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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숫자로 결산한 유럽축구 이적시장 10선

 

지구촌 축구팬들의 시선과 이목을 사로잡았던 2009년 유럽축구 이적시장이 끝났습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는 걸출한 실력을 자랑하는 스타들의 소속팀 이동이 잦았으며 대형 선수 싹쓸이 영입으로 성적 향상을 꿈꾸는 갑부 클럽들의 선전이 돋보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레벨이 낮은 리그로 둥지를 튼 스타가 있는가 하면 이적시장을 기회삼아 소속팀으로부터 많은 주급을 얻은 선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효리사랑> 블로그에서는 이적시장에서 있었던 이슈들을 모아 결산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굵적한 이슈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라비아 숫자를 키워드로 삼아 10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레알 마드리드

레알은 스페인과 유럽의 1인자를 꿈꾸는 클럽입니다. 프리메라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 카카-호날두-벤제마-알비올-아르벨로아-알론소 같은 특급 스타들을 대거 영입하여 여름 이적시장의 이슈메이커로 자리잡으며 갈락티코 2기를 출범했습니다. 6명의 선수를 영입하는데 2억 4650만 유로(약 4335억원)의 거금을 들이며 1인자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과시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스페인과 유럽의 1인자이자 라이벌인 FC 바르셀로나를 넘어서야 합니다. 지난 4월 홈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2-6으로 대패했던 설움, 다섯 시즌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던 아쉬움을 만회하여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주목됩니다.

4. 맨체스터 시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에서는 맨시티의 행보가 독보적이었습니다. 배리-산타 크루즈-테베즈-아데바요르-투레-레스콧 같은 대형 선수들을 싹쓸이 영입해 1억 1750만 파운드(약 2414억원)의 이적료를 지출했습니다. 레알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선수 네임벨류와 팀 성적을 고루 종합하면 맨시티의 행보도 놀랍습니다. 맨시티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부터 지금까지 빅4 클럽보다 더 많은 이적료를 지출했고 전 포지션에 걸친 스쿼드 보강으로 전력이 부쩍 향상 됐습니다. 올 시즌에는 6명의 대형 선수를 영입해 빅4 진입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습니다. 빅4를 호시탐탐 노리는 맨시티의 야망이 성공이라는 결과로 이어질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7. 마이클 오언&안토니오 발렌시아

맨시티가 이적시장에서 하늘을 찌를듯한 행보를 그렸다면 지역 라이벌인 맨유는 울상 지었습니다. 리베리-벤제마-발렌시아를 영입하겠다는 것이 당초의 복안이었으나 결과는 발렌시아 영입에 그쳤습니다. 다른 공격 옵션 영입까지 차질을 빚자 뉴캐슬에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던 오언을 이적료 없이 영입했습니다. 호날두와 테베즈가 없는 맨유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하려면 오언-발렌시아 같은 이적생들의 분발이 절실합니다. 오언은 호날두의 등번호를 물려받아 7번 계보를 새롭게 빛낼 임무를 부여받았고 발렌시아는 위건 시절 90경기에서 7골에 그쳤던 골 부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숫자 7에 대한 인연이 얽힌 두 선수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8 : 히카르두 카카

카카는 지네딘 지단의 뒤를 이을 'NEW 축구황제' 입니다. 지단과 똑같은 공격형 미드필더인 것을 비롯 월드컵-UEFA 챔피언스리그 같은 메이져 대회 우승 경력을 지녔습니다. 그리고 막대한 이적료를 기록하고 세리에A에서 레알로 둥지를 튼 공통점도 있습니다. 카카는 레알로부터 지단의 선수 시절 등번호였던 5번을 부여받을 계획 이었습니다. 하지만 카카는 지단의 5번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새로운 등번호를 원했고 그 번호가 바로 8번 이었습니다. '8번 카카'는 갈락티코 2기를 이끌어갈 에이스입니다. 레알이 스페인과 유럽 축구 1인자로 떠오르려면 카카의 꾸준한 맹활약이 필수입니다. 갈락티코 1기를 화려하게 빛낸 지단의 발자취를 따라갈지 주목됩니다.

21 : 이청용

이청용은 지난 7월 FC서울에서 볼튼으로 이적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7호이자 최연소(21세) 프리미어리거입니다. 21세의 어린 나이에 빅 리그에 대한 경험을 쌓으며 실력을 키우는 것은 선수 본인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비록 볼튼에서는 후반 교체 출전에 만족하고 있지만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박지성 같은 프리미어리그 빅 스타로 거듭날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아스날과 프랑스 대표팀의 왼쪽 풀백인 가엘 클리시와 맞대결 펼치고 싶다는 이청용의 패기는 역시 21세 선수 답습니다.

26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리오넬 메시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던 FC 바르셀로나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토를 정리하고 즐라탄을 영입했습니다. 즐라탄이 창의적이고 파괴적인 공격 패턴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 공격의 업그레이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판단입니다.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날카로운 패스로 자신을 뒷받침하고 측면 공격수인 앙리와 메시가 이타적인 활약에 능하기 때문에 동료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는다면 올 시즌 자신의 최고 전성기를 누릴 전망입니다. 특히 지난 시즌 38골 넣었던 메시와의 콤비 플레이는 지구촌 축구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195cm의 즐라탄과 169cm의 메시의 신장 차이는 26cm입니다.

65 : 사뮈엘 에토&디에고 밀리토

인터 밀란은 올 시즌 세리에A 5연패 및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합니다. 비록 즐라탄을 바르셀로나에 내줬지만 에토와 디에고 밀리토를 영입하면서 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A급 공격수 부족을 커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세리에A에서 평균 19골 넣었던 즐라탄을 잃은것은 불안 요소지만 에토-밀리토 투톱이 분전하면 즐라탄 공백 해결을 비롯 팀 전력이 업그레이드 되는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에토와 밀리토는 지난 시즌에 각각 39골과 26골 넣는 가공한 득점력을 발휘했습니다. 총 65골 넣었던 두 선수의 득점력은 즐라탄의 공백을 잊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1,978 : 가브리엘 에인세&아이두르 구드욘센

빅 리그에서 전성기가 지난 몇몇 선수들은 이적시장에서 낮은 레벨의 리그와 클럽으로 둥지를 틀으며 경기에 많이 출전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 레알과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던 에인세와 구드욘센은 1978년생 동갑내기로서 나란히 프랑스리그에 진출했습니다. 에인세는 마르세유와 3년 계약을 맺어 2004년 파리 생제르망 시절 이후 5년 만에 프랑스리그에 복귀했습니다. 자신의 노련한 수비력과 맨유-레알에서 다져진 경험이 마르세유의 리그1 우승을 이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구드욘센은 AS모나코로 이적해 박주영과 투톱 공격수를 맡을 전망입니다. '구드욘센-박주영' 투톱은 리그1 경기를 지켜보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큰 재미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170,000 : 존 테리

테리의 맨시티 이적설은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었습니다. 테리는 지난 1월부터 얼마전까지 맨시티의 끈질긴 영입 공세를 받았습니다. 이적설에 연루되면 즉각 이를 부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지만, 테리는 첼시 잔류에 대한 어떠한 코멘트를 붙이지 않아 맨시티 이적이 구체화 됐습니다. 첼시에서 주급 15만 5000파운드(약 3억 2500만원)를 받는 선수로서 맨시티의 25만 파운드(약 5억 2300만원) 주급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머뭇거리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첼시 구단의 적극적인 잔류 행동 때문에 맨시티 이적을 택하지 않았고 얼마전 첼시와 주급 17만 파운드(약 3억 4500만원) 계약을 맺으며 자신의 몸값을 올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맨시티 이적설은 소속팀에서 주급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80,000,000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호날두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8000만 파운드(약 1653억원)의 이적료로 맨유에서 레알로 팀을 옮겨 세계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했습니다. 두 시즌에 걸친 우여곡절 끝에 그동안 염원했던 레알맨이 되면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레알 홈구장)의 영웅이 되겠다는 각오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만만찮은 것이 사실입니다. 맨유에서는 퍼거슨 감독을 비롯 동료 선수들의 끊임없는 신뢰와 헌신속에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지만 레알에서는 걸출한 기량을 자랑하는 동료 선수들과의 팀 플레이가 더 중요합니다. 맨유 시절의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새로운 리그에서 변신을 꿈꾸는 호날두의 도전은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