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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vs첼시, 다비드 비야 영입하는 이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가 스페인 공격수 다비드 비야(28, 발렌시아)의 영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두 팀 모두 1월 이적시장에서 거금의 이적료로 비야 영입을 희망하는 상황입니다.

잉글랜드 일간지 <미러>는 1일(이하 현지시간) 맨유와 첼시가 비야 영입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러는 "첼시는 3300만 파운드(약 660억원)의 이적료로 비야 영입을 추진했으나 선수는 맨유와 강력히 연결됐다. 비야는 예전에 첼시 이적을 거부했고 맨유 이적을 원했다"며 비야의 맨유 이적설에 힘을 실어준 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비야를 원하지만 4500만 파운드(약 900억원)의 몸값이 걸림돌이다. 만약 비야 몸값이 떨어지면 맨유가 영입에 적극적일 것이다"며 비야의 높은 몸값이 두 팀 영입 경쟁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맨유와 첼시가 거금의 이적료로 비야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현실적으로 영입할 의지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맨유는 지난 여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으로 얻은 거금의 이적료를 비야 영입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반면에 첼시는 올해 크리스마스 전까지 선수 영입 금지 징계 결정이 유보된 것을 노려 비야 영입에 필사적인 노력을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두 클럽이 팀의 우승을 위해 공격력에 올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비야는 지난해 스페인의 유로 2008 우승을 이끌었던 공격수입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타겟맨인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을 보조하면서, 때로는 최전방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의 허점을 찾기 위해 빈 공간을 창출하는 스타일을 지닌 선수입니다. 공격수와 2선 사이의 공간에서 팀 공격을 풀어가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임에도 많은 골을 넣으며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들의 끊임없는 영입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타겟맨과 윙 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까지 있습니다.

이러한 비야의 특징은 맨유와 첼시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토레스도 리버풀에서 성공한 만큼, 비야의 파괴력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것이라는 것이 두 팀의 계산입니다. 어쩌면 비야 영입전에서 승리하는 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맨유가 비야 영입을 원하는 이유는 호날두-테베즈가 빠진 공백을 메워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타적인' 안토니오 발렌시아, '전성기가 지난' 마이클 오언 만으로는 호날두-테베즈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두 명의 주축 선수가 빠지면서 공격의 역동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비야 카드로 만회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맨유가 거침없는 공격축구의 팀 컬러를 보유했던 팀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비야는 올드 트래포드에 꼭 필요한 공격 옵션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런 맨유의 화력 강화는 절실합니다.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4위(23골)의 기록은 최근 세 시즌 동안 1~2위를 기록했던 맨유의 이미지와 맞지 않습니다.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이 각각 7골과 4골을 기록중이지만 No.3 공격수 오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공격 옵션을 넓힐 필요가 있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4명의 특출난 공격수를 보유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1월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할 것입니다. 출중한 골 생산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맨유 전력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비야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습니다.

비야의 맨유 이적은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두 선수는 최전방에서 활발한 호흡을 맞추지 못해 각자의 역할에만 충실하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쉐도우 스트라이커인 베르바토프가 상대팀 압박에 막혀 부진하면 타겟맨인 루니도 고립되면서 맨유의 공격 마무리가 '1+1=1.5'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만약 맨유가 비야를 영입하면 '루니-비야'라는 파괴적인 투톱 라인이 형성되거나 '베르바토프-비야'로 짜인 기교를 앞세운 조합으로 팀 공격력이 다채로워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첼시도 비야 영입을 원하는 이유는 맨유처럼 다채로운 공격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록바-아넬카' 투톱이 서로 비슷한 성향의 빅맨이기 때문에 매끄러운 공격 전개를 위해서는 또 다른 유형의 공격수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난 1월과 여름 이적시장에서 카를로스 테베즈(맨체스터 시티) 영입을 원했고 같은 기간에는 세르히오 아구에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알렉산더 파투(AC밀란)에 러브콜을 보낸적이 있었습니다.

'드록바-아넬카' 투톱은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1위를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아넬카가 팀 플레이에 치중하고 드록바가 골을 넣는데 치중하는 공격 마무리 능력은 리그에서 가장 파괴적이라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은 상대팀이 읽었기 때문에(드록바의 경이적인 골 결정력을 상대팀이 막지 못했지만) 새로운 유형의 공격 패턴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첼시의 비야 영입은 창의적인 공격 패턴과 기교를 앞세워 드록바-아넬카의 골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비야가 영입되면 '드록바-비야' 또는 '아넬카-비야' 투톱 조합이 형성 될 것입니다. 드록바와 아넬카는 비야의 현란한 발재간과 발군의 패싱력을 통해 상대 골망을 흔들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드록바와 아넬카가 포스트 플레이를 앞세워 공을 따내면 비야가 이를 받아 골을 노릴 수 있는 이점이 작용합니다. 비야의 골 결정력은 스페인 대표팀과 발렌시아에서 환상적이었기 때문에 첼시 공격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무기로 자리잡을 전망입니다.

첼시의 비야 영입 효과는 이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드록바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 공백, 기복이 심한 아넬카의 문제점을 만회할 수 있는 적절한 카드가 될 것입니다. 또한 드록바-아넬카가 각각 31, 30세의 선수라는 점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힘든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드록바가 오랫동안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것이 그 예입니다. 그래서 드록바-아넬카의 공격력과 견줄만한 선수의 필요성이 있습니다.

물론 맨유와 첼시의 비야 영입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비야를 영입하려면 라이벌 팀과의 영입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야가 발렌시아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것도 변수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발렌시아가 적지 않은 기간동안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렸던 것도 참고해야 할 부분이니다. 발렌시아가 재정난을 해결하려면 비야를 비싼 이적료로 빅 클럽에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비야가 발렌시아를 떠난다면 차기 행선지가 어느 팀이 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