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축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3.22 맨시티 제코, 8경기 0골에 그친 원인은? (34)
  2. 2011.03.14 공격수 박주영, 90분 수비해야 하는 현실 (18)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지난 21일 첼시를 이겼어야 했습니다. 아무리 첼시 원정 이었지만 상대팀에게 3연승을 달렸던 전적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첼시에게 0-2로 패한 것을 비롯 프리미어리그 3위 자리까지 내주었습니다. 이제는 4위로 밀리면서 5위 토트넘에게 승점 4점 차이로 쫓기게 됐습니다. 토트넘이 한 경기 덜 치렀음을 감안하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토트넘과 힘겨운 4위 경쟁을 펼쳐야 합니다.

사실, 맨시티의 4위 추락은 의외입니다. 박싱데이 기간에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던 경험이 있으며, 그 이후에는 2~3위 자리를 지키면서 빅4 진입이 사실상 확정되는 듯 싶었습니다.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는 2700만 파운드(약 493억원)의 거금을 들이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적의 에딘 제코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테베스-발로텔리의 화력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즌 후반기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정반대 입니다. 프리미어리그 8경기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사진=에딘 제코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맨시티 수비 축구, 제코의 능력을 반감시켰다

만치니 감독은 수비 지향적인 지도자입니다. 배리-데 용 같은 대인마크에 강한 수비형 미드필더들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비중을 두었죠. 경우에 따라서는 밀너-야야 투레-실바까지 맨시티 진영 안으로 포진하면서 압박에 가담합니다. 역습시에는 2선에서의 종패스를 이용하여 테베스의 골을 해결짓는 패턴이 두드러졌죠. 때로는 실바가 오프 더 볼 상황에서 능동적인 볼 터치를 나타내며 여러 형태의 패스를 뿌렸습니다. 테베스 골에 의존하는 맨시티 문제점을 창의적으로 뒤덮었죠. 또한 테베스는 넓은 활동 폭 및 투쟁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을 쉴새없이 움직이며 맨시티 공격 옵션들의 숫자 부족을 이겨냈습니다. 배리-데 용이 공격에 깊게 가담하는 성향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맨시티는 지난 1월 제코를 영입하면서 '테베스 효과'로 재미를 봤던 공격 밸런스가 완전히 깨졌습니다. 물론 제코는 1월 16일 울버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앞으로의 밝은 나날을 예감케 했습니다. 테베스와 2대1 패스를 시도하며 야야 투레의 골을 돕는 장면은 자신의 이타적인 공격력이 맨시티에서 통할 것임을 알리는 듯 했죠. 그러나 제코는 테베스가 아닙니다. 다재다능한 공격수지만 맨시티 원톱으로 뛰기에는 테베스 같은 엄청난 활동량이 필요합니다. 맨시티가 수비 축구를 펼치면서 역습에 최적화되었기 때문에 공격 옵션의 왕성한 움직임이 전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데바요르(현 레알 마드리드 임대)가 테베스와의 원톱 경쟁에서 밀린 것은 맨시티의 수비적인 4-2-3-1에 맞는 공격 카드가 아니었습니다.

제코의 프리미어리그 8경기 0골은 선수 본인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골을 넣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거나 혹은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코도 골 부진에서 벗어나려고 나름 힘을 쏟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디나모 키예프전에서의 고립된 모습은 상대팀 공격수 셉첸코가 박스쪽에서 부지런히 골 냄새를 맡으며 배후 공간을 비집는 것과 대조됐습니다. 첼시전에서는 루이스-테리에게 둘러 쌓이면서 팀 공격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습니다. 두 경기의 공통점은 맨시티가 패했습니다. 굳이 특정 경기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제코의 부진은 맨시티의 성적을 떨어뜨리는 결정타가 됐죠.

눈을 넓히면, 제코의 부진은 선수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습니다. 맨시티가 주로 쓰는 4-2-3-1의 아킬레스건이 원톱의 고립임을 감안하면, 만치니 감독이 제코의 부진을 전술적으로 다르게 풀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의 제코 활용법은 일편단심 원톱이었고 골 생산 임무를 맡겼습니다. 밀너(콜라로프)-야야 투레-실바로 짜인 2선 미드필더들은 철저히 이타적이었고, 공격수 테베스-발로텔리도 제코가 원톱으로 뛸 때는 윙어 였습니다. 그런데 제코를 원톱으로 못박은 만치니 감독의 공격 운용은 상대팀의 압박 타이밍을 벌어주는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테베스보다는 제코가 원톱으로 기용될 때 여유 넘치는 수비력을 나타냈죠.

문제는 투톱도 해답이 아닙니다. 맨시티 투톱은 곧 4-4-2를 의미합니다. 제코 밑에 테베스 또는 발로텔리를 배치하면서 실바-배리-데 용-야야 투레로 짜인 미드필더진을 구성했겠죠.(야야 투레는 올 시즌 중반에 오른쪽 윙어로 뛰었던 전례가 있죠.) 그런데 이러한 선수 배치는 모험입니다. 윙어들의 수비 가담이 많아지면서 실바의 창의성이 박스 바깥쪽에 국한되는 것을 감수하고, 중원 옵션들의 다방면 역할이 불가피 합니다. 그런데 맨시티는 후자쪽에서 리스크가 큽니다. 배리-데 용이 박스 투 박스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수비적인 역할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공수에서의 활동 폭이 늘어나기 때문에 과부하가 찾아올 수 있죠. 또한 이들은 공격을 이끌어가는 성향도 아닙니다.

그 특징을 맨시티 전형인 4-2-3-1로 끌고 오면, 배리-데 용은 만치니 감독이 수비 축구를 펼치는 믿을맨 같은 존재가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한때 세계 최고의 홀딩맨으로 각광받았던 비에라가 백업 요원으로서 두 선수의 체력을 안배합니다. 애초부터 더블 볼란치에게 활발한 공격력을 요구하는 것은 만치니 감독의 전술적인 틀을 깨는 일입니다. 그래서 상대 진영에 가담하는 맨시티 공격 옵션들은 제한적이었고 빠른 원터치 패스에 의한 역습을 시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테베스가 공간을 넓게 움직이며 2선과 유기적으로 협력한 뒤, 적절한 시점에 골을 터뜨리죠. 맨시티 공격수에게 필요한 것은 역동성 이었습니다. 결국, 제코는 이적생으로서 맨시티 수비 축구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죠. 2선 미드필더와 호흡을 맞출 기회도 적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맨시티의 선 수비-후 역습은 상대팀들에게 읽혔습니다. 가장 최근에 상대했던 첼시의 경우에는 맨시티 역습에 대비해서 램퍼드-에시엔에게 포백과의 존 디펜스를 주문하며 커버링을 강화했습니다. 맨시티가 반격을 노릴 것임을 알았기 때문에 스쿼드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는 것을 조심하는 눈치였습니다. 그 전략은 옳았고 제코는 경기 내내 침묵을 지켰습니다. 물론 맨시티는 중위권 및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수비 축구를 고집하지 않았지만 배리-데 용이 후방쪽에 안정감을 실어주는 경기 운영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두 선수의 홀딩 성향이 굳어지도록 조련했던 존재가 만치니 감독이었기 때문이죠.(배리의 경우 전문 홀딩이 아닙니다. 다만, 애스턴 빌라 시절보다 순발력이 느려졌습니다.) 그럴수록, 제코의 최전방 고립 문제를 풀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결국, 맨시티가 더 이상의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만치니 감독이 제코의 부진을 종결지을 전술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특히 부상에서 복귀한 오른쪽 윙어 존슨은 날카로운 크로스가 주무기입니다. 제코에게 한 번에 골 기회를 연결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이 있죠. 기존의 맨시티 공격 색깔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테베스가 최근 7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고 부상으로 첼시전에 결장하면서 휴식이 필요한 만큼, 만치니 감독은 제코의 골 역량을 키우는 공격 전술로 변화해야 합니다. 제코의 지금까지 행보가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코와 맨시티는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코에게 아직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박 선생' 박주영(26, AS모나코)이 올해 여름 유럽 이적시장에서 소속팀을 떠나야 함을 각인 시켰던 경기였습니다. 시즌 10호골 달성 여부로 주목을 끌었지만, 모나코를 위해 오랫동안 헌신하기에는 팀의 그릇이 작았습니다. 최전방 공격수로 뛰면서 90분 동안 수비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 속에서는 골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경기 끝나고 쓰러졌던 박주영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로랑 바니드 감독이 이끄는 모나코는 14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리게 앙(리그1) 27라운드 보르도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21분 아드리아누 페레이라가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결승 헤딩골을 넣으며 승점 3점을 안겼죠. 그래서 모나코는 리그 17위(5승14무8패, 승점 29) 진입으로 강등권에서 벗어났습니다. 18위 오세르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2골 앞서면서 순위가 한 계단 높아졌으며, 박주영은 풀타임 출전했습니다.

박주영, 모나코는 오랫동안 있을 팀이 아니다

모나코는 보르도전에서 수비 축구를 펼쳤습니다. 평소에는 4-2-3-1을 활용했지만 이날은 4-3-3을 기본 전형으로 두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4-3-2-1, 4-6-0 체제로 변형됐습니다. 보르도가 올 시즌에는 성적 부진에 빠졌지만 2008/09시즌 리게 앙 우승 팀으로서 저력이 있는 만큼, 모나코는 원정팀 입장에서 수비에 치중하는 결단을 내리기 쉬었습니다. 수비수들을 골문쪽으로 내리고, 망가니-디아라-은클루로 짜인 미드필더진이 포백과 폭을 좁히면서, 쿠르자와-박주영-라콤브가 공격 및 수비 진영을 넓게 움직이며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하는 형태를 90분 동안 유지했습니다. 즉, '90분 잠그기' 였습니다.

그런 모나코는 보르도와의 슈팅 숫자에서 2-14(유효 슈팅 1-4, 개) 점유율 35-65(%)의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90분 동안 슈팅 2개에 그치면서 경기 내내 수비에 매달렸습니다. 프랑스리그 최소 득점 4위(26골)에 머무른 빈약한 득점력에 시달렸던 만큼, 보르도에게 실점하면 승점 3점을 따내기 어려움을 인지했습니다. 그래서 3선의 무게 중심을 골문쪽으로 좁히면서 상대 공격 옵션에게 침투 및 종패스 공간을 내주지 않는 밀집 수비를 펼치며 무실점을 목표로 뛰었습니다. 그 결과 보르도는 공격 전개가 원활하게 풀리지 않으면서 경기 템포가 느려지고 골 결정력 불안까지 시달리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습니다. 모나코가 의도한 대로 경기가 풀렸습니다.

선수 대부분이 수비에 치중하는 시스템에서는, 공격시 빠르고 정확한 종패스를 기반으로 콤비 플레이를 강화하여 상대 박스를 두드리는 기습을 취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모나코는 상대팀을 농락하는 공격 전개가 연출되지 못했습니다. 역습 타이밍에서 횡패스 위주로 볼을 돌리면서 시간을 끌거나, 하프라인으로 올라가면 패스가 끊기는 것이 다반사 였습니다. 특히 쿠르자와-라콤브는 볼 컨트롤 및 패싱력 불안으로 측면에서 이렇다할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모나코가 패했다면 보르도전은 강등의 지름길을 밟는 졸전이 되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보르도가 자신들의 전략에 말려들면서 세트 피스로 승점 3점을 획득할 수 있었죠.

이러한 모나코의 공격력 저하는 박주영을 힘들게 했습니다. 미드필더진 및 윙 포워드의 공격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최전방 공격수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졌죠. 문제는 박주영에게 좀 처럼 볼이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동료 선수들이 공격 상황에서는 팀이 아닌 자기 플레이에 급급하면서 패스 미스를 남발했죠. 밀집 수비에 무게감을 두면서 유연한 공격 전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래서 박주영에게 볼이 투입 되는 장면이 적었죠. 박주영이 못해서 고립된 것이 아닌, 동료 선수들이 박주영의 공격적 재능과 부합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렇다고 박주영이 나홀로 공격에 매달린 것은 아닙니다. 전방에 있을때는 포어 체킹을 시도했고, 미드필더와의 간격이 벌어질 때는 직접 2선으로 내려오면서 좌우 측면 및 박스 부근까지 활동 폭을 넓히며 부지런히 뛰었습니다.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공격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동료 선수들과 함께 공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비 과정에 참여했죠. 포어 체킹도 엄연히 수비 전술입니다. 다른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했던 장면도 있었지만 그 횟수가 적었죠. 경기 전체적 관점에서는 90분 동안 수비를 했던 셈입니다. 상대가 후방에서 빌드업을 늦추도록 전방 수비 공간을 선점하는 것이 박주영의 역할이었죠.

만약 박주영이 수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모나코의 보르도전 경기 운영은 어려웠을 것입니다. 전방에서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미드필더들의 활동 폭이 늘어나면서 커버 플레이가 힘들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을지 모릅니다. 그 여파는 2선에서 상대 반격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수비 밸런스가 깨지고 실점 위기를 초래하는 시나리오로 직결 될 수 있죠. 박주영이 수비 과정에서 논외되면 모나코 경기 운영이 어려워집니다. 문제는 박주영의 공격 재능을 팀 전술에 적극 반영하지 못하는 모나코의 현실이죠. 최전방 공격수가 경기 내내 수비에 매달리는 모나코 축구는 답답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를 수비 축구로 탈락시켰던 인터 밀란과 다른 경우입니다.

박주영이 올해 여름 유럽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나는 것은 많은 축구팬들이 바라는 시나리오입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리버풀-아틀레티코 마드리드-리옹-파리 생제르맹 같은 명성도 높은 유럽 구단들의 제안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죠. 어디까지나 이적설이기 때문에 100% 사실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다음 시즌 어느 클럽에서 뛰게될지 장담하기 어렵죠. 하지만 모나코가 오랫동안 뛰어야 할 팀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군 문제가 변수겠지만요.

그런 박주영이 지금보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려면 변화가 필요합니다. 모나코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이적해서 자신의 내공을 연마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타 및 이기적인 역량, 타겟맨과 쉐도우 동시 소화 가능, 몸싸움 및 공중볼에 자신감 넘치는 만능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수준 높은 클럽에서 유용한 공격 옵션으로 활용 될 가치가 있습니다. 모나코 잔류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올 시즌 처럼 힘든 행보가 앞으로 계속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자신의 장점을 도와주거나 활용할 마땅한 조력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이 모나코의 현 주소 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