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이 '야수' 웨인 루니(23)를 최적의 포지션에 포진시켜 사실상 '에이스'로 키우겠다는 구체적 안을 내놓았다.

퍼거슨 감독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잉글랜드 대중지 <타임즈 온라인>을 통해 "맨유가 더 나은 팀이 되려면 루니의 어중간한 역할을 결정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 뒤 "루니는 지난 시즌 팀을 위한 경기력을 펼쳤으며 잦은 포지션 변경 속에서도 단 한번도 나에게 불만을 터뜨리지 않은 것이 대견스럽다"며 지난 시즌 공격수와 미드필더, 왼쪽 풀백까지 소화하며 이타적인 경기력에 주력한 루니의 팀 공헌도를 치켜 세웠다.

평소 루니를 애지중지하게 키웠던 퍼거슨 감독은 "그동안 루니가 골 결정력에 문제점을 나타낸 책임 중에 일부는 나에게 있다"고 그의 잠재력이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음을 인정한 뒤 "그의 최적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 또는 그 아래 자리다. 그는 두 역할을 잘 소화하는 선수이며 양발을 잘 쓰고, 발이 빠르고, 페널티박스로 쇄도하는 투지가 충분하다"며 더 이상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으로 내리지 않겠다고 못을 박아 공격수로서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자신의 2008/09시즌 계획을 공개했다.

루니는 2004년 8월 맨유 입단 이후 두 시즌 동안 줄곧 뤼트 판 니스텔로이(레알 마드리드)를 보조하는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기용됐다. 페널티지역 내에서의 득점 감각과 당시 '팀 전술의 중심'이었던 판 니스텔로이와의 호흡이 최고라는 현지 여론의 찬사를 받았고, 빠른 문전 쇄도와 수비수 2~3명을 가볍게 재치며 골망을 흔드는 빨랫줄 같은 슈팅은 그의 골 감각을 뒷받침하는 재능임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루니는 지난 시즌 카를로스 테베즈의 합류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사실. 자신의 스타일과 체격이 비슷한 테베즈가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쳐 팀의 해결사로 떠오르자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이타적인 경기력에 집중했던 것. 지난 시즌 중반부터는 왼쪽 측면 뒷공간에서 적극 수비에 가담하는 그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줄곧 공격진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발휘했던 '예전의 루니'와 다른 역할을 소화했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최근 루니의 역할이 현지 언론의 논란 대상으로 떠오르자 앞으로 그를 최적의 포지션인 공격수에 집중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 니스텔로이 이후 맨유의 에이스를 도맡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루니의 공격 활용도를 높여 2008/09시즌을 위한 승부수로 '루니 시프트'를 운용하겠다는 계획이자 '호날두의 맨유'에서 '루니의 맨유'로 개편하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구상이다.

루니의 붙박이 공격수 포진은 맨유의 주전 공격수 구도를 바꿀 여지가 충분하다. 퍼거슨 감독은 "루니 같은 23세 선수는 완성된 공격수라고 보기 어렵다. 루니는 경험있는 공격수와 함께 뛰면 (기량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맨유가 영입 추진 중인 'EPL 최고 타겟맨' 디미타르 베르바토프(토트넘)를 루니의 짝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의 발언을 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루니와의 역할이 겹친 테베즈를 No.3로 내리겠다는 의미.

최근 퍼거슨 감독의 행보는 좋지 않다. 자신의 브레인이었던 카를로스 퀘이로스 전 맨유 수석코치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맡은데다 호날두의 이적 추진 문제, 베르바토프 영입 과정에서 다니엘 레비 토트넘 구단주에게 '위선자'라는 비난을 받았기 때문. 여기에 맨유의 리그 3연패를 저지하려는 첼시의 야심찬 도전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징크스(우승팀이 다음 시즌 부진에 빠지는 징크스)'를 2008/09시즌에 이겨내야 하는 중압감까지 자신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어려운 과정에도 불구 2008/09시즌 영광을 위해 '루니 시프트'를 승부수로 띄웠다. 두꺼운 미드필더진을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매 경기마다 최대한 활용한 뒤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의 공격 지원을 늘릴 전망이다. 특히 루니의 붙박이 공격수 기용은 미드필더진-베르바토프로 연결되는 공격 루트의 완성도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팀 공격력 향상과 함께 퍼거슨 감독에게 자신의 든든함을 안길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은 "앞으로 몇년 안에 루니의 영입이 정말 좋았다고 말할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며 맨유의 에이스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루니의 잠재력을 치켜 세웠다. 지칠 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루니의 발끝에 향후 맨유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