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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1 ´한국 야구의 대들보´ 박찬호가 그립다



14년 전, 세계 최고의 야구 리그인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한국 야구를 빛낸 ´코리안 특급´ 박찬호(35, LA 다저스).

올해 소속팀 LA 다저스에서 두 번째 전성기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 박찬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예정됐던 선수였다.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출전을 놓고 국제야구연맹과 메이저리그 사무국, 선수노조의 삼자 합의 끝에 "올해 8월 1일자로 메이저리그 25인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고 삼자 합의하면서 박찬호는 추신수(클리블랜드)와 더불어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박찬호의 올림픽 출전 무산은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이 안타까워했던 부분이다. 김 감독은 지난 5월 26일 3차 대표팀 예비명단에 박찬호의 이름이 빠지자 "찬호는 어떻게 안 되나. 메이저리그에서 잠깐 풀어줘도 될 것 같은데..."라며 3차 예비명단에 대한 아쉬움을 살짝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서 주장을 맡았던 박찬호는 누구보다 올림픽 출전을 열망했었고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박찬호의 합류를 잔뜩 기대했었다. 올해 LA 다저스에서 펄펄 나는 박찬호는 구위가 전성기 시절처럼 다시 살아나면서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빅리거로서 확실하게 활동한 선수로서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 일본, 쿠바 같은 금메달 경쟁국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

박찬호가 없는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7전 7승의 성적을 거두었다. 겉으로는 박찬호 없이 잘 나가고 있지만 속 사정은 이와 다르다. 박찬호의 대표팀 보직이었던 마무리 투수쪽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것. 이번 본선에서 마무리 투수로 자주 등장했던 한기주(KIA)의 부진이 대표팀 전력의 약점으로 꼽힌 것.

한기주는 지난 13일 미국전에서 9회초 등판해 첫 타자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는 등 3피안타 3실점으로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16일 일본전 9회말에서는 아라이 다카히로에게 3루트를 맞은 뒤 3루수 김동주의 실책으로 1실점 했다. 곧바로 무라타 슈이치에게 2루타를 맞아 한 번도 아웃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대만전에서는 2이닝을 소화했지만 8-8 동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강판됐다.

특히 금메달 경쟁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전에 등판한 한기주는 아웃 카운트 없이 4실점, 평균 자책점 99.9를 기록하며 야구 팬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직구가 한 가운데로 몰리고 제구력까지 떨어지면서 연일 맥을 못추는 것. 김경문 감독도 17일 경기에서 "이기는 경기에 투입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말해 한국의 마무리 투수진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문제는 한기주의 부진 뿐만이 아니다. 대표팀의 유력한 마무리 투수로 거론되던 오승환(삼성)이 최근 구위 저하와 컨디션 난조로 자주 마운드에 등판하지 못한 것. 19일 쿠바전에서는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 경기만으로 '완벽 부활'을 속단할 수는 없다. 또 다른 마무리 자원인 정대현(SK)은 왼손 타자에 유독 약한 문제점이 있는데다 당초 '한기주-오승환'에게 밀렸던 대표팀 마무리의 '차선 카드'로 여겨졌던 선수다. 

당연히 박찬호의 존재감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찬호는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과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맡아 각각 금메달과 4강 신화를 이룬 주역이었다. 지난해 12월 대만과의 아시아 예선에서는 류현진에 이어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WBC에서의 활약이 경이적이었다. 박찬호는 4경기(선발 1회) 동안 10이닝 3세이브 평균 자책점 0.00의 특급 투구를 과시하며 마무리 투수로서 뒷문을 든든히 책임지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대만전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뛰었고 올해 LA 다저스에서는 선발보다는 불펜 투수로서 더 많이 출전했기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한국의 마무리 투수로 '완벽 피칭'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물론 한국 야구 대표팀은 투타 전반에 걸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기주와 오승환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마무리쪽은 그렇지 않았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으며 승리의 든든함을 더해가는 노련한 마무리 선수가 한국에게 필요했다. 한국의 마무리가 불안한 현 시점에서 어쩌면 '박찬호는 한국 야구의 대들보'라는 생각은 결코 무리는 아닐 듯 싶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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