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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4 신영록, ´골 넣는 영록바´로 거듭나라



신영록(21, 수원)에게는 재미있는 별명이 하나 있다. 베이징 올림픽 이전까지 첼시 골잡이 디디에 드록바와 비슷한 머리띠를 했기 때문에 ´영록바´라는 별명이 붙여졌던 것.

또 하나는 신영록의 포스트 플레이가 드록바를 빼닮았다는 점이다. 웬만한 특급 공격수라도 상대팀 선수에게 몸싸움에서 밀려 부진하지만 신영록은 절대 밀리지 않는 법이 없었다. ´한국의 드록바´라는 그의 또 다른 별명처럼 최전방에서의 저돌적인 움직임과 빠른 문전 쇄도, 다른팀 선수를 지치게 만드는 악착같은 몸싸움은 강한 선수와 만나도 절대 밀리지 않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천이었다.

신영록은 182cm의 ´크지않은´ 키를 지녔지만 그동안 여러 경기에서의 경험을 축적하며 자신보다 우월한 선수를 상대로 거침없이 몸싸움에서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신영록과 상대했던 수비수들은 그의 저돌적인 활약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었다. 힘 좋은 장신 수비수들도 그의 다부진 공격력에 속수무책이었던 것.

한국 대표팀의 고질적 문제는 포스트 플레이가 뛰어난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는 점이다. 조재진과 박주영, 고기구는 연이은 A매치 부진으로 대표팀 합류에 실패했고 2000년대 중반 한국 축구를 빛낸 이동국은 아직까지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같은 공격력의 고민을 신영록이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해결사 처럼 등장하면서 허정무호의 뉴페이스로 떠올랐다.

이날 상대팀 수비수를 따돌린 상황에서 시도했던 슈팅 장면은 예술이었다. 전반 23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상대팀의 패스를 가로챈 뒤 돌파에 이은 슈팅을 시도했고 16분 뒤에는 상대팀 수비수들을 차례로 등지고 정확한 타점에 의한 헤딩슛을 날렸다. 비록 두개의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지만 상대팀 선수를 농락한 상황에서 시도했던 슈팅 장면이었기에 '역시 신영록'이라는 칭찬이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영록에게 부족한 것은 '골'. 지난 6월 28일 전남전 이후 거의 4개월 동안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 수원을 포함해 단 2골에 그쳤다는 점이다. 지난 7월 31일 호주 올림픽대표팀과의 친선전과 지난달 27일 전북전서 1골씩 넣었지만 나머지 경기서 골과 인연이 없었다. 이는 지난 3월 29일 경남전을 시작으로 6월 28일 전남전까지 K리그 12경서 6골을 넣었던 활약상과 대조적이다.

언뜻보면 골 부진으로 읽을 수 있지만, 사실 신영록은 올해 처음으로 풀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세일중학교를 중퇴하던 2003년 수원 입단 이후 지난해까지 31경기 출장했으나 대부분 2군에 머물렀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소속팀에 걸출한 공격수들이 많아 출장 기회가 적은데다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 마저 마땅치 않아 풀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감각이 부족해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

신영록은 4월 20일 울산전서 골을 넣은 뒤 5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다 6월 28일 전남전서 골을 넣었고, 이후 4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지다 9월 27일 전북전서 골을 기록했다. 경기 내용상으로는 거의 완벽한 선수임에 분명하나 '스트라이커는 골을 넣어야 한다'는 자신의 주된 임무를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

분명 신영록은 앞으로의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축구 천재들이 끝없는 어려움에 빠졌던 전례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신영록은 국가대표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그는 '한국의 드록바'라는 별명에서 벗어나 황선홍에 이어 오랫동안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불릴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신영록이 국가대표팀에 없어서는 안될 중심 공격수로 거듭나려면 '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06/07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드록바 처럼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 본능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는 것. 올해 수원 2군 선수에서 '1군 주전 선수&국가대표팀 선수'로 거듭난 그에게 또 하나의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신영록의 미래가 긍정적인 것은 '발전형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올해 21세에 불과하나 프로 6년차에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했던 선수로서 빠르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성장동력이 충만하다. '골 넣는 영록바'로 거듭나야 할 신영록의 날갯짓이 어느 시점에서 훨훨 타오를지 주목되는 이유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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