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11시 30분 즈음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일을 하기 위해서 저녁에 미리 취침했더니 주방에서 여동생과 엄마가 수다떠는 바람에 잠에서 깨고 말았던 것입니다. 여동생이 밤 10시에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매일마다 벌어지던 풍경이었습니다. 워낙 두 여자 모두 목소리가 너무 크다보니 취침하는 저를 항상 깨우곤 했죠. 특히 이른 새벽이나 아침 일찍에 일을 하는 경우가 있을때는 수다 소리 때문에 취침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어제는 수다 소리가 정말 심하게 들렸습니다. 저녁 9시 30분에 '오늘도 그 소리 때문에 못자는건 아니겠지?'라는 속마음으로 '잠에 깊게 들기 위해' 책을 읽은 뒤에 취침했더니 이번에도 깨버렸던 것이죠. 여동생과 엄마의 떠드는 목소리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터라 마음속으로 힘들었죠.

그런데 이날 여동생의 목소리는 평소와는 달리 힘이 넘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직장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풀고자 엄마와 함께 대화하며 우울함을 털어내고자 했던 그동안의 시간과 다르게 즐겁게 수다를 떨었던 것이죠. 알고봤더니 어제부로 직장을 그만둬서 엄마와 함께 좋아했던 것입니다. 한달 전부터 엄마에게 직장 그만두겠다며 재차 말했던 것이 결국 현실화 되었던 것이죠. 여동생에게는 논술 학원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강사로 일하는 것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두기를 절실히 원했던 겁니다.

여동생은 전문대에서 졸업하기 직전인 작년 2학기에 논술학원에 취직했습니다. 전문대 시절 장학생 출신이라는 것과 관련 자격증 소지자라는 장점이 플러스가 되어 취업에 성공했는데 생애 처음 취업 원서를 지원해서 단번에 합격한 것이죠. 하지만 21세의 여자가 취업전선에서 살아남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입사하자마자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억눌림을 느끼더니 상사가 평소에 까다롭게 굴었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직원들이 그만두는 경우가 빈번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21세의 여자가 견디기에는' 많이 힘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힘든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더군요. 학교에서 의자에 편하게 앉으며 교육을 받는 입장에 있다가 어느 순간에 학원에서 오랜시간 동안 무거운 구두를 신으며 항상 서 있는 자세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신분으로 바뀌다보니 적응하는데 상당히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르치는 것은 둘째치고 짖궃은 아이들과 상대하다보니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어떤 날에는 한 남자 아이가 모 여자 가수의 히트곡이기도 했던 '유고걸(You go girl)'을 외치며 자신을 부르는 등 무례하게 굴었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불경기라 임금까지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할 수 밖에 없었죠.(임금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직장은 집에서 상당히 멀은 곳에 위치했던 터라 출퇴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동생 입장에서는 정말 어려운 도전이었던 것이죠.

엄마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여동생이 직장에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기 때문에 집안 빚을 갚는데 톡톡한 효과를 봤지만 이제는 그런게 없기 때문에 마음속 기분이 편안하지 않을 것입니다. 워낙 여동생이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장 그만두는 것을 허락했지요. 그래서 어제 여동생과 수다를 떨면서 겉으로 반기면서 위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 여동생의 계획은 며칠 쉬면서 충전하다가 다시 일자리를 알아 보는 것입니다.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면 학교 다니면서 1년 넘게 일한적이 있었던 편의점 알바를 다시 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자신이 평소에 즐기던 소설을 쓰면서 '등단'에 대한 꿈을 키울꺼라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꿈과 목표 그리고 희망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여동생이 선택한 길이 현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직장 그만둔 여동생이 안쓰럽더군요. 요즘 같은 경제난과 취업난 속에서 다시 자리를 구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직장을 그만둘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직장을 계속 다녔다면 앞날에 사회에서 확고한 위치에 오르며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들어서였죠. 제가 여러번 설득해봤자 "오빠. 그 소리 그만해"라고 단번에 끊는 등 그만두겠다는 의지가 확고했지요. 물론 자신의 진로는 어디까지나 여동생의 몫일 뿐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쩔수 없이 존중해야겠지만 그 직장이 자신에게 자신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것입니다.

그보다 더 안타까워 보였던 것은(저의 입장에서) 동생의 목표가 '등단'이라는 것입니다. 등단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제가 알기로는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현실 속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더군요. 워낙 글 쓰는 것을 즐기고 흥미롭게 여기는 성향이라서 등단을 꿈꾸고 있겠지만 등단을 하더라도 성공적인 위치에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직장이라는 안정적인 위치에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평소에 본인이 바라던 꿈이 있다보니 그것을 꺾기가 쉽지 않더군요. 제가 모험보다 안정을 중시하는 성향이다 보니 마음 속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죠.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여동생이 앞으로 하는 일들이 그저 잘 되길, 그토록 바라던 등단이 꼭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죠. 어제 여동생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직장에서 수고했다'는 한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충분히 쉬면서 그동안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확실하게 풀고 다시 일어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달 전 이었습니다. 저의 여동생이 늦은 시간에 퇴근해서 밤 12시에 이르러 집에 도착하더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엄마를 안으며 펑펑 울더니 "엄마. 나 직장 그만둘꺼에요" 이러는 것입니다. 여동생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던 저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로 들렸고 엄마 또한 그랬을 것입니다. 엄마는 여동생 달래느라 애를 썼지만 여동생의 뜻을 굽히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여동생은 전문대에서 졸업하기 직전인 작년 11월 무렵에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전문대 시절 장학생 출신이라는 것과 관련 자격증 소지자라는 장점이 플러스가 되어 취업에 성공했는데 생애 처음 취업 원서를 지원해서 단번에 합격한 것이죠. 하지만 21세의 여자가 취업전선에서 살아남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입사하자마자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억눌림을 느끼더니 상사가 평소에 까다롭게 굴었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직원들이 그만두는 경우가 빈번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많이 힘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1월1일이 되던 날에 "엄마와 함께 산에 가고 싶다. 나 자신을 이기고 싶다"고 말했던 것 처럼 본인에게는 직장 생활이 어려운 도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진=제가 작업하는 책상 모습입니다. 오른쪽 부분은 지저분하지만 워낙 컴퓨터 앞에서 끄적거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책상이 어지러운날이 많습니다. 이 사진은 박주영 관련 글을 쓰는 도중에 찍었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에게 직장이 잘 안맞았던 모양입니다. 올해 3월 방송대에 편입하면서 직장에 대한 미련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죠. 일반 직장인들도 바쁜 직장 생활에 시달리며 학교 공부를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방송대에 다닌 것입니다. 저로서는 직장에 충실하기를 바랬지만, 알고봤더니 전문대 시절에 교수가 '대학원 진출을 위해 방송대 편입을 하라'고 권유했던 것이 결정타가 되었더군요. 본인으로서도 공부와 학력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보니 방송대를 다니고 싶었던 것입니다. 일반 4년제에 편입하면 등록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방송대 선택까지는 잘한 것이지만 문제는 직장에 전념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죠.

그래서 얼마전에 직장 상사에게 그만둔다는 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면 한달 정도 쉬다가 알바나 직장을 알아보겠다는군요. 4000원 알바라도 뛰겠다며 다시 일어서겠다는 말을 했었지만 요즘 경제난 속에서 제대로 일어 설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학원에서의 스트레스가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긍정적인 성장통'으로 생각하기를 바라는게 저의 마음이긴 합니다만 어쩌면 이렇게 생각하는 저는 자격이 없는 사람인지 모릅니다. 대학생 겸 프리랜서 글쟁이인 저 또한 사회에서 이렇다할 자리를 잡지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여동생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더 아쉬워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엄마입니다. 그동안 여동생이 직장 다니면서 엄마에게 많은 돈을 주며 살림에 보태달라고 했기 때문이죠. 날이 갈수록 빚에(다른 집에 비하면 얼마되지 않지만) 시달리는 엄마에게는 여동생이 주는 돈이 피와살이 되는 존재와 다름 없었습니다. 밤새도록 재봉틀 일을 하고 있지만 혼자서 빚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아빠는 몇년전 산업재해 여파로 몸이 불편해서 부업에 의지했지만 이제는 경제난으로 일감조차 끊겼고 저는 그동안 대학교 등록금 및 인터넷 쇼핑몰 창업 자금 마련하느라 엄마에게 많은 돈을 주지 못했습니다.(저의 등록금은 제가 혼자서 해결합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 적지 않은 돈을 엄마에게 주었지만 워낙 여동생이 빚 해결을 위해 주었던 액수가 저보다 몇배 더 많았기 때문에, 엄마로서는 저의 '짠물 성향(엄마 입장에서 볼때)'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어느날에는 엄마가 저에게 이런 소리를 하시더군요. "사내 녀석이 집에 있지 말고 밖에서 돈을 벌어야지 왜 하루 종일 글을 쓰냐. 밤새워서 글을 써봤자 돈도 별로 나오지 않는데 차라리 취업을 하지 그러냐. 그러니까 돈을 못벌지"라고 투정을 부리는 것입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유명 영어강사 유수연씨가 얼마전 모 언론을 통해 "20대들은 하나같이 인터넷만 쳐다보고 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인터넷을 접고 당장 현장으로 나가라'는 거에요. 집안의 화초에서 사회의 잡초가 될 각오를 해야 하는 거죠"라고 말했던 것처럼 집에만 계속 있는 것보다 밖에서 적극적인 마인드로 덤비는 것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지름길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작년 연말까지 밖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무언가의 '모순'을 느꼈습니다.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고(나중에 근로조건이 최저 임금보다 낮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바로 그만둠) 투잡~포잡까지 오가는 알바를 하면서 한달에 최대 180만원까지 벌었지만, 제가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꿈과 목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직장에 있다보면 언제 짤릴지 모를 불안함에 시달려야 하는데다 임금이 삭감되거나 돈까지 못받는 안좋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 직장에서 윗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철저히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점(이것은 상사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요.)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좋은 직장에 몸담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제가 남들에 비해 경력과 스펙이 결코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직장에 몸담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틈새를 파고 들었습니다. 제가 몇년 전부터 유명 축구 게시판을 드나들며 글짓기를 취미 생활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그것을 저의 재능으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2004년에는 모 언론사 시민기자로 들어가면서 온갖 축구 기사들을 쓰기 시작했고 군 제대 이후에도 언론사들을 드나들며 지금까지 부지런하고 꾸준히 글을 써왔습니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현장에서 취재하고 노트북을 빠르게 두드리며 글을 써왔지요. 하지만 제가 2007년 연말까지 목표로 삼았던 기자직은 여전히 학력이 중시되는 풍조가 있어서(지금은 모르겠습니다만) 학력이 낮은 제가 오랫동안 롱런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쇼핑몰 창업을 위해 여러가지 알바를 병행하며 돈을 열심히 벌었지만 이것마저도 해답이 나오지 않아서 지금까지 키보드를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모습을 '취업을 원하는' 엄마가 좋게 볼리 없었지요.

그 틈새는 바로 블로그였습니다. 파워블로거로 자리잡으며 성공하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었죠. 최근 언론사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물론 몇년간 어려움이 지속되었지만 최근 경제난에 의해 더 어려워지고 말았죠.) 많은 돈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경제가 더 좋아진다는 보장은 절때 없기 때문에 언론사들의 환경이 계속 어두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얼마전 한 IT업체의 간부님이 어느 모 공개 포럼에서 "기존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한 것 처럼 저도 기존 미디어에 대한 환상은 예전부터 없어지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빌 게이츠가 "2018년에는 신문기자가, 2020년에는 방송인이 소멸한다. 1인 매체와 1인 블로그, 1인 방송국 등을 통해 국민 모두가 기자가 된다"고 말했듯이 1인 매체 혹은 1인 블로그로 확고하게 자리잡는 것이 저의 꿈과 목표였고 그 중심 역할을 제가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블로그를 황금시장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블로그 수익은 다른 유명 블로거분들에 비해 정말 보잘 것 없습니다. '형편없다'는 말이 맞는 표현이겠죠. 아직 우리나라 블로그 시장에 수익이라는 개념이 확고하게 쌓여있지 않다보니 블로그로 월급벌이의 액수를 얻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극히 드뭅니다. 오히려 다른 분야에서 받는 수익이 블로그 수익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하지만 블로그 시장이 점차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가 하루종일 열심히 블로그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이고 반드시 블로그로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비록 프리랜서 글쟁이로서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은 무리가 크겠지만 어느 한 분야라도 제대로 자리잡고 싶었던게 저의 목표였습니다. 그동안 노력한 만큼 언젠가 좋은 결실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제가 가슴 깊이 품고 있기 때문에, 그 노력의 댓가는 반드시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노력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니까요.

그래서 매일마다 밤새도록 컴퓨터에 몰두하는 저의 모습을 엄마가 보기 싫었을 것입니다. 기계처럼 계속 글을 쓰다보니 '힘들어'라는 혼잣말과 함께 한숨을 내쉬는 저의 좋지 않은 버릇 또한 엄마가 좋게 볼리 없지요. 엄마는 밖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아들은 집안에서 열심히 자기일에 매달린다는 것은 뭔가 불공평하게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 변명하고 싶다면 사무실에서 돈을 들여가면서 글을 쓰는 것보다는 집에서 쓰는게 제 용돈을 더 아낄 수 있는 것이겠지만요.

하지만 언젠가는 집안의 대들보 답게 엄마를 편안하게 하고 싶습니다. 이미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길로 변경할 수는 없는 법이며, 제가 지금 몸담고 있는 이 길에서 좋은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집안존재 유무를 떠나서 부단한 노력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엄마를 기쁘게 하는 것과 동시에 빚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겠지요. 제가 스스로 등록금을 혼자 부담하는 만큼, 집에서 등록금에 대한 부담감은 이제 없습니다. 빚 수준도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만큼, 제가 계속 엄마를 도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성공할 수 있는 것만 남았네요. 여동생 문제는 여동생이 해결해야 할 몫일 뿐이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정말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고 앞으로도 성공이라는 존재에 더 굶주리고 배고파 할 것이기 때문에 저의 분야에서 확실하게 입지를 굳히고 싶습니다.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도록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사진=제가 초등학교때 읽었던 위인전들 입니다. 현재 제 방에 보관하고 있는 책들인데, 요즘 제 여동생이 위인전을 비롯 어린이 동화책까지 즐겨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취업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이기 때문이죠. (C) 효리사랑]

요즘 저의 여동생이 학원 일을 마치고 저녁 늦게 집에 도착할때 꼭 하는 일이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때 읽었던 위인전과 어린이 동화책 여러권을 읽는 것이죠. 올해 만 21세의 여동생이 초등학생들의 책을 읽는 것이 의아했습니다만 알고봤더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더군요. 그것 뿐만이 아니라 평소 읽었던 문학관련 서적까지 읽고있어서 독서량이 남들보다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학 전공자인 제 여동생은 2개월째 국어관련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모 전문대에서 성적 우수자로 장학금 받았고 전공 관련 자격증 취득 및 교육 이수에 이르기까지 누구보다 알차게 학교 생활을 하면서 2008년 2학기 도중에 취업 성공한 것이죠. 그것도 만으로 20세에 있던 일입니다. 평소 "나는 문학이 너무 즐겁다"고 말할 만큼 자기가 매달리는 분야에서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죠.

그런 제 여동생이 취업하면서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주6일 근무는 물론이며 학원강사 특성상 월차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기에다 학원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있지요. 일반인들도 견디기 힘든 환경인데(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갓 성인이 된 여성이 적응하기에는 상당히 벅찹니다. 거기에다 회사 막내다보니 하는일들이 많을 수 밖에 없죠. 다행히 매사에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회사일은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여동생이 취업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배우는 입장에 있다가 어느 순간에 가르치는 입장으로 바뀌었고 아이들까지 대해야 하니 그런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요즘 아이들이 워낙 직설적이고 당돌해서 자기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을 겪었습니다. 최근 10년간 남자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하신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워낙 남학교가 엄한 분위기여서 갓 들어온 여선생이 만만하게 비춰질 수 밖에 없죠. 아마 제 짐작으로는 동생이 그런것과 비슷한 분위기에 직면했던 것 같습니다. 취업한지 며칠 동안, 잠자기 전에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적응이 된' 지금은 즐겁게 보내고 있더군요.

여동생이 위인전을 읽는 경우가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여동생에게 이것저것 질문하다보니까 어느 모 위인에 대해 자기도 모르는 것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여동생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조건 '모른다'는 답변은 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넘어갈 수 있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자기 자신속의 마음이 편치 않았는지 집에서 위인전과 동화책들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 TV만화를 너무 많이 보면서 책을 읽지 않다보니, 이제 자기가 어린 아이들을 대하고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입장에 오니까 그것에 한계를 느꼈던 모양입니다. 아무리 대학교때 문학의 매력에 푹 빠져서 관련 서적들을 많이 읽었지만, 역시 독서의 힘은 오랜 시간끝에 다져지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면 학원 강사로서 튼튼한 입지에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스스로 헤쳐 나가는 여동생의 모습은 오빠인 저의 입장에서 봤을때 대견스럽기만 하네요. 요즘 경제불황으로 인한 취업난으로 구직자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고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만, 취업전선에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동생을 마음속으로 계속 지지해주고 싶습니다.

이러한 여동생을 보면서, 제 머릿속에는 누군가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2007년 8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모 중학교 식당에서 일했는데 2008년 3월에 인턴으로 들어온 어느 모 여성 영양사가 저의 뇌리에 스치더군요. 그 인턴도 학교 시절 장학생이었다고 하는데 취업에 성공한 이후부터 자기 현실에 너무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처음 들어올 때부터 위에서 하라는 것 제대로 하지도 않고, 요령 피우고, 땡깡 피우고 그 외 등등 '인턴 맞아?'라는 상식밖의 행동을 일관했고 심지어 조리중에는 조리실장에게 다가가 가위 바위 보 놀이까지 하자고 졸라댈 정도로 말이죠. 전쟁중인데 말뚝박기 하고 놀자는 것과 같은 꼴입니다.

결국 그 인턴은 3개월만에 그만뒀습니다. 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불만을 하소연할 만큼 그 인턴이 식당에 오래 있지 못할 거라 예상했기에 그만뒀다는 소식에 놀라지도 않았습니다. 워낙 미친듯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게 저의 직성이라, 그런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았죠. 조리실장이든 영양사든, 조리원이든 누구든 서로 힘든 일을 똘똘 뭉쳐서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열외'타기 위해 애쓰는 것은 꼴볼견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거든요.

제가 그 식당에서 일하고 있을 당시에는, 그 인턴을 보면서 '당시 대학생이던' 제 여동생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혹시나 여동생도 취업 성공해서 저러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 말입니다. 워낙 사회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애로사항을 겪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들었죠. 이런 글을 쓰는 저 자신도 20대 초반에 군대에서 적응에 힘들었던 나날을 보냈기 때문에(군대에서 이것 저것 다 경험하니까 사회 적응도 빨리할 수 있었습니다.) 염려스러웠던 것이죠.

아직 2개월에 불과하지만, 제 동생은 자신을 둘러싼 어려움을 이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런 결과가 '적응 성공'이란 위치에 거의 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워낙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매사에 열심히 노력했던 습관이 천성이 되어 취업 전선에서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뼈대를 형성했습니다. 이제 더 많은 경험들을 쌓아서 훌륭한 학원 강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 인생이란게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수직 상승할 수 있는 사람은 단연컨데 거의 없습니다. 제 아무리 '낙하산'이라고 할지라도 업무 적응 못하면 그걸로 끝이죠. 적응도 그렇지만, 모든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게 요즘 세상입니다.
 
고인물은 썩게 되어 있으며 물은 계속 흘러야만 합니다. 자신이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직접 몸으로 마음으로 부딪혀가면서 적응하고 그에 대한 노하우를 새롭게 채워야 합니다. 그래야 언제 어디에서 무슨일이 터질지 모를 사회에서 뒷전으로 밀릴 염려가 거의 없게 되니까요. 제 여동생을 보면서 인생의 고귀한 진리를 배울 수 있었네요.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