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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3 '포스트 홍명보'의 성공, 언제쯤 보려나?



축구 선수들에게 '포스트 000(제 2의 000)'으로 불리는 일은 영광이지만 뒤따라 오는 부상 또는 부진 만큼은 달갑지 않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수로 평가받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코치다. 그의 국가대표팀 은퇴 뒤 '포스트 홍명보'로 기대 받던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박용호(27,서울) 조병국(27, 성남) 임유환(25, 전북) 이강진(22, 부산)이 그들이다.

당시 박용호는 2000년 안양(현 FC서울)의 정규리그 우승 멤버로 이름을 알렸으며 조병국은 2002년 수원의 신인 수비수로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임유환과 이강진은 각각 U-20, U-17 대표팀의 중심 수비수로 주목 받던 선수들.

그러나 '포스트 홍명보' 징크스 때문일까? 기량이 한층 무르익어가던 시점에 찾아 온 잦은 부상은 슬럼프를 불러 왔고 점점 대표팀에서 이들의 얼굴을 보기란 어렵기만 했다. 결국 '포스트 홍명보' 라는 타이틀 마저 조용형(25, 제주)에게 내줘야 했고, 대표팀에서는 이정수, 곽희주(이상 28, 수원) 김진규(23, 서울) 강민수(22, 전북)에게 밀리고 말았다.

박용호는 1999년 이천수, 최태욱과 함께 한국 축구를 빛낼 '부평고 3인방'으로 꼽히며 일찌감치 대형 수비수 재목으로 주목 받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대표팀서 부주장을 맡을 정도로 발전을 거듭하는 듯 했지만 그해 소속팀 서울에서 부진에 빠져 5경기 출장에 그치고 광주 상무 입대를 결정하게 됐다.

지난해 복귀한 박용호는 훈련 도중 광대뼈 골절 부상을 입으며 시즌 전반기를 소화하지 못했으며 올해 5월 인천전 도중 부상 당하며 두 달 가량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지난 2일 수원전과 5일 포항전에 선발 출장했던 그는 상대팀 공격을 활발히 끊는 수비력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지만 기대 만큼 많은 성장을 하지 못한 것이 여전히 흠으로 남아있다.

조병국은 한때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수비의 핵'으로 활약했지만 2004년 하반기부터 부상 악몽에 시달렸다. 3번(7월 올림픽대표팀 유럽전지훈련, 9월 1일 수원-광주전, 10월 말 소속팀 연습 도중) 연속 오른쪽 발목 부상을 입은데다 습관적인 어깨 탈구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는 부상 여파로 2004년 후기리그에서 수원의 벤치 멤버로 전락하자 이듬해 전남으로 이적했다.

전남에서 부상 후유증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조병국은 2005년 여름 성남 이적 후 주전 멤버를 꿰차며 팀의 K리그 독주를 이끌었다. 그러나 수원 시절에 비해 탄력과 공중볼 장악능력,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축구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을 정도로 과거의 부상 악몽을 말끔히 털지 못했다. 지난 6월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던 그는 고막 부상을 입으며 허정무호에서 중도 탈락했다.

임유환은 2002년 U-20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던 수비의 핵. 그러나 2005년 8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더니 2006년 2월 오른쪽 무릎 인대까지 다쳐 1년 2개월 뒤에나 K리그에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해 울산으로 이적하여 비상을 꿈꿨으나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그 해 7월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20경기에서 3골 터뜨리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았지만 현재 그의 포지션은 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다.

이강진은 2002년 U-17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대표팀 발탁만 되면 부상이다. 2006년 8월 대만전(A매치)을 앞두고 발목을 다치더니 지난해 2월 그리스전(A매치) 이전에 오른쪽 새끼발가락 통증에 시달려 8월 초까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8월 올림픽대표팀의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왼쪽 허벅지 안쪽 근육이 파열되었으니 '대표팀 소집=부상'인 셈. 결국 올림픽대표팀 40인 엔트리에서 제외돼 베이징의 꿈이 좌절됐다.

이들에게 다시 '포스트 홍명보'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을까. 다행히 박용호와 조병국의 '새옹지마'는 임유환과 이강진 같은 또 다른 '포스트 홍명보' 세대에게 힘이 될 듯하다. 박용호는 최근들어 서울에서 제 궤도를 되찾았으며 조병국은 성남 이적 이후 '절치부심' 끝에 성남의 중심 수비수로 발돋움하며 특유의 믿음직스러운 활약을 뽐내고 있다. 침체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시련을 묵묵히 이겨낸 것.

얼마 전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에 쓸 만한 중앙 수비수가 없다"며 한국 축구의 한 없이 부족한 중앙 수비 자원을 아쉬워했다. 그런 현실 속에 '포스트 홍명보'로 불렸던 선수들의 재도약과 대표팀 선발, 그리고 홍명보가 붉은 유니폼을 입으며 맹활약을 펼쳤던 포스(!)를 바래본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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