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맨유, '박지성 경쟁자' 영입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안토니오 발렌시아, 마이클 오언에 이어 프랑스 출신 영건인 가브리엘 오베르탕(20)을 영입했습니다.

오베르탕은 오는 2013년 6월까지 맨유와 4년 계약을 맺은 선수로서 300만 파운드(약 6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윙어임에도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어 다양한 공격 플레이를 전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8일(이하 현지시간)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베르탕에 대해서는 최근 몇 년간 계속 눈여겨 봤다. 그를 영입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의 성공을 바랬습니다.

특히 오베르탕은 '산소탱크' 박지성과 포지션이 겹칩니다. 어찌보면 오베르탕이 박지성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각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베르탕은 박지성 경쟁자가 아닙니다. 그는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 보르도에서 주전 경쟁에 밀리더니 시즌 도중에는 로리앙으로 임대되어 15경기 출전하여 1골을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퍼거슨 감독이 러브콜을 보냈던 것은 그의 현재 실력보다는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팀의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한 것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입한 선수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맨유 측면, '박지성-발렌시아' 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맨유의 측면은 오베르탕의 영입 여부를 떠나 아직 2% 부족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으로 시즌 내내 실전에 믿고 맡길만한 윙어가 박지성과 발렌시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웨인 루니는 측면보다 중앙에서 뛰기를 원하고 있으며 루이스 나니는 지난 시즌 극심한 슬럼프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조란 토시치는 리저브 경기에서 경험을 쌓았을 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이렇다할 검증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팀 전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윙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물론 박지성과 발렌시아는 맨유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합니다. 박지성은 꾸준한 경기력을 비롯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퍼거슨 감독의 확고한 신임을 얻었고 발렌시아의 테크닉과 패싱력, 크로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단연 으뜸입니다.

그러나 두 선수 만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맨유가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을 쓰는 팀인데다 프리미어리그가 최근 베스트 11보다 베스트 18의 개념이 확고해진 팀들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발렌시아를 시즌 내내 주전으로 기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두 선수와 레벨이 비슷하거나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윙어가 있어야 맨유의 로테이션이 유기적으로 운용될 수 있고 주전을 향한 선의의 경쟁으로 기량 향상을 벼를 것입니다. 맨유가 우승을 해야 하는 빅 클럽임을 상기하면, 새로운 슈퍼 윙어가 한 명 더 필요합니다.

또한 박지성과 발렌시아는 공격 포인트가 부족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두 선수는 최근 세 시즌 동안 각각 79경기 출전 10골 4도움, 90경기 출전 7골 8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발렌시아가 호날두의 대체자가 아님을 알수 있습니다. 발렌시아는 공격 50~60, 수비 40~50의 비중을 두는 선수로서 탁월한 순발력과 발재간으로 팀의 빠른 공수 전환을 유도하는 성향인데다 적극적인 태클 시도로 상대 공격을 번번이 끊는 장점을 지닌 선수로서 '이기적인' 호날두와 스타일이 다른 선수입니다. 맨유가 2000년대에 이르러 긱스-베컴-호날두 같은 공격 포인트 능력이 뛰어난 윙어들이 팀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출중한 화력 무기를 지닌 윙어의 존재감이 절실합니다.

만약 맨유가 슈퍼 윙어를 영입하면, 나니와 토시치 영입에 각각 1400만 파운드(약 280억원) 800만 파운드(약 160억원)을 투자했던 금액이 아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맨유 전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선수들입니다. 나니는 최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비야레알 이적설에 시달릴 만큼 팀 내에서의 입지를 잃었으며 토시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기에는 몸싸움과 피지컬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물론 두 선수가 올 시즌에 실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슈퍼 윙어에 대한 존재감을 지울 수 있지만, 아직까지 팀 전력에 어떠한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박지성-발렌시아 공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루니는 지난 시즌 막판에 간헐적으로 측면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오언 영입과 맞물려' 붙박이 주전 윙어로 활약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여러 여건들을 따져보아도,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처럼 팀 전력에 영향을 미칠 슈퍼 윙어 영입을 검토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애슐리 영(24, 아스톤 빌라)의 맨유 이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일간지 <피플>은 지난 6일 "퍼거슨 감독이 오랫동안 관심 가졌던 영을 노리고 있다. 영이 호날두와 테베즈가 떠난 자리를 메울 것으로 믿고 있다"며 영의 맨유 이적설을 보도 했습니다. 영은 좌우 윙어와 투톱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만능으로 소화하는 선수로서 날카로운 패싱력과 화려한 발재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아스톤 빌라 소속으로서 최근 세 시즌 동안 98경기에서 18골 30도움을 기록한데다 2007/08시즌 프리미어리그 37경기에서는 8골 17도움의 성적을 올리며 특급 도우미의 진가를 뽐냈습니다. 득점력도 어느 정도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력이 무르익으면 많은 골을 넣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영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PFA) 영 플레이어에 선정된 선수로서 맨유의 공격을 이끌 히든카드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당초 맨유 이적설로 주목 끌었던 프랑크 리베리가 바이에른 뮌헨 잔류쪽으로 진로를 틀었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영의 영입을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 시점이 올해 여름 이적시장이 될지 아니면 다음 이적 시장이 되거나 무산될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박지성-발렌시아 공존과 나니-토시치의 '포텐'이 터지기를 바라기에는 호날두 공백을 메우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박지성 경쟁자'로 꼽힐 새로운 윙어가 맨유 전력에 필요한 시점입니다.

p.s : 참고로, 애슐리 영은 아스날 팬이며 아버지는 토트넘 팬, 두 명의 동생들은 리버풀 팬입니다. 특히 아스날과 리버풀은 맨유의 라이벌로서, 영이 맨유 이적을 원하고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맨유 공격수인 마이클 오언이 과거에는 리버풀 에이스였다는 점에서, 영이 앞날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분명한 것은, 언젠가 빅 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