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드' 기성용(21, 셀틱)이 입단 8개월 만이자 2010/11시즌 첫 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공헌했습니다. 그동안 셀틱에서 결장이 잦았던 기성용의 골은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는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됐습니다.

기성용은 22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10/11시즌 스코티쉬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세인트 미렌전에서 후반 36분 멋진 오른발 중거리슛을 작렬했습니다. 후반 26분 교체 투입 된 기성용은 2선에서 활발히 패스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 수비 뒷 공간을 적극 공략했고, 36분 박스 바깥 중앙 지점에서 패트릭 매코트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상대 오른쪽 골문 구석을 가르며 팀의 4번째 골을 터뜨렸습니다. 셀틱은 세인트 미렌전에서 조 레들리, 션 말로니, 제임스 포리스트, 기성용의 골로 4-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성용의 시즌 첫 골은 스코틀랜드 진출 이후 8개월 만에 넣은 골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지난해 12월 4년 계약 당시, 셀틱의 촉망받는 유망주로 거듭나는 듯 싶었으나 닐 레논 당시 감독 대행과의 전술적인 괴리감(수비력 문제)에 의해 벤치를 지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8경기 연속 결장한 상태에서 지난 5월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을 비롯한 허정무호의 남아공 월드컵 일정을 치르면서 많은 이들의 걱정과 우려를 낳았습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레넌 감독이 대행의 꼬리표를 떼고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팀내 입지가 완전히 흔들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레넌 감독은 기성용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까지는 기성용을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공격 성향의 중앙 미드필더라는 것을 인지했죠. 여기에 기성용이 월드컵 무대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내면서 자신이 셀틱의 단순한 유망주가 아닌 셀틱의 영광을 짊어질 수 있는 가치가 있음을 레넌 감독에게 확실한 임펙트를 심어줬습니다. 지난달 모 방송국의 축구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될 때 머릿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레넌 감독이라고 고백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성용은 한때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의 이적 제안을 받았습니다. 친정팀 FC서울에서 자신을 키웠던 세놀 귀네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죠. 귀네슈 감독은 팀의 전력 강화 차원 및 애제자의 유럽 성공을 돕기 위해 기성용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트라브존스포르가 기성용을 영입하기에는 적지 않은 인건비를 투자해야만 했습니다. 여기에 셀틱이 오른쪽 풀백 자원 보강으로 차두리를 영입하면서 기성용의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이 사실상 결렬 됐습니다. 그동안 셀틱에서 외롭게 생활했던(선수 본인이 직접 고백) 기성용에게 있어 차두리와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기성용에게 올 시즌은 재도약 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가 됐습니다. 셀틱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스라엘 출신 중앙 미드필더 비람 카얄을 영입한 것을 비롯 주전으로 활용하면서 기성용이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초반에도 벤치를 지켰지만, 남아공 월드컵 이전의 상황과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레넌 감독이 기성용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인트 미렌전에서 후반 26분 교체 투입을 기다리는 기성용에게 복부를 두드리며 격려한 것은 선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했고, 기성용은 멋진 중거리 골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셀틱에서의 입지를 넓힐 수 있게 됐습니다.

기성용의 골은 올 시즌 셀틱의 주축 선수로 거듭나기 위한 자신감을 얻는 터닝 포인트가 됐습니다. 중앙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공격수처럼 골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패싱력과 경기 조율 뿐만 아니라 2선에서 골을 해결지을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선수는 감독에게 경기 출전을 보장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세인트 미렌전에서는 골 뿐만이 아니라 동료 선수와 패스를 줄기차게 이어받고 쉴새없이 연결하며 팀의 공격 분위기를 띄우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팀 전력에 어느 정도 녹아들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물론 기성용은 수비력에 대한 약점이 있습니다. 상대 공격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거나 중원에서 투쟁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홀딩맨 또는 박스 투 박스 성향이 아닌 전형적인 앵커맨이기 때문에 악착같은 수비력을 겸비하지 못했습니다. 스코틀랜드 리그는 거칠기로 유명한 곳으로써 선수들의 강력한 압박이 요구됩니다. 축구 전술 특성상 중앙은 측면보다 압박의 강도가 크기 때문에, 레넌 감독이 그동안 기성용을 주전으로 활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수비력에 있었습니다. 실제로 전임 감독인 모브레이 체제에서는 수비력에 약점을 드러내며 경기를 어렵게 운영하는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지난 시즌 막판 감독 대행을 맡았던 레넌 감독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성용이 세인트 미렌전에서 골을 터뜨리는 순간, 레넌 감독은 두 손을 머리 위에 치켜 올리며 박수를 치고 기뻐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기성용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며 셀틱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었음이 틀림 없습니다. 이제는 기성용이 감독을 시즌 첫 골을 발판으로 감독을 믿고 따르며 유럽 무대에서 성공하겠다는 희망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기성용은 그동안 셀틱에서 힘겨운 8개월을 보냈지만 그 힘겨움이 유럽 진출 초기의 박지성처럼 성공이라는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것이 틀림 없습니다.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자신감일 뿐, 이제는 더 이상 의기소침해선 안됩니다. 셀틱을 넘어 스코틀랜드 무대를 평정하는 '거침없이 하이킥'을 앞으로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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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차미네이터' 차두리(30)가 8년 동안 몸담았던 독일 분데스리가를 떠나 스코틀랜드의 명문 셀틱으로 이적합니다.

차두리는 셀틱 입단 교섭을 위해 국내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공에 잔류했으며 요하네스버그에서 아버지인 차범근 SBS 해설위원과 만났습니다. 조만간 요하네스버그를 떠나 셀틱의 연고지인 스코틀랜드 글레스고로 이동하여 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셀틱은 기성용의 소속팀으로 유명하며, 기성용이 올해 여름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으면 두 선수가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됩니다.

그런 차두리는 이적료 없이 자유계약 형태로 셀틱에 이적합니다. 2009/1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시즌이 끝난 뒤 프라이부르크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는 신분입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동안 영어 과외를 받았을 정도로 영어권 리그에서 뛰고 싶은 속내가 있었고 차범근 감독도 최근 미투데이를 통해 "차두리는 영어권에 있고 싶어해"라는 글을 남긴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차두리는 독일 분데스리가에 계속 잔류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어렸을 적 부터 독일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데다 차범근 감독이 현역 선수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영웅으로 거듭났던 후광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두리는 독일이라는 안정된 현실 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습니다. 올해 30세로서 현역 선수로 마음껏 그라운드를 질주할 시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다른 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더욱이 독일 무대에서 벤치를 지키거나 부상으로 신음하며 슬럼프에 빠졌던 시간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리그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차두리가 영어권 리그를 원했던 것은 훗날 지도자 인생을 염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설기현은 지난해 상반기에 사우디 아라비아 알 힐랄 임대를 택했을 때 "지도자 생활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선수로서 중동 축구를 경험했던 노하우를 지도자의 역량 강화로 삼겠다는 심산입니다. 차두리는 독일 축구 뿐만 아니라 영어권 리그로 이적해 또 다른 리그를 직접 경험하며 자신의 축구관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가깝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리그' 프리미어리그를 비롯 선진 축구의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차두리가 셀틱 이적을 택한 것은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셀틱의 오른쪽 풀백이었던 독일 국적의 안드레스 힌켈은 그동안 분데스리가 이적설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입니다. 차두리의 셀틱 이적은 힌켈의 분데스리가 리턴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힌켈은 닐 레논 감독이 선호하는 수비적이고 투쟁적인 성향과 달리 기교로 승부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팀의 전술과 맞지 않는 불리함이 있습니다. 풀백은 감독의 성향을 직접적으로 읽을 수 있고, 감독의 전술 능력 및 스타일이 어떤지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힌켈보다는 차두리의 컨셉이 더 어울립니다.

셀틱이 2010/11시즌 오른쪽 풀백으로 차두리를 낙점한 것은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물론 차두리도 공격적인 성향이지만 거구의 체격을 자랑하는 상대 공격 옵션과의 몸싸움 및 제공권에서 대등한 싸움을 펼치거나 우세를 점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동양인 선수와 달리 다부진 피지컬로 상대 선수와 정면 경합을 벌여 단번에 밀어내는 성향인데다 거칠고 투쟁적인 수비력을 통해 상대를 몰아 붙이는 기질이 있습니다. 또한 분데스리가는 스코틀랜드리그 못지 않게 거친 곳이기 때문에 독일 무대 경험이 풍부한 차두리가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차두리는 오른쪽 풀백으로 전환한지 4년 되었기 때문에 전문 풀백처럼 라인 컨트롤 및 순간적인 수비 상황에서의 위치선정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차두리의 공격적인 성향을 놓고 보면 분데스리가보다 스코틀랜드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분데스리가는 풀백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 및 탄탄한 수비 밸런스 유지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차두리의 공격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다소 부족합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리그는 적극적인 오버래핑 및 스피드가 뛰어나면서 투쟁력까지 갖춘 풀백을 선호합니다. 오히려 차두리가 셀틱과 궁합이 맞을 수 있습니다.

물론 스코틀랜드리그는 분데스리가보다 레벨이 낮은 곳입니다. 분데스리가는 유럽 빅3 리그 중에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와의 레벨 간격을 상당 부분 좁힌 상태지만 스코틀랜드리그는 철저한 유럽 중위권 레벨입니다. 더욱이 스코틀랜드리그의 전체적 위상은 과거와 달리 약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축구 선수는 리그의 명성보다는 꾸준히 경기에 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셀틱은 엄연히 명문팀이고 122년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숨쉬는 유서깊은 클럽이자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했습니다. 차두리가 셀틱을 택한 것은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차두리에게 있어 셀틱행은 한 가지의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차두리는 최근 4년 동안 독일 무대에서 분데스리가 하위권 혹은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뛰었습니다. 하지만 셀틱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자 새로운 영웅을 필요로 합니다. 2008/09시즌 라이벌 레인저스에게 리그 역전 우승을 허용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 본선에서 탈락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레인저스의 벽을 넘지 못했고 유로파리그 조별 본선 최하위로 밀린 끝에 시즌 후반을 앞두고 토니 모브레이 전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레인저스를 꺾고 스코틀랜드리그 최강자 도약 및 유럽 대항전 반란을 꿈꾸고 있습니다. 1부리그 우승 경험 및 유럽 대항전과 인연이 없었던 차두리에게 동기부여가 작용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차두리의 셀틱 이적은 자신의 축구 인생을 새롭게 쓰는 도전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아마추어 선수에서 벗어나 2002년 하반기 레버쿠젠 입단 및 빌라펠트 임대를 시작으로 8년 동안 독일 무대를 경험했고, 2006년에는 측면 공격수에서 풀백으로 전환하면서 지금까지 수비수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이어갔습니다. 한때 슬럼프에 빠졌지만 남아공 월드컵을 위해 절치부심한 끝에 한국의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스코틀랜드로 떠나 새로운 축구 인생을 계획하는 차두리에게서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목표로 하는 허정무호의 불안 요소 중 하나는 중앙 공격의 뼈대를 형성하는 기성용(21, 셀틱)의 잦은 결장입니다. 기성용은 지난달 25일 던디 유나이티드전까지 최근 6경기 연속 결장하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지난달 30일 네덜란드 AZ 알크마르와의 친선전에서는 풀타임 출전했으나 정식 경기가 아닙니다.

기성용이 알크마르와의 친선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어느 정도 회복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친선전과 정식 경기는 다릅니다. 친선전보다는 정식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친선전은 백업 선수들이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 앞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알크마르전에 출전했다고 입지가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6경기 연속 결장은 여전히 '유효' 하며 월드컵에서의 행보가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셀틱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은 기성용의 앞날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셀틱은 지난 3월 말 성적 부진으로 토니 모브레이 감독을 경질했으며 닐 레논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은 이후 기성용이 단 한 경기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정식 경기를 말함) 올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위에 그쳐 라이벌 레인저스에게 우승을 허용하면서 전력 보강을 위해 유망주가 희생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레논 감독 대행이 성적 향상을 위해 기성용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그 예죠. '2강' 체제인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2위는 셀틱에게 반갑지 않습니다.

기성용이 셀틱에서 주전 진입에 실패한 이유는 두 가지로 작용합니다. 첫째로 자신을 영입하면서 출전 기회까지 부여했던 모브레이 전 감독의 경질, 둘째는 수비력입니다. 자신의 재능을 인지하는 모브레이 전 감독이 팀을 떠난 것은 이적생이자 유망주인 기성용의 입지를 어렵게 합니다. 그런 기성용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수비력입니다. 스코틀랜드 리그는 거칠기로 유명한 곳으로써 미드필더들이 강력한 압박을 통해 상대팀과 치열한 허리 싸움을 펼칩니다. 그래서 악착같은 수비력이 필수인데, 공격 성향의 기성용에게는 투쟁적인 컨셉과 거리가 멉니다.

실제로 기성용의 허정무호 및 친정팀 FC 서울의 경기를 보면 수비보다 공격에 많은 비중을 둡니다. 김정우(허정무호)-김한윤(서울) 같은 홀딩맨들이 자신의 수비 부담을 메워주기 위해 궂은 역할을 도맡으며 공격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셀틱에서는 홀딩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모브레이 전 감독이 기성용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국내 여론의 비판이 있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성용의 수비력을 검증하기 위한 의도로 보여집니다. 결국 기성용은 수비력 약점이라는 한계를 이기지 못했고 모브레이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단 한 번도 정식 경기에 모습을 내밀지 못했습니다.

물론 기성용의 잦은 결장은 실전 감각이라는 측면에서 월드컵 행보가 우려됩니다. 조원희-김두현-설기현 같은 프리미어리거 출신들이 현지에서의 실전 감각 부족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K리그에 입성했었고 이영표도 독일에서 사우디로 둥지를 틀었던 사례처럼, 축구 선수가 꾸준히 경기에 뛰지 않으면 자신의 장점을 맘껏 발휘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월드컵에서 '독'이 아닌 '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허정무 감독이 기성용을 변함없이 믿는 이유는 월드컵 이전까지 A매치가 4경기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16일 에콰도르전을 시작으로 24일 일본전, 30일 벨로루시전, 다음달 3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치르기 때문에 기성용의 실전 감각이 올라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A매치 4경기를 통해 평소의 폼을 되찾을지는 의문이지만 거듭된 결장끝에 월드컵 본선을 치르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기성용은 셀틱에서 수비 불안에 시달렸던 선수입니다. 하지만 기성용의 측근에 따르면 수비력 향상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합니다. 기성용은 엄연히 프로이며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적합한 스타일을 갖춰야 합니다. 안정환이 세리에A 진출 초기 볼 트래핑부터 배우면서 이탈리아 무대에서의 성공을 위해 기초부터 다시 배웠고, 박지성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1년 동안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면서도 몸싸움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것 처럼, 기성용도 수비력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기성용의 이적을 원하고 있습니다. 기성용이 셀틱과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죠. 하지만 기성용이 떠난다고 해서 수비력 약점을 해결짓지 못하면 유럽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네덜란드-독일-터키 같은 중소리그를 비롯 잉글랜드-이탈리아 같은 빅 리그에서는 중원의 강력한 압박 능력이 전제되어야 하며 공격 성향의 미드필더들도 기본 이상의 수비력이 필요합니다. 탄탄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몸싸움과 공간 장악이 뛰어난 중앙 미드필더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기성용의 이적이 능사가 아닙니다.

월드컵도 마찬가지 입니다. 기성용은 그리스전에서 카초라니스-치올리스-카라고니스 같은 투쟁적인 미드필더들과 허리 싸움을 펼쳐야 합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최근에 폼이 부쩍 오른 가고를 비롯해 국내 팬들에게 '마지우개'로 유명한 마스체라노,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첼시의 홀딩맨을 맡으면서 자국 대표팀에서 플레이메이커를 맡고 있는 미켈과 경합해야 합니다.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의 중원이 경기 장악에 실패하면 기성용도 수비 라인에 내려와서 압박해야 합니다. 그래서 월드컵에서 수비력이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성용의 공격력은 대표팀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좋은 선수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한국을 압도하는 클래스의 팀이 없었기 때문에 기성용을 뼈대로 삼아 공격을 전개하는 한국의 공격력이 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세계 무대에서 기성용이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뿌려주는 공격력이 통할지는 의문입니다.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는 한국을 철저히 분석할 것이며 기성용의 수비력이 약한 것을 노림수로 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럴수록 기성용은 수비력을 보완한 상태에서 월드컵 본선에 임해야 합니다. 셀틱에서 수비력 향상에 힘쏟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셀틱에서 잦은 결장에 시달렸지만 월드컵에서 공격과 수비에 걸쳐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 '기성용은 수비력이 약하다'는 셀틱의 고정관념이 바뀔 것이고, 유럽 유수의 클럽들도 기성용에게 눈독을 들일 수 있습니다. 기성용의 변신이 월드컵에서 꽃을 피우면 허정무호의 16강 진출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활약중인 기성용(21, 셀틱)의 최근 행보가 좋지 않습니다. 지난 25일 던디 유나이티드전에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최근 6경기 연속 결장했습니다. 토니 모브레이 전 감독 경질 이후 닐 레논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은 이후 단 경기 조차 뛰지 못하고 있어 축구팬들의 걱정스런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기성용이 셀틱에 입단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성공할거라 예견했던 여론의 반응이 컸습니다. 그 기대는 셀틱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셀틱 관계자가 지난해 12월 기성용의 입단을 위해 한국까지 직접 내려왔을 정도였기 때문이죠.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영건인데다 4년의 장기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셀틱의 미래를 빛낼 적임자로 낙점했던 것이 셀틱 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모브레이 전 감독이 기성용의 영입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성용은 모브레이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이후 단 한 번도 경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기성용의 행보는 자신의 '절친' 이청용(22, 볼턴)과 대조됩니다. 이청용이 볼턴 입단 초기에 교체 옵션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입지가 변화하면서 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행보가 기성용과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죠. 기성용은 셀틱 입단 초기에 이청용처럼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리며 팀 전력에 필요한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성용과 이청용이 속한 리그가 서로 다른데다 팀의 사정, 포지션의 영향으로 서로 희비가 엇갈린 것입니다.

한 가지 짚고 싶은 것은, 셀틱이라는 팀은 만만한 팀이 아닙니다. 스코틀랜드 리그가 빅 리그가 아닌데다 프랑스-독일-네덜란드-루마니아에 비해 수준이 낮고, 셀틱-레인저스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 레벨이 K리그와 비슷하거나 떨어지는 것, 그 외 등등 셀틱이라는 팀은 한때 국내 축구팬 및 축구 전문가들의 과소평가 대상 이었습니다. 하지만 셀틱은 엄연히 유럽팀이며 122년의 역사와 무수한 트로피 횟수를 자랑하는 스코틀랜드 리그의 명문입니다. 강팀의 저력을 꾸준히 유지했고 네임벨류는 부족하지만 실속이 넘치는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유럽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선수가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또한 K리그도 특급 외국인 선수의 적응 실패가 잦은 곳입니다.)

그래서 기성용에게는 유럽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셀틱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레논 감독 대행은 팀이 성적 부진에 시달리자 즉시 전력감 위주로 스쿼드를 편성하고 모브레이 전 감독이 신뢰하던 몇몇 선수를 주전에서 제외하는 분위기 전환을 꾀하면서 기성용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셀틱에 입단했다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는데, 기성용은 셀틱의 순위권 경쟁이 가열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된 선수였고 팀 전력에서 검증되지 않았던 선수였습니다. 여기에 영건인 만큼, 셀틱 입장에서 즉시 전력감이 아닌 전력 외 선수로 비춰졌습니다.

반면 이청용은 기성용과 다릅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볼턴에 입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볼턴 입단 초기가 팀의 시즌 초반이었기 때문에 좌우 윙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번갈아가며 팀에서의 최적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습니다. 오른쪽 윙어 션 데이비스가 장기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것도 이청용의 출전 시간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 옵션이 풍부한 셀틱에서 힘겨운 경쟁을 펼치는 기성용과 처한 위치가 대조됩니다.

물론 이청용에게도 기성용처럼 자신의 기량을 믿어줬던 감독이 경질되는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게리 멕슨 전 감독이 볼턴에서 경질 된 당시에는 이청용이 볼턴의 에이스로 거듭난 시점 이었습니다. 멕슨 전 감독이 이청용을 영입한지 4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면, 모브레이 전 감독은 기성용을 영입한지 2개월 만에 경질의 운명을 맞이했습니다. 멕슨 전 감독이 경질되기 2개월 전의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의 활발한 공수 전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후반들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을 보인데다 대표팀 차출 후유증까지 겹쳐 기복이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기성용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셀틱에 입단한 것은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기성용과 이청용의 희비가 엇갈린 결정적 이유는 두 선수의 포지션입니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이고 이청용은 오른쪽 윙어입니다. 유럽 축구는 강력한 압박을 근간으로 삼기 때문에 측면보다는 중앙에서의 몸싸움 및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 잦을 수 밖에 없습니다. 중앙에 많은 인원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압박이 많을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한 측면에서는 공간이 열려있기 때문에 활발한 돌파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합니다. 이청용이 자신의 장점을 맘껏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반면 기성용은 다릅니다. 중앙 미드필더지만 팀의 공격을 조율하는 공격적인 역할에 익숙했기 때문에 투쟁적이고 압박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수비적인 역할과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후자의 역할이 셀틱에서 요구하던 것이었습니다. 모브레이 전 감독이 그 자리를 맡겼는데 기성용이 새로운 역할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브레이 전 감독 경질 이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수비력 약점'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물론 모브레이 감독이 기성용의 장점을 읽지 못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 뛰는 중앙 미드필더라면 수비력이 강해야 합니다. 공수 조율과 패싱력은 물론 상대 공격의 예봉을 끊기 위한 위치 선정과 몸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면서 상대 공격을 끊는 세밀한 커팅 실력이 갖춰져야 합니다. 그리고 넓은 공간 커버와 부지런한 움직임, 순발력 같은 운동력이 요구됩니다. 스콜스-제라드-램퍼드 같은 공격을 강점으로 삼는 중앙 미드필더들도 압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다 수비력이 강합니다. 공교롭게도 유럽에 진출한 한국의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 뚜렷하게 성공한 선수는 허정무 뿐이며 김남일-이호-김두현-조원희는 실패한 케이스입니다.(여기서 말하는 김남일은 네덜란드 엑셀시오르 시절)

더욱이 스코틀랜드 리그는 몸싸움이 격렬한 곳이며 거친 선수들이 생존하기 유리한 곳입니다. 기성용은 그런 컨셉과 거리감이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유럽의 중앙 미드필더라는 특수성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기성용의 신장은 187cm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장신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외국에는 그런 선수들이 즐비합니다. 

셀틱에는 불과 1년 전까지 '일본 축구 에이스' 나카무라 슌스케가 팀 전력의 핵심 선수로 몸담았던 팀 입니다. 나카무라는 셀틱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고 팀이 플랫 4-4-2로 변화할 때는 측면을 도맡았습니다. 그럼에도 나카무라가 스코틀랜드 최우수 선수로 활약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던 것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 레지나에서 활약하며 다져진 경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유럽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키우며 셀틱에서 통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셀틱에서 몸담았을때의 나이는 20대 후반 이었습니다. 축구 선수로서의 전반적인 운동 능력이 27~28세에 절정에 달하기 때문에, 셀틱에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쏟아냈습니다.

반면 기성용의 나이는 21세입니다. 낯선 유럽 땅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어린 나이입니다. 경기력이 베테랑에 비해 농익지 않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가다듬고 새로운 장점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시기입니다. 박지성도 20대 초반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 입단했으나 잦은 경기력 부진과 무릎 부상까지 겹쳐 1년 넘게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박지성은 유럽에서의 성공을 위해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부딪친 끝에 유럽 축구에서 롱런중입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은 기성용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면 셀틱에서 성공의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