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만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1.22 즐라탄-드록바 뺨치는 엘만더의 환골탈태 (32)
  2. 2010.10.16 '볼턴 에이스' 이청용, 골이 필요한 이유 (28)

 

'블루 드래곤' 이청용의 소속팀 볼턴은 지난 21일 뉴캐슬전 5-1 대승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4위로 올라섰습니다. 다음 날 맨체스터 시티가 풀럼을 4-1로 제압하는 바람에 다시 5위로 내려갔지만, 그 순위에 속했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2008/09시즌, 2009/10시즌 강등 위기에 처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면 눈부신 선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볼턴의 오름세는 프리미어리그 평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볼턴의 5위 진입은 오언 코일 감독이 추구하는 패스 축구가 성공했음을 증명합니다. 롱볼 축구에 익숙했던 선수들이 짧은 패스에 눈을 뜨면서 다채로운 공격 기회를 마련했고 이청용의 날카로운 볼 배급까지 더해졌습니다. 그래서 요한 엘만더, 케빈 데이비스 같은 공격수들이 활발한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를 앞세워 많은 골 장면을 연출하며 볼턴 패스 축구의 화룡정점을 찍었습니다. 특히 스웨덴 출신 엘만더(29)의 맹활약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 입니다. 그동안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했고, 실수가 잦았던 공격수였지만 최근에 이르러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엘라탄, 엘록바...'우리 엘만더가 달라졌어요'

엘만더는 지난 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8골을 기록했습니다. 2008/09시즌 30경기 5골, 2009/10시즌 25경기 3골을 넣었지만 전 소속팀 툴루즈(프랑스리그) 시절보다 폼이 떨어졌습니다. 다부진 체격(188cm, 85kg)을 자랑하면서도 공격 과정에서 지나치게 상대 수비와 몸으로 승부하다보니 골 생산에 힘을 쏟는 에너지가 떨어졌습니다. 롱볼이 날라오는 지점을 찾지 못하거나, 박스 안에서 골 냄새를 맡지 못하는 위치선정 문제가 있었고 골 결정력도 좋지 않았습니다. 몸싸움 만큼은 잘했지만 공격수로서 보여줘야 할 파괴력이 미흡했습니다. 볼턴 롱볼 축구의 문제점을 상징하는 대목 이었습니다.

하지만 엘만더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4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득점 2위를 기록중입니다. 지난 뉴캐슬전에서는 2골을 작렬하며 캐롤(뉴캐슬)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죠.(다음 날, 맨시티 테베스가 풀럼전 2골에 힘입어 리그 9골로 득점 1위를 되찾았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기록했던 8골을 올 시즌에 모두 다 몰아넣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시즌의 3분의 1이 끝난 시점에서 말입니다. 아직까지 슈팅 과정에서 실수를 연출하지만 지난 시즌보다 골 결정력이 좋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환상적인 골 장면들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울버햄턴전에서는 후반 17분 박스 정면에서 홀든의 횡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수 두 명과 맞닥드린 후, 뒤로 돌아선 상황에서 오른발-왼발-오른발 안쪽으로 볼을 터치하는 개인기로 한 바퀴를 돌며 수비수를 따돌리고 오른발 터닝슛을 날렸던 것이 골로 이어졌습니다. 일주일 뒤 뉴캐슬전에서는 후반 5분 상대 수비 오프사이드를 뚫고 이청용-데이비스의 대각선 패스를 골문 가까이에서 터치하여 골을 기록했습니다. 후반 27분에는 뉴캐슬 왼쪽 진영에서 콜로치니의 마크를 뿌리치고 문전으로 돌진하여 골키퍼와의 1대1 경합끝에 멀티골을 완성했습니다.

지난 시즌 같으면 이러한 골 장면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볼턴에서는 피지컬, 몸싸움 같은 빅맨으로서의 전형적인 특징만 묻어나왔을 뿐 그 외의 공격력이 미흡했습니다. 지난 1월 코일 감독 부임 이후에는 2선으로 가담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쉐도우로 전환했지만 여러차례 패스 미스를 남발하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당시 볼턴이 패스 축구에 적응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엘만더의 공격력이 서툴었지만 '볼턴의 주전 공격수로 적합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엘만더는 볼턴의 롱볼 축구 때문에 자신의 공격 재능을 꽃피우는 시간이 늦었을 뿐입니다. 코일 감독의 패스 축구를 통해 그동안 잠재되었던 능력이 '폭발'한 셈이죠.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휘젓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 배후 공간을 침투했고, 빠른 발의 공격수는 아니지만 골 기회가 주어지면 재빨리 드리블 돌파를 펼치거나 문전으로 쇄도하는 임펙트를 불어넣습니다. 울버햄턴전 골 과정을 놓고 보면 탁월한 개인기 실력까지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문전에서의 침착함이 묻어나오는 슈팅들을 연출하면서 8골을 기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동료 선수와 활발히 패스를 주고 받고 상대 수비를 자신쪽으로 유도하며 흔들어대는 파괴력까지 뽐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골에 의지하는 공격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2008/09시즌 2도움, 2009/10시즌 1도움에 그쳤다면 올 시즌에는 벌써 4도움을 기록중입니다. 단순히 골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팀 플레이에 녹아들며 동료 선수들의 골 생산을 도와줬습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자신이 골을 해결짓거나 동료 선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를 빠른 판단력에 의해 구분지으며 경기를 컨트롤하고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 데이비스의 폼까지 지난 시즌보다 향상되면서 두 공격수의 시너지 효과가 볼턴 공격의 파괴력을 키웠습니다. '1+1=2.5 또는 3'이 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엘만더-데이비스 콤비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투톱이 아닐까 싶은 생각입니다.

이러한 엘만더의 변신은 마치 '우리 엘만더가 달라졌어요'라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로 두드러집니다. 그래서 축구팬들은 엘만더를 가리켜 즐라탄-드록바 같은 세계 정상급 타겟맨을 빗댄 '엘라탄', '엘록바'라는 별명을 지었습니다. 즐라탄(AC밀란)은 엘만더와 똑같은 스웨덴 출신 공격수이며 드록바(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이자 지난 시즌 리그 득점왕 이었습니다. 엘만더가 걷잡을 수 없는 다재다능한 공격력을 연출하면서 축구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고 엘라탄-엘록바라는 별명까지 등장하게 됐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공격력만을 놓고 보면 즐라탄-드록바를 뺨치는 듯 합니다.

볼턴의 앞날 행보는 엘만더의 꾸준함에 달렸습니다. 지금의 환골탈태가 헛되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볼턴과 상대하는 팀들은 데이비스-엘만더 투톱을 공략하기 위해 부단한 견제를 가할 것이며, 엘만더가 잘 이겨내야 합니다. 더욱이 볼턴은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엘만더가 짊어져야 할 것이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엘만더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이유는 볼턴의 패스 축구와 함께 공존했기 때문입니다. 팀 플레이에 의해서 공격력 변신에 성공했고, 상대 수비의 약점을 노려 공간을 파고들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으리라 기대됩니다. 만약 자신이 봉쇄 당해도 데이비스-이청용 같은 걸출한 공격 옵션들이 팀에 속했기 때문에 상대 압박이 분산되는 이점이 작용합니다. 엘만더의 오름세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엘라탄-엘록바의 위용을 발휘할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일전을 마치고 잉글랜드로 돌아가 소속팀에 복귀한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올 시즌 첫 골에 도전합니다. 도움 2개를 기록했으나 아직 골이 없기 때문에 상대 골망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청용은 16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스토크 시티와의 홈 경기에 출격할 예정입니다. 4일전에 한일전을 치렀기 때문에 피로가 말끔히 풀리지 않았지만, 볼턴이 올 시즌 7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쳤고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중상위권 진입을 내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선발 출전이 유력합니다. 리그 12위(1승5무1패)를 기록중인 볼턴은 7위(3승1무3패) 및 최근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를 내달리는 스토크 시티와의 일전이 만만치 않겠지만, 적어도 이번 홈 경기 만큼은 볼턴의 우세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우선, 스토크 시티는 원정에 약한 면모가 두드러집니다.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된 2008/09시즌 홈 경기에서 10승5무4패를 기록했으나 원정에서는 2승4무13패로 고개를 떨궜습니다. 2009/10시즌 원정에서는 4승8무7패(홈에서 7승6무6패)로 그나마 선전했지만, 올 시즌 원정 3경기에서는 1승2패를 기록했습니다. 홈 경기에서 2승1무1패를 거두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원정에 약합니다. 또한 스토크 시티는 지난 시즌 볼턴과의 2경기에서 1무1패로 주춤했습니다. 다만, 스토크 시티가 최근 두 경기에서 뉴캐슬-블랙번을 제압한 것은 전력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볼턴 입장에서는 올 시즌 중위권을 사수해야 하기 때문에 스토크 시티전에서의 승리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실점을 줄여야 합니다. 지난 8월 21일 웨스트햄전 3-1 승리 이후 리그 5경기 연속 무승(4무1패)에 그쳤으며 모두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지난 시즌에 비하면 수비 조직력이 견고해졌고 팀 전력의 최대 불안 요소였던 잿 나이트의 폼이 부쩍 올랐지만, 상대팀의 기습적인 공격 상황에서 흔들리는 경향이 짙습니다. 게리 케이힐을 제외하면 수비수들의 반응속도-시야-위치선정이 취약한 단점이 있기 때문에 아직 수비력을 더 길러야 합니다.

그런 볼턴이 스토크 시티전에서 승리하려면 다득점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특히 데이비스-엘만더 투톱의 호흡은 올 시즌에 무르익었습니다. 두 선수는 골문안에서의 위협적인 움직임 및 빼어난 제공권 장악능력을 통해 최전방을 흔들면서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를 펼치는데 주력했습니다. 공간 활용 능력 또한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한 선수가 측면 또는 2선에서 상대 수비의 시선을 자신쪽으로 유도하면 또 한 선수는 최전방에서 골을 노리고, 그 패턴이 경기중에 수시로 번갈아가면서 상대 배후 공간을 집요하게 공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엘만더는 지난 시즌 25경기 3골에 그쳤으나 올 시즌 7경기에서만 4골을 기록하면서 공격력이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공격 패턴이 스토크 시티 수비진을 농락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볼턴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역할이 철저하게 나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비스-엘만더가 최전방에서 파워풀한 움직임을 펼치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고 골 기회를 노린다면, 측면에 포진한 페트로프-이청용은 두 선수가 최전방에서 골을 노릴 수 있도록 볼을 배급하거나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빌드업을 시도합니다. 중앙 미드필더를 맡는 홀든-무암바는 공수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죠. 하지만 역할 분담을 중시하는 축구는 역동성이 떨어져 상대 수비에 읽히기 쉬운 단점이 있습니다. 수비에 많은 숫자를 두고 지역방어를 강화하는 스토크 시티라면 A매치 휴식기를 통해 볼턴의 공격 전술을 파악했을지 모릅니다.

볼턴 입장에서는 스토크 시티전에서 미드필더의 골이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데이비스-엘만더 만으로는 골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청용에게 골이 필요합니다. 지난 시즌 볼턴에서 5골을 넣었고 지난 6월 남아공 월드컵에서 2골을 기록했던 만큼, 득점 감각이 있는 선수임엔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난 1월 26일 번리전 결승골 이후 아직까지 골이 없었고, 올 시즌 7경기 무득점 및 슈팅 5개에 그쳤다는 점은 득점력에 대한 분발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그것도 공격 성향의 윙어인 만큼, 앞으로 더욱 좋은 선수로 거듭나려면 골에 대한 욕심을 부려야 합니다.

물론 볼턴의 현 전술 흐름에서 이청용이 골을 넣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오언 코일 감독은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하면서 역습 위주의 공격을 주문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이청용에게 팀 플레이가 강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청용은 게리 멕슨 전 감독 시절에는 상대 진영에서 볼을 기다리거나 전방으로 쇄도하는데 집중했지만, 코일 감독 부임 이후에는 후방을 의식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골을 넣어야 하는 선수입니다. 지난달 26일 맨유전에서 페트로프가 상대 문전 왼쪽에서 직접 골을 성공시켰던 것 처럼, 이청용도 상대 진영을 과감히 파고들며 동료 선수에게 패스 받을 공간을 찾아 골을 노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또한 패스를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플레이가 좀 더 꾸준해야 합니다.

이청용은 발목의 힘이 약합니다. 램퍼드-제라드-스콜스 같은 프리미어리그의 미들라이커들은 발목을 활용하는 강력한 중거리슛을 자랑하지만 이청용은 그런 장점이 없습니다. 발목의 힘이 갑작스럽게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 힘을 실전에서 향상시키려면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활동 폭 및 기동력을 키우며 골을 노리는 것도 좋지만, 중거리슛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스토크 시티전에서 득점 패턴의 다양화를 위해 중거리슛에 대한 자신감을 증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다만, 이청용은 상대 수비가 볼 처리 과정에서 실수하면 즉시 달려들어 볼을 빼앗아 골을 시도하려는 재치를 겸비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마르틴 데미첼리스의 실책을 틈타 만회골을 넣었고 지난달 11일 아스날전에서도 비슷한 과정을 연출한 끝에 엘만더에게 크로스를 올려 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아스날전에서는 슈팅 타이밍이 늦은데다 볼을 소유한 지점이 골문 구석에 있었기 때문에 골을 작렬할 수 있는 조건이 마땅치 못했습니다. 스토크 시티는 경기 내내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유지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청용이 그 약점을 노리면 시즌 첫 골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청용에게 골이 필요한 이유는 빅 클럽 이적에 대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잉글랜드 월간 축구 전문지 <포포투>는 지난달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저평가된 선수 1위로 이청용을 선정했습니다. 그 의미는 이청용의 기량이 빅 클럽에서 두각을 떨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 전까지 리버풀 이적설로 관심을 끌었고 또 다른 빅 클럽들의 새로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될 수 있지만, 보다 확실한 눈 도장을 받으려면 골 만큼 강렬한 임펙트를 심어줄 존재가 없습니다. 과연 이청용이 스토크 시티전에서 시즌 첫 골을 쏘아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볼턴의 승리를 이끌지 그 결과가 궁금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