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냅 박지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1.28 박지성 중앙MF 복귀가 의미있는 이유 (1)
  2. 2012.11.25 QPR의 레드냅 감독 영입은 옳았나? (7)

 

'산소탱크' 박지성(31, 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하 QPR)이 28일 선덜랜드 원정을 통해 6경기 만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20분 삼바 디아키테와 교체 투입돼 인저리 타임을 포함한 29분 동안 뛰었다. 후반 21분 선덜랜드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스테판 세세뇽을 상대로 파울을 얻어냈으며 후반 27분에는 하프라인쪽에서 상대팀 선수의 돌파를 뒷쪽에서 커팅하는 빼어난 수비력을 과시했다.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에 의해 "조용한 복귀전이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평점 6점을 부여 받았다.

무엇보다 해리 레드냅 감독의 데뷔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것이 눈에 띈다. 원 포지션은 윙어지만 선덜랜드전에서는 중원을 지켰다. 후반 33분 아델 타랍이 교체된 이후에도 마찬가지. 이는 레드냅 감독 전략에 의해 향후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평소 중앙보다 측면에 있을때의 경기력이 더 좋았지만 레드냅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현 시점에서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복귀는 의미가 있다.

레드냅 감독 전략에 박지성이 있다

박지성이 선덜랜드전에서 측면에 포진하지 않았던 이유는 타랍-마키 같은 윙어들의 최근 폼이 좋기 때문이다. 타랍은 한때 벤치 신세를 졌으나 QPR이 성적 부진을 거듭하면서 선발 출전 횟수가 많아졌고 본래의 경기력을 회복했다.(경기력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마키는 지난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선제골을 넣는 등 위협적인 돌파력을 과시하며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게 됐다. 레드냅 감독 입장에서 타랍-마키의 선발 출전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반면 박지성은 윙어로 뛰기에는 한 달 넘게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실전 감각이 걸림돌이었다.

QPR의 기존 문제점 중 하나는 중원의 안정감이 부족했다. 어느 팀이든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미드필더진을 장악해야 한다. 하지만 QPR은 중원 싸움에서 이기는 묘미가 부족했다. 수비 집중력 및 공격의 짜임새 부족까지 맞물리면서 번번이 승리를 놓쳤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까지 1승을 거두지 못했던 이유. 스페인 출신의 이적생 그라네로가 중원에서 분투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중원 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는 다른 무기가 필요했다. 레드냅 감독은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복귀를 택했다.

선덜랜드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던 음비아-그라네로-디아키테의 공통점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원을 책임졌던 경험이 부족하다. 더욱이 음비아는 QPR 입단 이후 한동안 센터백으로 뛰었다. 반면 박지성은 월드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쌓았던 장점이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는 윙어로 더 많이 나섰으나 팀의 스위칭에 의해 중앙에서 볼을 터치하면서 공격을 전개하거나 볼을 빼앗는 경우가 빈번했다. 윙어로서 빼어난 수비력과 기동력을 자랑하면서 전술 이해도가 뛰어난 이점까지 포함하면 중앙 미드필더로서 좋은 경기력을 과시할 수 있는 선수다.

다른 관점에서는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의 능력을 모르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 박지성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가 아니기 때문. 하지만 QPR은 리그 꼴찌이자 강등 위기에 빠졌다. 앞으로 매 경기마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도 승점 1점을 따내는, 골 생산이 어려우면 무실점 경기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박지성처럼 연륜 있는 선수의 중원 배치가 불가피한 이유다. 타랍-마키가 측면에서 몸이 풀렸던 터라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배치는 결코 어색하지 않다. 레드냅 감독 전략에 박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QPR 중원, '캡틴 박' 효과 얻을까?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출전은 QPR 주장으로서 팀의 위기를 구할 자질이 충분한지 여부를 가늠하게 된다. 무릎 부상 이전에 윙어를 맡았을 때는 측면 옵션이 중앙에 있는 선수들에 비해 경기를 주도하기 힘든 구조적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는 경기 흐름을 조절하거나 포백을 보호하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더욱이 주장이 중앙 미드필더라면 동료 선수들을 컨트롤하기 쉽다.

일각에서는 박지성이 QPR 성적 부진 및 레드냅 감독 부임에 의해 주장직이 박탈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한다. 어쩌면 그런 걱정을 하는 국내 축구팬들이 많을지 모른다. 하지만 '캡틴 박'의 진면모는 이제부터라도 드러날 필요가 있다. 만약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서 특유의 헌신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하면 동료 선수들이 자극을 받으며 팀 플레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선덜랜드전에서는 QPR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개인 플레이를 지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보다 팀을 위해 뭉치는 면모가 드러난 것. 이제 QPR 중원에서 캡틴 박 효과까지 어우러지면 17위권 이내 진입이 탄력을 받게 된다.

박지성이 리더로서 사람들이 일컫는 카리스마가 강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카리스마 하나 만으로 주장의 자질을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 박지성이 2008년 10월 한국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배경에는 그의 실력이 출중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어린 선수들이 국제 경기에서 리더의 존재감을 믿으며 절대 주늑들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QPR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지성은 다른 누구보다 경험이 풍부했다. 항상 성실하고 근면했던 플레이는 동료들의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런 자질이 중앙에서 빛을 발하면 QPR의 결속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사실 QPR의 지금까지 경기력을 놓고 보면 캡틴 박 효과는 없었다. 박지성이 리그 개막 무렵에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을 때는 팀의 조직력이 정비되지 못했고, 그 이후에는 윙어로 모습을 내밀었으나 포지션 한계 때문에 경기를 리드하는 면모가 부족했다. 반면 지금은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손발을 맞추면서 강등권 탈출이라는 동기부여를 얻었다. 이전 상황과 다르다. 여기에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에 대한 믿음을 꾸준히 표현하면 캡틴 박 효과는 이제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는 한국 시간으로 지난 23일 마크 휴즈 전 감독을 경질했다. 프리미어리그 꼴찌로 추락한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은 것. 2012/13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약 100일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할 정도로 처참한 부진(현재 4무9패)이 거듭됐다. 한때는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가 휴즈 전 감독 경질을 자살행위라며 그를 믿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더욱이 지난 21일 지역 라이벌 첼시가 로베르토 디 마테오 전 감독을 경질하면서 QPR도 변화가 불가피했다.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을 앞두고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난파 위기에 처한 QPR의 새로운 사령탑은 해리 레드냅 감독이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을 지휘했던 잉글랜드 출신의 베테랑 지도자다. 베스트일레븐을 선호하는 단점이 있지만 한때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 될 정도로 토트넘에서 괄목할 업적을 쌓았다. 2009/10, 2011/12시즌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4위 도약을 이끌었으며 2010/11시즌에는 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지휘했다. 맨체스터 시티, 풀럼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휴즈 전 감독과 대조적이다.

레드냅 감독에게 믿음이 가는 한 가지 이유, 강등권 탈출의 귀재

레드냅 감독은 약팀을 지휘했던 경험이 풍부하다. 1983년 AFC 본머스(당시 3부리그)에서 지도자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웨스트햄, 포츠머스(두 번 감독 역임), 사우스햄프턴, 토트넘에 이어 QPR 감독을 맡았다. 그 중에 토트넘은 현재 빅6에 속하는 클럽이나 레드냅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무렵에는 프리미어리그 꼴찌 클럽 이었다. 2008/09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까지 2무6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그 이전까지의 토트넘은 빅4에 도전하는 중상위권 클럽이었으나 강팀으로 분류하기에는 어색함이 강했다. 어찌되었든 레드냅 감독이 북런던에 입성했을 무렵의 토트넘은 약팀이었다.

무엇보다 레드냅 감독은 소속팀의 강등권 탈출에 능했다. 2005년 12월 포츠머스 감독으로 부임하여 강등권이었던 팀 성적을 17위(10승8무20패)로 끌어 올렸다. 2008년 10월에는 당시 20위였던 토트넘 감독을 맡아 소속팀 성적을 8위(14승9무15패)로 향상 시켰다. 그때의 경험이라면 QPR 위기를 구할 적임자임에 충분하다. 특히 2008/09시즌의 토트넘과 올 시즌 QPR의 공통점은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의한 조직력 와해로 성적 부진에 빠졌다. QPR이 레드냅 감독을 영입한 것은 현 시점에서 옳은 선택으로 보여진다.

감독은 크게 두 가지 성향이 있다. 팀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데 일가견있거나 약팀을 다크호스 또는 강팀으로 도약하는 재주가 남다른 감독이 있다. 레드냅 감독은 후자에 속한다. 물론 약팀을 맡으면서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4/05시즌에는 당시 소속팀이었던 사우스햄프턴이 20위에 그치면서 강등됐다. 하지만 그 이후에 지휘봉을 잡았던 포츠머스와 토트넘에서 강등권 탈출을 성공시키면서 과거의 아픔을 극복했다. 2007/08시즌 포츠머스 감독 시절에는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QPR의 맨유전 역전패, 그 광경을 봤던 레드냅 감독

그러나 레드냅 감독이 QPR 강등권 탈출을 이끌지 확신하기 어려운 시각도 있다. QPR 선수들에게 패배의식이 쌓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원정 1-3 패배는 QPR 선수들의 끈질긴 면모가 부족했던 경기였다. 후반 7분 맥키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18분 에반스, 22분 플래처, 26분 에르난데스에게 연이어 실점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3실점 모두 수비 집중력 부족 및 느슨한 견제로 자멸했다. QPR이 맨유를 반드시 이기고 싶었다면 1-0 리드를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지켰어야 했다.

첫번째와 두번째 실점은 어쩔 수 없었지만 에르난데스에게 세번째 실점을 허용한 장면은 QPR 현실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미드필더들이 안데르손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대각선 패스를 차단하지 못했고 수비수들은 에르난데스 마크를 놓치면서 추가 실점을 내줬다. 미드필더와 수비수 압박이 모두 무너진 것이다. 이는 선수들이(혹은 일부 선수) 포기했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는 해석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1-2로 밀렸지만 스코어를 동점으로 되돌릴 시간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올 시즌 무승부와 패배를 반복하면서 승리하는 본능이 둔해진 것으로 보인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던 레드냅 감독이 바로 잡아야할 과제다.

2008/09시즌의 토트넘과 올 시즌의 QPR은 앞에서 공통점을 언급했지만 다른 특징도 있다. 그 당시의 토트넘이 갑작스럽게 꼴찌로 밀렸다면 QPR은 전형적인 약팀이다. QPR은 지난 시즌 강등을 겨우 모면했던 17위 클럽이었으며 그 이전에는 챔피언십리그(2부리그)에 속했다. QPR에게 프리미어리그 15위 이내 진입은 과장해서 표현하면 의미있는 성적이다. 레드냅 감독이 QPR에서 토트넘 시절의 성과를 재현할지 여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QPR의 강등권 탈출을 이끄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레드냅 감독과 박지성의 궁합은?

'QPR 주장' 박지성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축구팬들은 박지성이 레드냅 감독 부임 이후 주장직을 계속 유지할지, 주전을 지킬지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박지성 주장 박탈을 걱정하는 외부의 시선도 있다. 팀이 꼴찌로 추락하면서 박지성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나 한창 시즌이 진행중인 시점에서 주장 교체는 가혹한 시나리오임에 틀림 없다.

그럼에도 박지성 입지가 걱정되지 않는 이유는 그동안 소속팀과 대표팀에 걸쳐 수많은 감독들의 신임을 얻었다. 수원공고와 명지대 시절 또한 마찬가지. 항상 성실했던 그였기에 레드냅 감독의 신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맨유에서 7시즌 동안 활약했던 이점, 월드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를 두루 경험했던 역량, 공격형-수비형-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 기질까지 포함하면 레드냅 감독의 전술 활용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레드냅 감독은 웬만해선 주전 선수를 잘 바꾸지 않는다. 그가 주전 선수들의 일관된 기용을 선호하는 것은 그동안 약팀을 이끌었던 습관이 베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선수가 혹사에 빠질 위험이 높다. 박지성은 그동안 잦은 무릎 부상에 시달렸다. 활발한 출전이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에도 무릎 부상으로 한달 동안 쉬었다. 레드냅 감독의 유연한 선수 기용을 기대해본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