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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주영-이청용, 얼마나 성장했을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출범 이후 첫 아프리카 팀과 친선경기를 가집니다. 오는 14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세네갈과 한 판 승부를 겨룹니다.

무엇보다 세네갈은 아프리카 팀이어서 눈길을 끕니다. 최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이 U-20 월드컵에서 카메룬, 가나 같은 아프리카 팀들에게 패했기 때문에 허정무호의 세네갈전 경기력에 초점을 모을 수 밖에 없습니다. 평가전이 경기 결과보다 경기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하면 세네갈전에서 아프리카 특유의 빠른 템포를 묶을 수 있는 자신감과 과제를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세네갈전은 해외에서 활약중인 국내 선수들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 3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오른쪽 풀백 차두리를 비롯해서 A매치 7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진 이근호의 명예회복이 관심사입니다. 그리고 최근 유럽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박주영(24, AS 모나코)과 이청용(21, 볼튼)이 이전 A매치보다 얼마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유럽에서 쌓은 기량을 얼마만큼 과시할지 기대됩니다.

박주영-이청용, 업그레이드 된 모습 보여줄까?

박주영과 이청용은 한국 축구 세대교체의 상징입니다. 박주영은 안정환-조재진을 대체하는 부동의 공격수 자원이자 한국 축구를 대표할 공격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이청용은 서정원-박지성-이천수와 다른 유형의 윙어지만 다른 누구보다 기본기가 튼튼한 선수입니다. 한국 축구가 국제 무대에서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기본기의 벽에 번번이 무너졌음을 상기하면 이청용의 희소가치가 큽니다.

또한 두 선수는 올 시즌 유럽리그에서 맹활약 중입니다. 박주영은 올 시즌 프랑스리그 6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해 기 라콤브 신임 감독의 두꺼운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첼시와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던 아이두르 구드욘센을 벤치로 밀어내고 주전 원톱으로 출전할 정도로 팀 내에서의 위상이 큽니다. 이청용은 잉글랜드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26일 버밍엄 시티전 데뷔골을 비롯 현재 1골 2도움 기록중입니다.

두 선수가 유럽리그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걸은 것은 기량이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박주영은 프랑스리그에서 쌓은 경험과 감각을 앞세워 약점이었던 몸싸움을 강점으로 변화 시켰습니다. 체격 좋은 유럽 선수와의 자주 맞부딪치면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자신감이 강해졌고 상대보다 먼저 몸싸움을 펼칠 만큼 적극적인 성향으로 변신 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팀이 골을 필요로 하는 상황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 한동안 침묵을 지켰던 '해결사의 기질'을 키웠습니다.

이청용은 볼튼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았지만 문전 안에서의 침착성이 서울 시절보다 향상 됐습니다. 버밍엄 시티전 데뷔골과 지난 3일 토트넘전 도움 장면을 통해 문전 안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기 위한 침착성이 돋보였습니다. 토트넘전 도움은 공이 상대 골키퍼를 맞았던 운이 따랐지만 그 과정에서의 자세가 아무런 군더더기가 없었습니다. 서울 시절에 문전 바깥에서 가공할 파괴력을 발휘했던 그가 이제는 문전 안에서 팀의 골을 결정지을 수 있는 임펙트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세네갈전은 유럽리그에서 부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박주영과 이청용의 활약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산소탱크' 박지성이 맨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행보를 걸었음을 상기하면 박주영과 이청용을 향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세네갈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들입니다.

박주영은 A매치 3연속 골이 기대됩니다. 지난 파라과이전과 호주전에 이어 세네갈전에서 골을 넣으며 허정무호 부동의 공격수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입니다. 동갑내기 이근호가 A매치 7연속 무득점으로 벤치로 밀렸기 때문에 박주영의 골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유럽리그에서 공격 포인트에 물이 오를 조짐을 보였음을 감안하면 세네갈전 골을 비롯해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의 멋진 골 감각이 기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세네갈 수비진은 아프리카 선수 답게 파워풀한 몸싸움과 탄력 넘치는 체격을 자랑합니다. 예전의 박주영이라면 몸싸움에서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박주영은 프랑스리그에서 다진 감각을 통해 적극적인 몸싸움과 민첩해진 순간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유린하는 경기력이 날이 갈수록 늘었습니다. 이번 세네갈전에서 그 모습을 보이며 공격수로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면 월드컵 본선에서의 맹활약에 자신감을 얻을 것입니다.

이청용은 세네갈전에서 '부쩍 성장했다'는 임펙트를 보여줘야 합니다. 최근 볼튼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어느덧 팀의 주전 선수로 뛰고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경기력을 국내팬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박주영을 비롯한 동료 공격 옵션들이 상대 수비와 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문전으로 빠르게 파고들어 한국의 골을 엮어내는 장면, 오른쪽 측면에서의 활발한 침투로 상대 왼쪽 수비를 허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세네갈전에서는 '박지성 시프트' 정착에 힘을 써야 합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박지성을 중앙으로 포진시키는 4-2-3-1 전술로 다양한 공격 시도를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습니다. 이청용이 박지성의 오른쪽 날개 역할에 충실해 공격 연결과 밸런스 유지에 힘을 쓰면 박지성 시프트가 힘을 얻을 것입니다. 또한 박지성 시프트는 공격 옵션끼리 서로 위치를 바꿔 상대를 교란할 수 있는 만큼, 이청용과 박지성의 철벽호흡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