공격수를 서로 번갈아가며 인상깊은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앙리-루니-테베스-비야의 경우에도 왼쪽 측면에서 두각을 떨쳤던 경험이 있죠. 이근호 같은 개인기 및 돌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들에게는 상대 압박에 의해 공간이 촘촘한 중앙보다는, 공간이 열리기 쉬운 측면에서의 활약이 더 위협적입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근호를 측면에 배치할지는 알 수 없지만 실험할 수 있는 자원임에는 분명합니다. 이근호 본인도 대표팀에서 절치부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지금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왼쪽 윙어를 보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첼시의 10번 미드필더인 조 콜, 발렌시아 공격의 젖줄인 다비드 실바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죠. 맨유가 그동안 이적시장에서 측면 미드필더 영입이 잦았음을 상기하면, 올해 여름에도 윙어를 보강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조 콜과 실바에 영입 관심을 가진다고 해서 영입 확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맨유는 지금도 수많은 스타 및 유망주 영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 중에 일부는 언론에 영입설을 흘리는 편입니다. 또한 구단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언론에서 영입설을 보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 콜과 실바는 그동안 맨유 이적설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며 언젠가 팀을 떠날 수 있습니다. 두 선수의 현재 행보를 놓고 보면, 적어도 한 선수는 올해 여름 붉은색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박지성의 새로운 경쟁자가 올드 트래포드에 나타나는 순간이죠.

맨유, 박지성 경쟁자 영입하려는 이유

우선, 맨유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지션은 골키퍼, 윙어, 공격수 입니다. 골키퍼는 판 데르 사르의 대체자를 찾아야 하며 쿠쉬착-포스터의 이탈 공백 대비 차원에서 누군가를 영입해야 합니다. 공격수쪽은 자원이 많지만 루니와 더불어 다득점을 엮어낼 수 있는 골잡이가 취약합니다. 수비수쪽에서는 풀럼의 센터백인 스몰링 영입을 지난 1월에 확정지었고(올해 여름부터 투입) 오셰이가 부상에서 복귀합니다. 중앙 미드필더 진영에서는 하그리브스-안데르손의 부상 복귀를 기대하는 눈치 입니다.(맨유가 골잡이를 영입할 경우 기존 공격수가 정리 될 것이며, 현재로서는 웰백 또는 마케다가 유력합니다.)

그리고 윙어쪽을 돌아보면 긱스의 대체자 혹은 왼쪽 윙어 자원을 찾아야 합니다. 스콜스의 대체자는 이미 플래처로 가닥이 잡혔지만, 문제는 긱스와 비슷한 타입의 왼발 능력을 자랑하거나 왼쪽 측면에서 꾸준한 맹활약을 펼칠 측면 자원의 빈약함이 다음 시즌부터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올해 37세의 긱스가 올 시즌 초반의 강렬했던 포스를 다음 시즌에 재현할거라 계산하기에는 무리함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박지성이 왼쪽 윙어로서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세 번의 무릎 수술 여파 및 부상 재발 우려 때문에 많은 경기에 소화할 수 없는 한계가 있으며 무리하게 경기를 뛰지 않습니다. 더욱이 박지성은 최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하면서 상대 수비를 파괴하는 역량을 뽐내며 중앙에서의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 나이로 30세인데다(만 29세) 윙어라는 포지션이 체력 소모가 많음을 상기하면, 앞으로 중앙쪽에서 적지 않은 출전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박지성의 중앙 이동이 보직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중앙으로 끌어들인 이유는 중앙과 측면을 두루 소화하는 그의 멀티 능력을 최대화 시키기 위함입니다. 박지성은 앞으로 왼쪽 윙어로 적지 않은 출전 기회를 잡겠지만 중앙까지 맡아야 하는 현실을 놓고 볼 때 한 쪽 포지션을 도맡지 않을 것입니다. 맨유는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 일환으로 선수층을 두껍게 형성하는 팀이기 때문에, 왼쪽에서 전문적으로 뛸 수 있는 선수의 필요성이 있습니다.
 
박지성의 경쟁자인(또는 공존 관계 중인) 나니의 현재 행보를 놓고 보면 긱스 대체자가 아닌 '호날두 대체자'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나니는 왼쪽보다는 오른쪽 측면에서의 페너트레이션을 즐기는 성향이며 특히 오른쪽에서는 좌우 양발을 두루 활용하는 화려한 개인기와 순간적인 드리블 돌파,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로 팀 공격의 임펙트를 끌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나니는 최근 왼쪽 윙어로 출전중이지만 오른쪽에 있을때에 비해 공격력이 폭발적이지 못합니다. 오른쪽에 발렌시아가 있기 때문에 왼쪽을 담당하는 현실이지만, 왼쪽에서의 나니는 왼발을 쓰는 타이밍이 느려 상대 수비에 읽히는 단점이 있습니다. 나니의 최적 포지션은 오른쪽 윙어였던 셈입니다.

지난해 여름 맨유 유니폼을 입은 오베르탕은 박지성-나니의 오름세 여파로 벤치를 지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 시즌 중반까지 긱스의 후계자로 주목을 끌었으나 공격 전개 및 경기 운영이 미흡합니다. 경기 상황에 따른 움직임의 기복이 심하고 패스 타이밍의 강약을 조절하지 못합니다. 빌드업을 엮어내는 속도가 느려 팀의 공격 템포를 늦추는 문제점이 실전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2개월 전 리저브로 강등되었고 맨유의 1군 로테이션 멤버로 두각을 떨치기까지 다듬을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웰백과 안데르손은 왼쪽을 겸할 수 있는 영건들이지만 본 포지션은 각각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이며 왼쪽에서 특출난 공격력을 뽐내지 못했습니다.

맨유에서 왼쪽 윙어로 뛰는 선수들의 특성을 놓고 보면, 올해 여름 왼쪽 윙어를 영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질적인 측면 옵션이 박지성-나니-발렌시아에 불과하며 긱스가 정점에서 내려 올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에 스쿼드 퀄리티 향상 차원에서 왼쪽 옵션을 데려 올 것입니다. 맨유의 영입설로 주목받는 조 콜은 올 시즌 첼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으나 잉글랜드 대표팀 시절 왼쪽 윙어로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고 왼발 구사 능력이 좋습니다. 실바는 왼쪽 윙어가 주 포지션이며 빠른 드리블 돌파와 기습 중거리 슈팅, 그리고 '왼발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왼발 구사 능력이 뛰어납니다.

조 콜은 최근 첼시로 부터 주급 40% 삭감 재계약 제의를 받을 만큼 소속팀에서의 입지가 좋지 못합니다. 부상 이후 원래의 폼을 되찾는데 실패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토트넘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으나 래드납 감독이 현지 언론을 통해 영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올해 여름에 자유계약으로 풀리기 때문에, 구단주의 재정난으로 대형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맨유가 영입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콜이 내림세에 접어든데다 부상이 많다는 점에서, 하그리브스-오언 같은 유리몸들을 보유했던 맨유의 부상 선수 고민이 많아지는 문제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맨유의 조 콜 영입은 재정적인 상황 때문에 현실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바는 소속팀 발렌시아의 재정 악화로 다비드 비야와 더불어 빅 클럽 이적설로 많은 주목을 끌었지만 지금까지 잔류를 선언했습니다. "발렌시아의 우승을 이끌겠다"고 다짐할 만큼 소속팀에 대한 충성심이 깊은데다 에메리 현 발렌시아 감독과의 신뢰가 깊기 때문에 빅 클럽 이적을 주저했던 것이죠. 지난해 여름에는 맨유의 러브콜을 거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바의 예상 이적료는 2000만 파운드(약 340억원)이며 최근에는 첼시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맨유의 영입 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과연 맨유가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왼쪽 윙어를 영입해 박지성 경쟁자로 활용할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