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0.03 볼턴의 롱볼 습관, 이청용에게 독이 되다 (20)
  2. 2009.12.30 볼튼, 이청용 없었으면 EPL 꼴찌였다 (24)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팀의 골을 엮어내는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적극적인 공격력이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롱볼 축구로 회귀한 팀의 전술과 괴리감을 나타내는 모양새 였습니다.

이청용은 2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더 호손스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이하 웨스트 브롬)전에서 75분 동안 출전했습니다. 후반 18분 박스 바깥 중앙에서 상대팀 선수가 머리로 걷어냈던 볼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순간, 오른발로 볼을 윗쪽으로 띄웠던 것이 케빈 데이비스의 패스에 이은 요한 엘만더의 왼발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볼턴은 후반 32분 제임스 모리슨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결국 1-1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이로써, 볼턴은 웨스트 브롬전 무승부로 리그 1승5무1패를 기록했으며 12위에서 11위로 진입했습니다. 7경기 동안 단 1승에 그쳤던 아쉬움이 있지만 지난 시즌처럼 무기력한 경기 운영에 발목 잡혀 무너진 경우가 없었다는 점은 '끈적한' 컬러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편, 이청용은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때때로 훌륭했다(Outplayed at times)"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두 팀 출전 선수 중에서 가장 낮은 평점이지만 많은 선수들이 6점을 기록했기 때문에 결코 나쁜 평점은 아닙니다.

이청용은 롱볼 축구와 궁합이 맞지 않다

볼턴의 웨스트 브롬전 공격력은 애스턴 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에 비해 더 나빠졌습니다. 지난 두 경기에서는 강팀을 상대로 유기적인 공격력을 뽐내며 상대 진영을 위협했지만, 웨스트 브롬전에서는 멕슨 전 감독 시절에 지향했던 롱볼 축구로 돌아섰습니다. 웨스트 브롬전이 원정이었고 상대가 시즌 초반 리그 6위를 달리는 오름세를 달렸던 특징이 있지만, 그것 때문에 롱볼을 적극 이용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지난 두 경기에서 패스 게임으로 선전하고도 웨스트 브롬전에서 롱볼로 돌아선 것 자체가 매끄럽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볼턴 선수들이 아직까지 '롱볼 습관'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볼턴의 웨스트 브롬전선발 출전 선수중에 대부분은 멕슨 체제에서 롱볼에 익숙한 선수들이며, 데이비스-엘만더 투톱이 제공권에 강하기 때문에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을 띄우는 공격 패턴을 구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데이비스-엘만더의 몸놀림이 가볍고 지난 시즌보다 폼이 좋기 때문에 롱볼을 이용한 공격을 구사하기가 쉽습니다. 문제는 그 전술이 이청용을 비롯한 미드필더들의 공격력을 축소시키면서 볼턴이 경기 흐름에서 밀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볼턴은 롱볼을 적극 활용했던 전반 30분 이전까지 점유율에서 39-61(%)의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로빈슨-스테인슨으로 짜인 좌우 풀백이 데이비스-엘만더의 머리를 노리는 롱볼을 날렸고, 센터백으로 출전한 케이힐은 공만 잡으면 그 즉시 롱볼을 띄우며 공격진에게 다이렉트로 볼을 공급했습니다. 특히 케이힐 같은 경우에는 다른 누구보다 롱볼을 의식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볼턴의 롱볼은 공격의 단순화를 키우는 꼴이 됐습니다. 미드필더들의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데이비스-엘만더의 머리에 의존했던 것이 상대팀에 공략당하는 결과로 이어졌죠.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짧다보니 상대팀에게 점유율을 내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만약 테일러가 선발 출전했다면 볼턴의 롱볼 축구는 탄력을 얻었을 것입니다. 테일러는 지난 여름 볼턴으로 이적한 페트로프에 의해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멕슨 체제에서는 데이비스와 더불어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왼쪽 윙어 였습니다. 직선적인 성향의 공격 패턴을 통해 공격수들이 머리로 건네는 공을 받아 상대 배후를 공략하거나 직접 슈팅을 노리는 스타일에 익숙한 성향이죠. 하지만 페트로프-이청용으로 짜인 좌우 윙어들은 테일러와 스타일이 다릅니다. 날카로운 볼 배급을 강점으로 삼으며 직선과 곡선적인 움직임을 골고루 활용하기 때문에 롱볼을 받아내는 성향과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페트로프-이청용의 공격력은 웨스트 브롬전에서 탄력을 얻지 못했습니다. 볼턴이 평소와 달리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페트로프-이청용이 때때로 고립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좌우 풀백으로 뛰었던 로빈슨-스테인슨에게 직접적인 공격 지원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해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 놓였죠. 더욱이 홀든-무암바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들이 웨스트 브롬과의 허리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에 페트로프-이청용이 자신만의 두드러진 강점을 발휘하기에는 여건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무암바가 공격력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근처에 있던 이청용에게 공격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었죠.

결국, 볼턴은 웨스트 브롬에게 끌려다니는 경기 운영을 펼치면서 전반 35분 부터 미드필더진을 활용한 공격 패턴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35분 부터 40분까지의 점유율이 61-39(%)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을 회복하는데 주력했죠. 롱볼 축구로 회귀한 볼턴의 전략이 스스로 틀렸음을 인정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경기 초반부터 볼을 터치하는데 어려움을 겪다보니 평소의 공격력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더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반 막판에는 상대팀 선수의 거친 수비를 받아 오른쪽 다리에 경미한 고통을 느끼는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이청용의 공격력은 전반전보다는 후반전이 경쾌했으며 볼을 터치하고 패스를 띄우는 횟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후반 2분 문전 중앙쪽으로 이동하고 볼을 터치하면서 왼쪽에 있던 페트로프에게 대각선 패스를 연결하면서 공격력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죠. 18분에는 엘만더의 선제골 발판을 열어주는 패스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페트로프에 비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부족하다보니 볼턴 입장에서 공격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고, 30분이 되어서야 테일러와 교체 됐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팀의 롱볼 축구와 어울리지 못하면서 평소보다 몸이 무거웠던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죠. 웨스트 브롬전은 롱볼 축구와 궁합이 맞지 않다는 것을 각인시킨 경기가 됐습니다.

코일 감독은 볼턴 사령탑 부임 이후 팀의 기술 축구 정착에 힘을 기울였던 지도자였습니다. 볼턴의 고질적인 단점 이었던 롱볼 축구의 비중을 줄였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틀을 유지하면서 이청용 같은 테크니션의 비중을 늘릴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웨스트 브롬전은 선수들이 아직 롱볼에 익숙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경기가 됐습니다. 코일 감독 입장에서도 다소 반갑지 않은 부분입니다. 어쩌면 코일 감독은 롱볼 축구가 이청용에게 독이 되었다는 점을 파악했을지 모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축구팬들은 박주영을 가리켜 '박선생'이라고 부릅니다. 박주영이 AS 모나코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이기 때문이죠. 모나코는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미드필더진의 섬세한 공격 전개 부족으로 절호의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좋은 선수가 없었습니다. 이를 박주영이 해결하면서 모나코의 공격력은 지난 시즌 후반에 이르러 부쩍 향상되었고, 박주영은 축구팬들에게 박선생(또 다른 별명은 박코치)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최근에는 이청용이 축구팬들에게 '이선생(혹은 이코치)'으로 불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볼튼 공격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볼튼은 짧은 패스보다 롱볼을 구사하면서 현지 여론으로부터 '재미없는 뻥축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팀입니다. 불과 2~3년 전 리그 중상위권을 기록했던 '빅 샘' 샘 엘러다이스 감독(현 블랙번) 시절에도 뻥축구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고 그 흐름은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이청용은 테크니션으로서 볼튼의 공격 스타일을 아기자기한 축구로 바꿀 수 있는 존재로 주목받았고 지금까지의 맹활약 덕택에 이선생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볼튼은 프리미어리그 18위 팀이자 강등권에 속한 팀입니다. 그 이유는 롱볼 또는 아기자기한 공격 사이에서 방황을 거듭중이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롱패스 위주의 공격 패턴을 이청용 효과를 앞세운 스루패스 위주로 바꾸려 했으나 선수들이 스타일 변화에 어려움을 겪어 효과적인 공격력이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30일 헐 시티전에서 이청용의 기교를 앞세운 기술축구보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롱볼을 띄우는 과거의 축구로 회귀했습니다. 볼튼이 이날 넣었던 두 골 모두 롱볼 과정이었음을 상기하면 기술축구에 대한 지속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기존 선수들이 롱볼 전략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롱볼을 줄기차게 구사했고 그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에 기술축구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청용의 활약을 살리는 전술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볼튼의 후방 옵션들이 케빈 데이비스의 머리를 노리는 롱볼을 구사할수록 미드필더들의 공격 역량이 줄어들고 이청용이 기교를 부릴 수 있는 기회도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이청용에게 볼 배급이 안되면서 볼튼의 공격 전개는 롱볼만 고집합니다. 이청용의 30일 헐 시티전 부진 원인은 이 때문입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올 시즌 볼튼의 부진 원인 중 하나가 데이비스의 골 부진이라는 점입니다. 데이비스는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12골 4도움의 출중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3골 4도움에 그쳤습니다. 지난 10월 1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부터 지난 26일 번리전까지 9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며 팀의 주 득점 자원 답지않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데이비스의 머리를 노리는 롱볼축구가 이제는 상대팀들이 읽었음을 시사합니다. 게리 멕슨 감독의 과감한 전술 변화가 요구되나 아직까지는 꾸준한 성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볼튼의 문제는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볼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전 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했으며 고질적으로 수비 조직력이 불안합니다. 특히 지난 26일 번리전과 30일 헐 시티전에서는 먼저 선제골을 넣고도 수비 불안으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비겼습니다. 헐 시티전에서는 후반 15분 데이비스의 헤딩골까지 2-0으로 앞섰음에도 25분과 32분에 골을 헌납하여 2-2로 비기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수비 문제는 이청용의 공격력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번리전이 대표적 이었습니다. 이청용은 볼튼이 1-0으로 앞섰던 전반전에 문전으로 파고드는 과감한 플레이와 날카로운 패싱력, 감각적인 페인팅을 맘껏 뽐내며 동료 선수들에게 여러차례 골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후반들어 볼튼의 수비진이 무너지면서 이청용은 어쩔 수 없이 수비 부담이 커졌고 공격에서 아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채 후반 중반에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헐 시티전에서는 볼튼 수비가 실점을 거듭함에 따라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래서 볼튼은 공격과 수비 모두 문제가 있는 팀입니다. 선수들의 개인 역량도 부족하고 끈끈한 조직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지 얼마되지 않아 에이스로 자리잡았고 국내 축구팬들에게 '이선생'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헐 시티전을 중계했던 어느 TV 해설위원이 볼튼의 모 선수가 공격과정에서 실수를 범하자 "개인기를 이청용에게 강습 받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말입니다.

또한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넣은 3경기는 볼튼이 모두 승리했습니다. 이청용은 지난 9월 26일 버밍엄 시티전에서 후반 막판 결승골을 넣으며 볼튼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지난 10월 25일 에버튼전에서는 선제골을 기록해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16일 웨스트햄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의 주인공으로 거듭났죠. 볼튼의 프리미어리그 4승 중에 3승이 이청용의 발끝에서 터진 것입니다.

이것은 이청용이 맹활약을 펼쳐야 볼튼의 공격력이 살아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데이비스의 내림세와 미드필더 및 후방 옵션들의 개인 공격력 약화, 롱볼 축구로 고민하던 볼튼의 문제점은 이청용의 물 오른 활약과 대조적입니다. 그래서 이청용은 볼튼 공격의 젖줄로 두각을 떨치면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습니다. 물론 볼튼이 롱볼을 버리고 아기자기한 축구를 펼칠 때 말입니다. 그래서 이청용의 기교를 중심으로 팀의 공격 스타일을 개선하고 그런 모습이 꾸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볼튼이 지난 여름 이청용을 영입하지 않고 올 시즌을 치렀다면 현재 성적은 틀림없이 꼴찌였을 것입니다. 아울러 멕슨 감독의 경질도 불가피했을 것입니다. 볼튼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그나마 이청용이 있었기에 승점을 올릴 수 있었던 겁니다. 볼튼으로서는 올 시즌 최고의 소득이 이청용 영입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는 이청용에 전술적인 초점을 맞추고 수비 라인을 재정비하면서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구티를 단기 임대하여 전력을 보강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