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의 열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 축구 선수 정대세(26, 보쿰)가 누군지를 알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브라질과의 G조 본선 1차전 국가 연주 때 눈물을 흘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주목을 끌었기 때문이죠. 정대세는 '세계 최강' 브라질과 경기할 수 있게 되어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습니다. 재일동포 3세로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까지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던 감정에 복받쳐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았죠.

그래서 사람들은 정대세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내면서 월드컵 맹활약을 간절히 바랬습니다. 월드컵 직전에는 축구팬들에게 공격수로서의 빼어난 실력과 독특한 외모 때문에 '인민 루니'라는 별명으로 주목을 받았죠.

비록 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쳤지만 북한의 원톱으로서 최전방을 파고들며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 북한이 5백을 두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고 상대와의 허리 싸움에서 밀리면서 어쩔 수 없이 팀 공격을 짊어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사람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정대세를 좋아하겠지만, 저는 정대세보다 안영학(32, 오미야)를 더 좋아합니다.

'북한 꽃미남' 안영학, 치명적인 부상으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안영학과 정대세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세의 북한 축구 선수입니다. 안영학은 할아버지의 고향이 전남 광양시이며, 정대세는 아버지가 한국 국적이기 때문에 경북 의성군을 본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일본에서 재일교포로 성장하면서 일본 사회의 차별과 멸시, 냉대를 겪었던 울분을 축구로 날리면서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비록 북한 대표팀은 3전 전패를 당했지만 두 선수의 인생에 있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안영학에게는 남아공 월드컵이 값진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동료 선수들이 그동안 착실하게 월드컵을 준비했다면 안영학은 치명적인 부상 여파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던 악몽을 겪었습니다. 월드컵 출전은 전 세계 축구선수들이 원하는 목표이자 이상향이었고 올해 나이가 32세였기 때문에, 그 부상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정대세의 스토리에 대한 관심을 높였지만 정작 안영학의 스토리는 묻힌 감이 있었습니다. 안영학에 대해서는 북한의 수비형 미드필더, 한때 K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라는 것만 기억했을 것이죠. K리그 팬들에게는 꽃미남 스타로 잘 알려진 선수입니다. 2006~2007년 부산 아이파크, 2008~2009년 수원 블루윙즈에서 활약하면서 곱상한 외모 때문에 K리그의 스타 플레이어로 이름을 떨쳤기 때문이죠. 수원팬들은 아직도 그를 '안동무'라고 부릅니다.

안영학은 부산 시절에 상대 공격을 저돌적으로 봉쇄하고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K리그의 정상급 홀딩맨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비록 부산이 성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부산과 상대하는 팀들 입장에서는 안영학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산 시절 2시즌 동안 59경기에 출전하여 7골 2도움을 기록해 K리그팀의 어엿한 주전 미드필더로 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영학에게 뜻하지 않은 불운이 찾아왔습니다. 2007년 9월 22일 성남전에서 상대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는 도중에 팔꿈치를 강하게 맞아 신장의 1/3이 파열되는 중상을 당했습니다. 축구에서 팔꿈치 가격은 상대 선수 신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반스포츠적 행위로서 엄중한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얼굴을 다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그런데 안영학은 얼굴이 아닌 신장이 1/3이나 터지면서 1달 동안 병원에 입원했고 완전한 회복을 위해 절대 안정을 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영학의 신장 파열은 한때 외부에서 선수 생명이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2008년 수원 이적후 대전과의 K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할 수 있었지만, 당시 안영학을 진찰했던 담당 의사에 의하면 앞으로의 선수 생활을 확신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 정도로 부상이 치명적이었죠. 신장 수술을 할 수 있었지만 장기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소생을 통해 회복이 길어지더라도 신장이 완치되는 방향으로 재활을 했고 다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신장 파열 후유증 때문에 수원으로 이적했던 첫 시즌에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김남일의 J리그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체자로서 안정환과 트레이드 형식으로 수원에 입성했지만, 예전처럼 몸이 완전치 않았습니다. 신장 파열 후유증 때문인지 상대팀 선수와 적극적으로 맞부딪치지 못했고 발이 느린 약점까지 노출되면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지 못하거나 빠른 템포에 의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수원은 그 해 K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안영학은 9경기에 출전했을 뿐 2군에서 슬럼프 탈출을 위해 자기 자신과 힘겨운 싸움을 했습니다.

여기에 북한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 초에는 허벅지 부상까지 겹쳐 수원의 전력외 선수로 굳어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안영학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지난해 6월 28일 울산전 이었습니다. 기존 미드필더들이 위건으로 이적했던 조원희(현 수원 임대)의 공백을 메우지 못해 안영학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이죠. 그래서 안영학은 백지훈과 중앙 미드필더진을 맡아 허리에서 제 몫을 다했고 팀의 2-3 패배 속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이후의 경기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 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8월 1일 라이벌 FC서울전은 안영학의 축구 인생에 잊혀지지 않을 경기 였습니다. 서울의 중원사령관 기성용(현 셀틱)을 봉쇄하는 임무를 맡아 수원의 승리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안영학은 북한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였고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신성으로 주목을 끌은데다 직접적인 매치업이 불가피했는데, 안영학이 동료 선수와 함께 타이트한 커버 플레이를 펼쳐 기성용의 전방 침투를 막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수원의 2-0 완승을 이끄는 결승골을 넣으며 K리그 라이벌전을 빛낸 슈퍼스타로 거듭났습니다.

사실, 안영학은 수원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선수였습니다. 2년 전 중국에서 열렸던 동아시아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수원 엠블럼이 새겨진 셔츠에 북한 유니폼 상의를 입고 경기를 뛰었기 때문이죠. 수원 엠블럼 색깔이 '파랑-흰색-빨강색(수원팬들은 청백적으로 부름)' 이었기 때문에 단번에 눈에 띌 수 밖에 없었고 수원팬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비록 수원은 K리그 꼴찌에 속했지만 불과 2년 전까지는 K리그의 최강팀이었기 때문에 안영학이 자긍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 서울전에서 골을 넣은 뒤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쪽으로 다가가 환호했던 그의 모습은 아직도 많은 수원팬들이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영학은 일본 시절 대학축구 3부리그 선수로 생활했던 어려움을 딛고 J리그 진출에 성공했던 입지전적의 인물 이었습니다. 일본 사회에서 재일동포로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힘든 점들이 있었겠지만 2004년 J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될 정도로 일본 내에서 촉망받는 미드필더로 손꼽혔습니다. 그리고 신장 파열의 불운을 딛고 재기에 성공하면서 마침내 남아공 월드컵 무대를 밟았습니다. 비록 북한의 성적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브라질전에서 카카 봉쇄에 성공하여 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던 안영학의 모습은 앞으로 저의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성공을 위해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안영학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올해 가장 훌륭한 경기였다. 우리 선수들이 팬들에게 멋진 경기로, 승리로 보답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 가기 위해서는 꼭 이겨야 했다. 1위 팀을 이기면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다" (차범근 수원 감독, 서울전 종료 후)

올 시즌 부진의 터널에서 허덕이던 수원 블루윙즈가 마침내 '푸른 날개(수원의 애칭)'를 활짝 폈습니다.

수원은 지난 1일 라이벌 FC서울과의 'K리그 슈퍼매치'에서 2-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정규리그 1위 서울을 상대로 경기 내용 및 결과에서 확고한 우세를 점하여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선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정규리그 11위 수원(승점 20)은 6위 강원(23)과의 승점 차이를 3점으로 좁히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습니다. 앞으로 정규리그 11경기 남은데다 팀 전력이 전반기보다 좋아졌기 때문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총력전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이었던 수원의 올 시즌 부진 원인은 마토-이정수-조원희-신영록의 전력 이탈 때문이었습니다. 네 명 모두 수원 전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전반기 부진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정규리그 하위권 추락은 수원이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물이기 때문에 분발의 필요성을 느꼈고, 서울전 승리를 발판으로 푸른 날개가 하늘 높이 비상할 수 있는 발판의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수원은 서울전 승리의 주역인 안영학(30, MF) 티아고 호세 호노리오(32, FW) 그리고 4년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김두현(27, MF)의 활약을 앞세워 후반기 약진 및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합니다. 지난 2006년 여름에는 하우젠컵 12위로 부진했으니 이관우-백지훈 영입 효과로 후기리그에서 우승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세 명의 후반기 활약이 무척 기대됩니다. 세 명이 경기에서 꾸준히 제 몫을 다해야 수원의 창과 방패가 견고하고 튼튼해집니다.

수원의 후반기, 안영학-티아고-김두현을 지켜보라

안영학은 지난해 1월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팀을 떠난 김남일을 대체하기 위해 영입된 선수입니다. 전 소속팀 부산에서 활약한 두 시즌 동안 59경기에서 7골 2도움 기록할 정도로 홀딩맨으로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수원 이적 이후 조원희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9경기 출전에 그쳤습니다. 올 시즌 상반기에는 북한 대표팀 차출 및 허벅지 부상 여파로 컨디션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라운드에 모습을 내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최종예선 종료 이후 꾸준히 경기에 모습을 내밀더니 마침내 서울전 선제골로 수원에 없어선 안될 선수임을 각인 시켰습니다.

서울전에 풀타임 출전한 안영학의 활약은 그야말로 명불허전 이었습니다. 안영학은 3-4-3과 4-3-1-2 포메이션을 골고루 구사한 수원의 홀딩맨 역할을 맡았습니다. 수비라인 앞선에서 기성용-고명진의 전방 침투를 활발한 밀착 마크로 저지하며 수비수들의 압박 부담과 앵커맨 이상호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습니다. 서울의 투톱인 데얀-이승렬이 이렇다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던 그 원동력에는 안영학의 궃은 역할이 있었습니다. 그의 홀딩 능력은 이미 부산 시절에 검증되었기 때문에 김남일-조원희를 대체하기에 충분합니다.

안영학은 앞으로 수원 전력에서 중요하게 쓰일 것입니다. 수원 선수 중에서 홀딩맨 역할을 착실하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죠. 수원은 창단 초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윤성효-김진우-김남일-조원희 같은 수준급 홀딩맨들의 활약을 앞세워 거의 매 시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안영학의 어깨가 무거울 것입니다. 특히 산드로-이상호-김두현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앵커맨들은 수비력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수비력이 뒷받침 되어야 두 선수의 공격 재능이 그라운드에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티아고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원에 입단한 브라질 출신의 193cm 장신 공격수입니다.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경기력 저하로 이장수 감독에게 방출 통보를 받았고 지난 6월 수원 입단 테스트에서도 기대 이하의 활약상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수원팬들의 우려를 샀던 인물입니다. 당시 수원의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이 지지부진하지 않았다면 티아고의 입단 가능성은 거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티아고는 수원팬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지난달 4일 성남전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넣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서울전에서는 후반 40분 팀의 2-0 승리를 이끄는 쐐기골을 넣으며 에두와 함께 공격 라인을 책임질 골게터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후반전에서는 'K리그 최고 왼쪽 풀백' 아디와의 몸싸움 경합에서 거의 매번 우위를 점하며 상대의 체력과 힘을 바닥나게 했습니다. 탄탄한 체격 조건(193cm/85kg) 그 자체로 상대 수비수들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원의 무뎌진 창 끝이 다시 날카로움을 되찾게 된 것이죠.

차범근 감독이 티아고를 영입한 것은 빅맨의 포스트 플레이를 앞세워 골을 넣겠다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비록 발이 느리지만 볼 트래핑과 패스 받을때의 위치선정, 무브먼트 동작이 유연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팀 공격을 지켜낼 수 있는 공격 능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수원은 신영록의 전력 이탈로 마땅한 타겟맨이 없어, 티아고가 얼마만큼 포스트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쉐도우 성향의 에두의 골 감각이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원이 티아고-에두 조합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운 공격 전술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지금보다 공격력이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김두현은 서울전에서 후반 27분 교체 투입되어 4-4-2의 오른쪽 윙어로 뛰었습니다. 티아고가 아디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떨구는 공을 후방에서 받아 팀의 골 기회를 이끄는 재치를 선보였고 패스의 방향이 대부분 정확하고 날카롭게 향했습니다. 안영학이 경기 종료 후 "그동안 김두현과 상대로 만났는데 이제 같은 팀에서 뛰어보니 패스 하나하나마다 다음에 어디로 주면 좋은지 의도가 담겨 있었다"고 칭찬할 만큼 패스 감각은 여전히 눈부셨습니다. 수원 시절 앵커맨으로서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던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김두현은 올해 12월 28일 상무에 입대하기 전까지 수원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예정입니다. 이관우가 좌측 연골 부분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백지훈의 경기력이 예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팀의 취약 포지션에서 활약할 것입니다. 그동안 잉글랜드에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떨어진 것이 아쉽지만, '안영학-이상호' 더블 볼란치 조합이 후방에서 자신을 튼튼히 뒷받침할 수 있어 성남 시절의 '포스'만 되찾으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김두현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성남의 고공행진을 이끈 주인공이자 K리그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입니다. 수원에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선물을 안기고 상무에 입대할지 앞으로의 활약상이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수원 삼성은 K리그의 영원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화려한 선수 구성으로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라 불리는 것은 물론 벤치에 앉아 있는 웬만한 선수들은 다른 구단에 가면 붙박이 활약이 보장될 정도의 기량을 소유한 이들이다.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11연승과 K리그 18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구가하며 불과 얼마전까지 독주 행진을 벌였다.

그런 수원이 7월에 접어들자 혹독한 위기에 봉착했다. 5일 인천전 2-0 승리를 제외한 3경기에서(2일 서울전, 13일 대전전, 20일 성남전) 내리 0-1로 무너진 것. 한때 2위 성남과 9점까지 벌어진 정규리그 승점 차는 어느 새 3점으로 좁혀졌고 일각에서는 현 전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하나 둘 씩 늘어나고 있다. 과연 수원은 무엇이 문제일까.

줄 부상에 시달리는 수비수들, 전력 약화의 근본

차범근 감독은 성남전이 끝난 뒤 "최근 수비진이 워낙 불안해졌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수비 부담을 갖다보니 체력 소모가 많아져 공격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수원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을 수비력으로 꼽았다.

수원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수들의 줄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 수비의 핵인 곽희주-마토가 부상당하고 양상민, 손승준 같은 젊은 수비수들까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어 정상적인 포백을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송종국이 센터백으로 전환했으며 미드필더 옵션이었던 김대의와 홍순학, 남궁웅, 조원희가 수시로 풀백을 맡을 정도로 '짜깁기 수비라인'을 가동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즌 초반 '곽희주-마토'를 앞세운 수원 수비의 막강한 모습은 7월에 이르러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7월에 내준 3골 모두 수비수의 실책에서 비롯됐는데, 서울전에서는 수비수 4명이 우물주물한 움직임 속에 판단 착오로 골을 내줬고 대전전 실점은 공을 걷어내려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빼앗긴 송종국의 실수로 비롯됐다. 성남전 실점 역시 두두를 압박하지 않던 이정수의 집중력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수비 실수가 계속되는 악순환이 '악몽같은' 7월을 보내는 수원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7월 0-1 패배 3경기, '골이 없었다'

수비수 줄 부상으로 인한 수원의 전력 누수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7월 4경기에서 0-1로 무너졌던 경기가 3경기였으며 서울-대전-성남전에서 어느 누구도 골을 넣지 못했다. 3경기 모두 상대팀 보다 더 많은 슈팅을 시도했음에도(서울전 19-9, 대전전 16-13, 성남전 15-11...수원이 우세) 한 골도 뽑지 못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원의 한 관계자는 14일 < 스포츠서울 >을 통해 "우리 팀은 신영록, 서동현 등 올림픽팀 멤버들이 주 공격수들인데 이들이 올림픽팀 훈련에 왔다갔다 하면서 정상 플레이를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렇다 보니 공격수 끼리의 조직력 허점이 나타났고 '서로의 간결한 호흡이 필요한' 공격 전개의 맥이 약화됐다. 여기에 득점력이 강한 김대의가 계속 풀백으로 기용된 것과 이타 성향이 출중했던 루이스의 팀 이탈로 측면 공격이 약화된 것도 부담이다.

팀 내 득점 1위 에두가 7월 들어 골 침묵에 빠진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 그는 7월 4경기에서 서동현(10개) 신영록(9개)보다 더 많은 17개의 슈팅을 날렸음에도 단 한 골도 상대팀 골망을 출렁이지 못했다. 신영록은 4월 20일 울산전 결승골 이후 80일 동안 기나긴 골 침묵에 빠졌으며 서동현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골대 바깥을 스치는 장면이 많았던 것이 흠이다.

시간이 필요한 루카스, 경쟁에서 밀린 안영학

수원의 또 다른 외국인 공격수 루카스의 부진도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일 인천전서 첫 선을 보였던 루카스는 최전방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프랑스 1부리그와 2부리그를 오가는 아삭시오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었던 그가 새로운 팀인 수원에서 주 공격 옵션으로 발돋움 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부산의 특급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안영학의 슬럼프도 눈에 띄는 부분. 그는 자신의 포지션 경쟁자인 조원희-박현범-남궁웅-홍순학-조용태 등에 밀리며 올 시즌 5경기 출장에 그쳤다. 지난 17일 서울과의 2군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부활 조짐을 보였지만 20일 성남전 엔트리에 끼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며 사실상 주전 경쟁에서 탈락했다. 줄 부상을 안고 있는 수원 1군에 그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 것은 결코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수원에 있어 7월은 악몽 같았지만 8월말까지 이어지는 베이징올림픽 공백 기간을 통해 호흡을 가다듬을 만한 충분한 시간이 있다. 부상 선수들이 팀 전력에 복귀할 수 있는데다 부진했던 선수들이 자신의 출중했던 기량을 되찾을 여유가 있다. 다음달 23일 경남전을 시작으로 인천-부산 등 비교적 손쉬운 상대와 경기를 치른다는 점에서 어려운 고비를 끝낼 기회를 맞게 됐다.

'잔인한 달' 7월을 보낸 수원이 과연 시즌 후반 어떤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