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에게 있어 가장 절실한 결과물이 바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입니다. 2003/04시즌 리그 무패 우승 이후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정상을 내주면서 몇 시즌째 잉글랜드를 제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네 시즌 동안 무관에 그쳤기 때문에 올 시즌 리그 우승에 대한 욕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벵거 감독은 올 시즌 아스날의 목표를 리그 우승으로 설정했습니다. 외부에서는 아스날의 빅4 수성 여부를 주목했지만 벵거 감독은 리그 우승에 대한 집념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데바요르-투레를 맨체스터 시티에 보냈지만 로빈 판 페르시를 중앙 공격수로 올리고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공격 역량을 키우는 4-3-3으로 전술을 바꿔 체질을 개선했습니다. 아스날이 시즌 초반 골 넣는 공격축구로 많은 재미를 보며 첼시-맨유와 선두 다툼을 벌일 수 있었던 원동력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스날의 현재 행보는 리그 우승 후보 팀 같지 않은 느낌입니다. 아스날은 올 시즌 10승2무4패(승점 32)로 3위를 기록중이며 1위 첼시(13승1무3패, 승점 40)와의 승점 차이가 8점으로 벌어졌습니다. 첼시보다 한 경기 덜 치렀으나 1위를 따라잡으려면 3경기를 더 이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첼시와 맨유를 제치고 우승하려면 많은 승리가 필요한 것이 아스날의 과제입니다.

그러나 아스날의 최근 행보는 좋지 않습니다. 팀의 골잡이였던 판 페르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의 5경기에서 2승1무2패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지난달 21일 선더랜드전과 29일 첼시전에서 무득점 패배를 당한것이 뼈아팠습니다. 지난 13일 리버풀전에서는 벵거 감독이 전반전에 무기력한 경기력을 일관하며 0-1로 마친 선수들에게 버럭같이 화를 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력 약화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판 페르시의 몫은 오른쪽 윙 포워드인 니클라스 벤트너가 대신할 수 있지만 그도 판 페르시처럼 부상자 명단에 올라 내년에 복귀할 예정입니다.

판 페르시의 공백은 최근의 공격력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판 페르시를 대신해서 중앙 공격수를 맡은 에두아르두 다 실바와 안드리 아르샤빈은 피지컬의 열세를 이기지 못해 상대 수비수들의 견고한 압박에 힘을 잃었습니다. 특히 에두아르두가 최전방에서 이렇다할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한것은 아스날이 선더랜드전과 첼시전에서 패했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나마 아르샤빈이 상대 수비수가 노출한 뒷 공간을 파고들어 슈팅 기회를 마련했지만 판 페르시처럼 지속적으로 날카로운 임펙트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또한 판 페르시처럼 공간 창출로 상대 수비수의 압박을 분산시키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미르 나스리와 테오 월컷 같은 윙어들이 상대팀 측면에서 활발한 공격 기회를 잡았음에도 2차 공격이 끊어지고 템포가 느려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판 페르시의 공백이 뼈아픈 이유입니다.

아스날의 내림세 행보는 판 페르시 부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16일 번리전에서는 전반전 도중 파브레가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아스날의 공격 템포가 느려지고 결정적인 공격 마무리를 놓치는 상황들이 여러차례 반복됐습니다. 오히려 미드필더진에서 번리의 왼쪽 윙어 크리스 이글스의 돌파를 속수무책으로 허용당하면서 전력의 구심점 없이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말았습니다. 파브레가스의 부상이 이날 아스날의 경기 내용에 적잖은 타격을 입힌 셈입니다.

다행히 파브레가스의 부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지난 8월말 맨유전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했고 아스날은 맨유에게 1-2로 패했습니다. 올 시즌 두 번씩이나 햄스트링을 다친 것은 앞으로도 부상이 재발 될 가능성이 없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햄스트링은 재발이 많은 부상인 만큼 파브레가스가 조심해야 하지만, 만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 아스날 전력에 마이너스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울만한 적임자가 거의 없습니다. 부상 복귀 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중인 나스리가 파브레가스의 몫을 해줄지 의문입니다.

왼쪽 측면 뒷공간도 불안합니다. 가엘 클리시와 키어런 깁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아르망 트레오레, 미카엘 실베스트레 같은 백업 자원들이 두 선수의 공백을 대신했지만 결과는 아스날의 수비가 불안해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두 선수 모두 수비 뒷 공간을 자주 허용하면서 상대팀에게 역습 기회를 내주는 불안함을 노출했습니다. 이것은 갈라스-베르마엘렌 센터백 라인의 수비 부담이 커지면서 베르마엘렌이 팀의 공격 과정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아스날이 그동안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전력 손실이 잦았다는 점입니다. 주축 선수들이 엷은 선수층으로 인한 팀의 한계 때문에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부상이 커진것이 문제점이죠. 올 시즌에는 로테이션을 강화하여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가능해졌지만 그동안 부상 여파로 고전했던 것이 누적이 되어 부상 악령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스날 전력에서 부상으로 빠진 판 페르시-로시츠키-클리시-파브레가스는 최근 1~2시즌 동안 잦은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던 선수들입니다.

만약 아스날이 1월 이적시장에서 걸출한 선수를 영입하지 않으면 기존의 문제점이 시즌 중반과 후반까지 계속 반복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 선수층의 문제점을 신진 자원들의 효과로 커버하여 전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팀의 성적이 더 이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시즌 1월 이적시장에서 아르샤빈을 영입한 효과로 리그 6위에서 4위로 끌어올려 빅4 수성에 성공하여 전력을 강화했던 것 처럼 올 시즌에도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1월 이적시장이 다가온 만큼, 우승을 향한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아스날은 판 페르시와 벤트너의 부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중앙 공격수 영입이 필요합니다. 판 페르시는 시즌 막판이 되어야 돌아오기 때문에 그 사이에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해서 팀의 승점을 끌어올릴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스날은 현재 보르도 공격수인 마루앙 샤막의 영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여름 보르도와 영입 협상이 결렬된 바 있어 이번에 성공할지는 의문입니다. 중앙 공격수를 비롯 다른 즉시 전력감의 영입이 물거품으로 끝날 경우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