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록신' 디디에 드록바(31)의 거침없는 골 행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드록바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1경기에서 9골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 출전 2골, 칼링컵 1경기 교체 출전에 1골 기록하는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 시즌 13경기에서 12골 넣었으니 득점력이 가히 대단합니다.

첼시의 공격은 드록바의 가공할 포스트 플레이에 대한 비중이 큽니다. 그래서 첼시와 상대하는 팀들은 견고한 수비벽을 형성하면서 드록바를 견제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럼에도 드록바는 경이적인 골 결정력으로 상대의 거센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5경기 연속골을 넣는 골잡이의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지난달 17일 아스톤 빌라전부터 지난 3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까지 5경기에서 6골 넣었습니다. 이것은 드록바의 화끈한 득점력이 반짝이 아닌 실력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드록바를 골만 넣는 공격수라고 보기에는 무리입니다. 드록바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5도움을 기록해 패스를 통해 팀의 골을 엮어내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특히 지난달 4일 라이벌 리버풀전에서는 아넬카-말루다의 골을 도우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첼시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넣은 28골 중에 14골이 드록바(9골 5도움)가 기록한 수치였으니,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습니다.

이러한 드록바의 활약상은 첼시가 프리미어리그 1위, 챔피언스리그 16강 조기 진출 확정지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첼시는 지난 여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부임하면서 다이아몬드 전술 정착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드록바의 거침없는 골 감각을 앞세워 전술적인 불안을 떨쳤습니다. 미드필더들과 '드록바 파트너' 아넬카가 다이아몬드 전술을 정착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면 드록바는 골을 앞세워 다이아몬드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9월 22일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을 통해 "드록바는 내가 직접 지도한 최고의 공격수다. AC밀란에서 함께했던 필리포 인자기는 영리했고 안드리 셉첸코는 훌륭했지만 공중볼에 약했다. 헤르난 크레스포와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도 지도했지만 드록바가 최고다"며 드록바에 대한 깊은 신뢰를 과시했습니다. 이것은 드록바의 공격력이 흠잡을 것 없이 강하다는 것을, 첼시의 공격수로서 뚜렷한 맹활약을 펼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드록바에 대한 찬사는 현지 언론에서도 보도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지난 3일 "드록바가 축구선수로서 성장이 쉽지 않은 31세의 나이에 점점 발전하고 있다. 올 시즌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드록바가 30대의 나이를 이겨내고 기량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성기 연령대가 27~28세라는 것을 상기하면 드록바의 저력은 대단한 것입니다. 이것은 드록바의 올 시즌이 최전성기임을, 2004년 첼시 이적 이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사실, 드록바의 전성기는 무리뉴 체제 였습니다. 첼시로 이적한 2004/05시즌에 50년 동안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팀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안겨줬기 때문이죠. 당시 드록바는 프리미어리그 26경기에서 10골 5도움을 기록했습니다. 2006/07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36경기에서 20골 4도움을 기록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이러한 드록바의 거침없는 활약상은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서 '스페셜 원'으로 이름을 날리며 3시즌 동안 6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드록바가 현지 언론을 통해 기량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무리뉴 체제보다 안첼로티 체제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드록바는 무리뉴-그랜트-스콜라리-히딩크 체제를 거쳐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그동안 다양한 수비수들과 상대하면서 언제 어느 시점에서 골을 터뜨리고 상대를 유린하는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이것이 안첼로티 체제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이 됐습니다. 그동안 첼시에서 다져진 경험과 기량이 결국에는 안첼로티 체제에서 맘껏 폭발한 것입니다. 이제는 지금의 활약상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드록바의 행보가 의미있는 것은 불과 몇달 전까지 현지 언론으로부터 첼시 방출 1순위로 꼽혔던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드록바는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방출이 유력했습니다. 들쑥날쑥 기량에 사고뭉치였기 때문이죠. 그랜트와 스콜라리 체제에서는 잦은 무릎 부상으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경기력이 저하되었고 아넬카와의 원톱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자서전에서 네마냐 비디치(맨유)를 비하한 것을 비롯 관중석 동전 투척, 인터뷰장에서 팀 내분 촉발, 바르셀로나전에서의 과격 행동으로 팀을 곤혹스럽게 했다.

만약 스콜라리 체제가 적어도 지난 시즌까지 계속 되었다면 드록바는 지금쯤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을 것입니다. 또한 드록바는 2년 전 무리뉴 감독이 떠난 이후 현지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첼시를 떠나겠다"고 폭탄 선언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무리뉴 감독과 매끄럽지 못한 과정으로 이별한 첼시에 실망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랜트와 스콜라리 체제에서는 부상과 부진으로 내림세에 빠졌고 특히 스콜라리 체제에서는 자신이 출전한 21경기 중에 3경기만 풀타임 뛰었을 뿐 벤치를 뜨겁게 달구는 시간이 출전 시간보다 더 많았습니다.

그런 드록바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이 바로 히딩크 감독의 부임 이었습니다. 스콜라리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난 2월 경질 되면서 히딩크 감독이 3개월 임시 사령탑을 맡았던 것이죠. 드록바는 히딩크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속에 화려하게 부활하여 스콜라리 체제에서 꿈틀거리지 못했던 공격 본능을 맘껏 과시했습니다. 드록바는 지난 2월 25일 유벤투스전부터 4월 18일 아스날전까지 11경기에서 9골 넣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습니다. 고비때마다 상대 골망을 흔들며 첼시의 FA컵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의 일등 공신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드록바의 거침없는 활약상은 안첼로티 체제에서 꽃을 피우게 됐습니다. 히딩크 체제에서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던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안첼로티 체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스콜라리 체제 시절 자신을 벤치로 밀어냈던 '지난 시즌 EPL 득점왕' 아넬카가 안첼로티 체제에서 자신의 득점을 보조할 정도로 팀 내에서의 활약상이 다른 누구보다 눈부십니다. 최근 첼시에서 고공행진을 펼치는 드록바의 최전성기는 바로 올 시즌 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