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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vs서울, 보고 싶은 10가지 장면들

 

오늘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FC서울의 친선경기. 맨유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이 여럿 포진한 지구촌 최고의 인기 팀이며 서울은 그동안 꽃미남 스타들을 여럿 배출했던 K리그의 인기 구단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맨유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경기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의 대표적인 인기 팀들이 상암벌에서 맞붙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팬들은 이번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고 싶은지를 맨유팬과 서울팬의 관점으로 바라본 5가지를 합해, 총 10가지 장면을 논하겠습니다.

맨유팬이 보고 싶은 장면 1 : 맨유 길 사장 "한국팬들은 여전히 열정적이다. 열기가 정말 훌륭했다"

데이비드 길 맨유 사장은 2007년 투어 종료 후였던 그해 8월 6일 <팀 토크>를 통해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한국은 정말 놀라운 곳이었다. 한국이 일본보다 더 열정적이었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경기장은 6시간 만에 티켓이 매진 되었다. 올드 트래포드보다 더 많은 팬들이 붉은 옷을 입고 찾아올 정도였다"며 한국의 맨유 열풍에 감탄했습니다. 맨유팬들은 MUFC라는 문구로 카드섹션을 진행하여 경기장 열기의 흥을 돋우었습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중에 대부분이 맨유팬들이어서 열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맨유팬들이 이번 경기에서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낸다면 길 사장의 칭찬성 발언을 또 기대할지 모를 일입니다. 

서울팬이 보고 싶은 장면 1 : 퍼거슨 감독 "서울이 잘했다. K리그 팀이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2007년 7월 27일 중국 광저우전 종료 후 기자회견을 통해 "맨유는 (한중일에서) 4경기를 치렀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일본 축구가 한국과 중국에 앞선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맨유가 우라와 레즈전에서 2-2로 비긴데다 서울전에서는 4-0의 대승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서울로서는 자존심이 상한 일입니다. 하지만 서울이 이번 경기에서 맨유를 꺾기 위해 모든 사력을 다한다면 한국 축구에 대한 퍼거슨 감독의 시각을 바꿔 놓을 가능성의 여지가 있습니다. 어쩌면 서울팬들은 퍼거슨 감독의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서울이 잘했다. K리그 팀이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는 말을 듣고 싶을지 모릅니다.

맨유팬이 보고 싶은 장면 2 : 이번에도 대량 득점이다!

2007년 맨유 투어에서 맨유 팬들의 반응이 뜨거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호날두-이글스-루니-에브라가 차례로 골을 넣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반 20분에는 호날두가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3-0으로 앞섰습니다. 맨유 팬들은 이번 서울전에서도 대량 득점을 기대할 것입니다. 맨유는 2007년 7월 17일 우라와 레즈전을 시작으로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7번의 경기를 치렀으며 1경기 당 평균 3.57골을 기록했습니다.(총 25골) 지난해 연말 클럽 월드컵에서는 그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었던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5골이나 퍼붓기도 했습니다. 서울전에서의 대량 득점이 기대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서울팬이 보고 싶은 장면 2 : 이번에는 기필코 복수한다!

서울은 2번 연속 대량 실점의 굴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이번 경기에 모든 사활을 걸을 가능성이 큽니다. 비록 이청용도 없고 한태유-김치우-고명진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선수층이 두꺼운데다 K리그 1위 팀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세놀 귀네슈 감독은 23일 맨유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2년 전에 맨유와 만났을 때 최선을 다했음에도 0-4로 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서울은 한국과 아시아 명품 구단으로 올라서고 있는 중이다"며 맨유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서울이 맨유전에서 원하는 것은 0-4 패배에 대한 복수입니다.

맨유팬이 보고 싶은 장면 3 : 호날두의 드리블은 없지만 베르바토프의 우아한 발재간이 있다!

2007년 맨유 투어가 흥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맨유가 국내에서 많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중 하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당대 최고의 축구 천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호날두는 화려한 발재간과 빠른 스피드, 가공할만한 킥 능력,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에 버금가는 상품성을 자랑하는 '포스트 베컴' 입니다. 비록 호날두는 팀을 떠났지만 이번 투어에서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포가 있습니다. 베르바토프는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우아한 발재간과 트래핑, 패스를 주무기로 하는 '근육질의 발레리나'입니다. 축구팬들은 베르바토프의 서울전 활약에 "190cm 선수가 공을 예술적으로 다루네"라는 감탄을 터뜨릴지 모릅니다.

서울팬이 보고 싶은 장면 3 : 김호준의 크레이지 모드를 기대하라!

서울팬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골키퍼 김호준입니다. 김호준은 지난해 3월 LA갤럭시와의 친선 경기에서 깜짝스타로 떠올랐던 선수입니다. 특히 승부차기에서 2번, 3번, 4번, 5번으로 나왔던 키커들의 슛을 차례로 선방하는 괴력을 선보이며 서울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더니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던 김병지를 제치고 주전으로 도약했습니다. 비록 실전에서는 판단 능력 부족으로 고비때마다 실점하는 모습이 많았지만, 이번 맨유전에서는 LA갤럭시전에서의 '포스'를 되찾는 것을 비롯 크레이지 모드로 서울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주목됩니다.

맨유팬이 보고 싶은 장면 4 : 오언의 아시아 투어 3경기 연속골

맨유의 꽃미남 스타인 오언의 활약도 기대됩니다. 오언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에 입단한 선수로서 지난 18일과 20일 말레이시아 일레븐 팀을 상대로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습니다. 비록 아시아 투어 및 프리시즌 경기지만 지난 1월 17일 블랙번전 부터 시즌 최종전까지 무득점에 그쳤기 때문에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신감을 찾아야 하는 단계 입니다. 그래서 오언은 이번 서울전에서도 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베르바토프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아시아 투어에서 퍼거슨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임펙트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맨유팬들도 오언이 서울전에서 아시아 투어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부활에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서울팬이 보고 싶은 장면 4 : 무실점

반면 서울팬들은 무실점을 원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2년 전 맨유전 0-4 패배를 복수하려면 무엇보다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서울의 앙숙' 수원이 2004년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었던 것 처럼, 서울도 유럽 빅 클럽과의 친선경기에서 팀이 무실점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김호준의 크레이지 모드를 비롯해서 '아디-박용호(김치곤)-김진규-이종민'으로 짜인 포백이 맨유의 공격 옵션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나니(토시치)-루니-오언(베르바토프)-박지성'으로 짜인 공격력을 철저히 봉쇄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맨유가 최근 2년 간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1경기당 평균 3.57골을 기록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전이 되겠지만, 서울팬들은 기적을 원하고 있습니다.

맨유팬이 보고 싶은 장면 5 : 박지성의 골

이번 경기의 최대 이슈는 '산소탱크' 박지성입니다. 박지성은 2005년 맨유 입단 이후 처음으로 맨유 유니폼을 입고 고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며 2년 전 무릎 부상으로 투어에 불참했던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됩니다. 팀 내에서의 위상과 가치도 2년 전 스쿼드 플레이어였을 때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팀의 주축 선수로 서울전에 나서게 됩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이 바로 '골'입니다. 자신을 뜨겁게 응원해 줄 팬들 앞에서 골을 넣으며 상암벌의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할지 기대됩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박지성이 여러차례 골을 넣었던 장소이기 때문에 맨유의 일명 '태권 브이(V)' 유니폼을 입은 첫 경기에서 상대 골망을 출렁일지 주목됩니다.

서울팬이 보고 싶은 장면 5 : 기성용 맹활약

서울의 플레이메이커인 기성용의 맹활약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기성용은 서울과 대표팀 미드필더진의 핵으로 자리잡은 것은 물론 유럽 진출까지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경기는 맨유 선수들 앞에서 유럽에 대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며, 2년 전 자신에 대한 영입 관심을 가졌던 퍼거슨 감독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래서 서울팬들은 기성용이 맨유전에서 맹활약 펼치기를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팬의 입장에서 팀의 영건이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부쩍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