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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시티, 이대로는 EPL 빅4 진입 어렵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최대 다크호스였습니다.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맨시티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배리-산타 크루즈-아데바요르-투레-레스콧 같은 대형 선수들을 싹쓸이 영입해 1억 1750만 파운드(약 2414억원)의 이적료를 지출했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팀이었음도 프리미어리그 빅4 클럽보다 많은 이적료를 지출하여 스쿼드를 보강한 맨시티의 행보는 많은 이들을 놀래켰습니다. 그래서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빅4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르며 리그 4위 진입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맨시티의 현재 성적은 '과연 빅4 진입이 목표였나?'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기대 이하입니다. 맨시티는 6승8무2패로 프리미어리그 8위를 기록중이며 최근 10경기에서 1승8무1패의 저조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그 이전까지 5승1패로 리그 초반 돌풍을 일으켰음을 상기하면 초반의 기세는 결국 '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5일 아스톤 빌라전부터 지난달 28일 헐 시티전까지 7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둔것이 승점 쌓기에 악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또한 원정 경기 성적도 약합니다. 홈에서는 4승3무, 원정에서는 2승5무2패를 기록하는 기복을 나타냈습니다.

득점과 실점에서도 맨시티의 문제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맨시티는 16경기에서 29골 넣었지만 리그 1~4위를 기록중인 팀들의 평균 득점인 37골(총 148골)보다 8골이나 부족합니다. 실점도 마찬가지 입니다. 16경기에서 24실점 내줬는데 리그 1~4위 팀들이 평균 15.5실점(62실점) 허용한 것을 상기하면 선두권 팀들보다 실점이 많습니다. 리그 선두권 팀들보다 골이 적고 실점도 많은것은, 맨시티가 빅4에 진입하기에는 전반적인 전력에 문제가 있음을 상징합니다.

특히 아데바요르가 골잡이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아데바요르는 리그 13경기에서 6골을 넣었지만 지난 9월 12일 아스날전 이후 오름세가 꺾였습니다. 아스날전까지는 리그 4경기 연속골을 넣었지만 그 이후에 열린 9경기에서 2골에 그쳤습니다. 최전방에서의 포스트 플레이와 문전 돌파는 아스날 시절보다 위력이 떨어졌고 경기를 읽는 시야 및 전반적인 경기 운영도 주춤하면서 상대 수비진의 지역방어에서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데바요르의 내림세는 맨시티가 골을 넣어야 할 상황에서 넣지 못하는 문제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맨시티 공격의 문제점은 아데바요르 뿐만이 아닙니다. 공격 옵션들이 협공보다는 개인 기량을 앞세운 경기력에 초점을 맞춥니다. 첼시가 드록바-아넬카 투톱의 콤비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고 맨유가 루니와 미드필더들의 득점을 서로 배가시키는 전술로 재미를 봤으나 맨시티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테베즈가 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지만 그 과정에서 골을 엮어낼 수 있는 공격 루트가 위력적이지 못하고 그것을 골로 창출해야 할 호비뉴-아데바요르-산타 크루즈의 폼이 좋지 못합니다.

17일 토트넘전 0-3 패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맨시티는 패스 시도에서 400-321(패스 성공 321-260, 개)를 기록해 토트넘보다 더 많은 볼 배급을 했고 배리-아일랜드로 짜인 공격형 미드필더 조합을 앞세워 여러차례 공격 기회를 잡았습니다. 특히 배리는 71개의 패스를 시도하여 60개를 성공시켜 데 용(31개 시도 29개 성공)-아일랜드(40개 시도 30개 성공)보다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고 공격 옵션들에게 많은 골 기회를 밀어 넣었습니다.

문제는 공격수들 입니다. 호비뉴는 콜루카의 견제에 힘을 잃어 후반 중반에 교체되었고 아데바요르도 최전방에서 부진하자 후반 중반부터 테베즈와 자리를 바꿨습니다. 호비뉴-아데바요르-테베즈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의 압박 및 지역 방어 공간을 뚫을 수 있는 효과적인 콤비 플레이 전개에 약점을 드러내면서 무득점에 그쳐 미드필더들의 활발한 공격 기회를 날렸습니다. 특히 호비뉴와 아데바요르는 공격수로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면서도 맨시티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것은 조직적인 부분에 결함이 있습니다.

여기에 맨시티는 토트넘에 공격이 막히면 그 즉시 역습을 단번에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크란차르-레넌으로 짜인 토트넘 윙어들의 측면 공격에 속수무책 당했습니다. 크란차르는 아일랜드와 리처즈, 레넌은 배리와 실비뉴 사이의 공간을 활발히 파고들며 맨시티 수비진을 위협했고 이것은 맨시티가 3골 내주는 빌미가 됐습니다. 맨시티의 유일한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이었던 데 용이 중앙에 버티다보니 토트넘이 측면 위주의 역습으로 재미를 봤죠. 결국, 토트넘은 맨시티의 전술적인 약점을 노린것이고 맨시티는 무수한 공격 기회 속에서 수비 불안에 울고 말았습니다.

중앙 수비도 불안했습니다. 맨시티가 토트넘에게 3골을 실점한 장소가 다름 아닌 골문 안쪽이었기 때문입니다. 전반 36분 크란차르에게 선제골을 내준 장면은 세컨슛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후반 8분 디포의 골 장면은 맨시티 수비진이 필사적으로 막아야 했습니다. 토트넘전에서 디포를 견제했던 오누오하-투레로 짜인 센터백 라인이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면 디포에게 골 기회를 내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디포의 골은 맨시티의 추격 의지가 무너지는 현상으로 나타났고 후반 막판에는 또 다시 수비 집중력에 발목 잡혀 크란차르에게 문전 앞에서 골을 허용합니다.

토트넘전 3실점은 레스콧의 부상 공백이 컸음을 상징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레스콧이 부상 여파로 내년에 복귀할 예정이어서 맨시티의 수비 불안 문제는 계속 반복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오누오하-투레가 받쳐주지 못하면 실비뉴-데 용-리차즈 같은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옵션들의 수비 부담이 커지고 팀의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맨시티는 레스콧 부상 이전에도 수비 조직력에 결함을 드러냈고 실점하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 집중력 결여로 골을 허용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이것은 맨시티가 공격 전술과 맞물려 전반적인 조직력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마크 휴즈 감독의 책임이 큽니다. 팀을 하나로 융합시키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능력에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휴즈 감독의 맨시티는 아스날과 첼시를 격파하고 맨유에게 패했음에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리그에서의 승점 쌓기가 매끄럽지 못한 것은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고 그 밑바탕에 조직력 결여가 있었습니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강팀을 꺾는 것 보다는 꾸준한 승점 쌓기가 더 중요함을 휴즈 감독이 인지해야 합니다.

문제는 휴즈 감독이 지난 시즌 맨시티 성적 향상에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맨시티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조직력 부족이었는데 이것이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꾸준한 승점 쌓기에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리그 8위로 추락한 것은 감독의 역량에 문제가 있습니다. 맨시티가 빅4에 진입하려면 감독 교체도 고려해 볼 만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지 언론에서는 히딩크-무리뉴-만치니 같은 유명 감독들이 맨시티의 새로운 감독이 될 것이라는 보도를 줄기차게 했습니다. 맨시티가 더 이상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휴즈 감독을 교체해야 할 것이며 팀의 반전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적임자가 필요합니다. 그 시점이 1월 이적시장 이전이라면 새로운 감독 구미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휴즈 감독 체제가 시즌 종료까지 계속되고 팀 전술이 더 이상 개선하지 못하면 올 시즌 맨시티는 빅4 진입이 실패로 끝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