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선생' 박주영(24)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으로 부터 영입 관심을 받았지만 AS 모나코 잔류를 선언했습니다. 박주영은 27일 잉글랜드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나는 풀럼 이적설에 대해 알고 싶지 않으며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현재 모나코에서의 생활이 행복하며 다른 팀에서 제의가 들어오더라도 팀을 떠날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멘트는 다른 팀의 이적설로 주목받는 축구 선수들의 전형적인 인터뷰 내용일 뿐입니다. 박주영의 속 마음이 어떤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나코보다 더 좋은 팀 또는 빅 리그 진출에 대한 꿈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아직은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속팀에 전념하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클럽들의 꾸준한 영입 관심을 받던 선수입니다. 풀럼, 위건,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인 사례지요. 물론 영입 성사 직전 단계까지 밟았던 적은 없었지만, 특히 맨유 같은 경우에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2년 전 MBC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주영 영입 관심을 시인한 적이 있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박주영을 눈여겨 봤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가치와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맨유는 세계적인 유망주들에 대한 일차적인 영입 관심을 나타내는데다 그중에서 특출난 몇몇 선수들은 이적설을 흘리기 때문입니다.(카를로스 퀘이로스가 맨유 수석코치 시절에 스스로 인정했지요.)

하지만 박주영의 풀럼 이적에 대한 국내팬들 반응은 좋지 않습니다. '풀럼으로 떠나느니 모나코에 남는게 더 낫다'는 것이 축구팬들의 주된 반응입니다. 풀럼이 박주영을 영입하려는 이유는 마케팅 차원에 의한 영입이라는 것을 웬만한 축구팬들도 꿰뚫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설기현에 대한 풀럼의 홀대 또한 국내팬들에게 좋게 비춰지지 못했습니다. 박주영이 지닌 실력을 놓고 보면 전력 강화의 목적으로도 비춰질 수 있지만, 풀럼의 진짜 의도는 마케팅과 밀접하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마케팅용 선수'에 대한 외부의 인식을 이겨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분명한 것은, 박주영의 이적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입니다. 굳이 풀럼은 아니더라도 다른 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모나코에서 좋은 활약 펼치기 시작한 시점도 지난달 2일 생테티엔전 2도움을 기록한 이후였을 뿐, 그 이전까지는 상대 수비의 견고한 압박에 막혀 이렇다할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10경기 넘게 골 침묵에 시달렸던 것도, 투톱 공격수에서 오른쪽 윙어로 전환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죠. 최근에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프랑스리그 적응 성공을 알렸지만 아직까지는 그 단계에 있을 뿐입니다.

모나코 경기를 꾸준히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박주영은 아직 모나코에서 만개한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습니다. 한준희 해설위원이 꾸준히 지적했던 것 처럼 움직임이 부지런하지 않다보니 볼 터치가 많지 않습니다. 2년전 부상에 시달렸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셈입니다. 더욱이 윙어 자리는 박주영의 역량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닙니다. 이미 국내에서 윙어 혹은 윙 포워드로 출전하면서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죠.(오히려 이것 때문에 포지션 혼란으로 슬럼프가 오고 말았죠.) 최근에 이르러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다음 시즌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선수 본인이 지닌 특출난 기량만으로 빅 리그에서 통하거나 프리미어리그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빅 리그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면 개인 기량도 소용 없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 출신의 특급 윙어 히카르두 콰레스마(첼시 임대)가 유럽 빅3리그에서 모두 실패했던 것도, 이동국(전북) 이천수(전남)가 유럽 무대에서의 아무런 검증없이 빅 리그에서 쓴잔을 마셨던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동양권에 있는 선수들은 빅 리그에서의 성공을 위해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같은 중간 단계에 있는 리그에서 철저히 준비하여 유럽 무대 감각을 쌓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주영도 여기에 속하죠. 하지만 박주영은 아직 모나코에서 기량이 덜 여물어졌기 때문에 풀럼 혹은 빅 리그로 진출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박지성(맨유)이 2004/05 시즌이 아닌 2003/04시즌 이후 빅 리그에 진출했다면 그곳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송종국(수원)이 2002년 토트넘의 러브콜을 받았음에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를 택했던 이유가 그 때문이죠. 그만큼 중간 단계에 속한 리그의 중요성이 '동양권 선수에게 있어' 크다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전 모나코 공격수인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날)도 프랑스리그에서 특출난 활약을 펼치지 않았다고 반문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데바요르는 2003년 1월 모나코 입단 이후 3년 동안 어느 정도의 꾸준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프랑스 출신의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으로부터 잠재력을 인정 받았습니다. 그 이전에는 FC 메츠에서 2년 동안(2001~2002년) 뛰었죠. 그가 아스날을 이적하게 된 결정타는 모나코 팀 훈련에 무단이탈한 것입니다. 지금의 박주영과는 전혀 격이 다르죠.

물론 박주영이 빅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시점은 지금일지 모릅니다. 풀럼이 영입 관심을 나타낸 것 때문이겠죠. 하지만 선수 본인이 풀럼 이적을 위해 목을 멜 필요는 없습니다. 프랑스리그 상위권 팀이나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도 자신의 기량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팀들이 여럿 있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죠.

아무리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할지라도 자신과의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상대 수비의 터프한 몸싸움을 이겨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지만, 안타깝게도 박주영은 프랑스리그에서 이 같은 모습에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즐기면서 공을 따내는 장면이 늘어나고 있지만 고질적으로 몸싸움이 약한 선수였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지는 의문입니다. 움직임 같은 경우에는 2년 전 줄 부상에 시달리면서 감각이 떨어진게 아쉬울 따름이죠.(물론 프리미어리그에 테크니션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공격 옵션들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참고로 프리미어리그의 전체적인 수비 트렌드는 이전보다 더욱 견고하고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박주영은 모나코에서 자신의 진화를 위해 더욱 단련해야 합니다. 이미 모나코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실전 감각을 쌓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모나코에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키워야만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서 다른 리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주영의 올해 여름 이적은 시기상조이며, 아직은 모나코에서 기량을 연마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박주영이 빅 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면 2010년 여름을 노려야 할 것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떨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무대에서 충분히 검증된 긍정 요소가 있기 때문에 빅 리그 팀들의 충분한 영입 관심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때는 풀럼보다 더 좋은 팀에서 러브콜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2009/10시즌에 맹활약을 펼친다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모나코 입장에서도 좋을 일입니다. 주력 선수 이적을 통해 비싼 이적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모나코 잔류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박주영의 선택은 충분히 옳은 것입니다. 아직은 모나코에서 발전된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앞날을 위해 정진하는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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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자라지 2009.04.28 0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그를 바꾸게되면 또 적응기간이 있으니..
    팬들 입장에서도 별로네요..;;

    • 나이스블루 2009.04.28 0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습니다.
      프랑스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것도 최근인데,
      다른 무대에 진출하려면 또 적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요. 여기에 A매치 차출까지 감안한다면...박주영에게는 2009/10 시즌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팀의 러브콜을 받든, 2009/10시즌에는 모나코에 잔류하는 것이 더 좋다고 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 솔직히 2009.04.28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 큰리그로 이적하는건 찬성입니다.(축구선수라면 누구나 빅리그 가고싶어하죠)

    하지만 진짜 풀럼은 아닌듯해요

    설기현 '도태'도 맘에 안들고 차라리 딴팀을 가거나 잔류가 나을듯 하지 않을까요?

    엘지 스폰땜에 오퍼인게 뻔히 보임

    • 나이스블루 2009.04.28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박주영 본인도 풀럼 이적에 목을 멜 필요도 없습니다.
      풀럼보다 좋은 팀들...유럽에 여럿 있으니까요...

      물론 빅 리그는 언젠가 가야 하겠지만,
      현재의 박주영 경기력을 놓고 본다면...
      적어도 1시즌은 더 잔류해야 한다고 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3. BONG 2009.04.28 16: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주영선수는 착한 IQ 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봅니다..영국리그만이 최상위 리그는 아니라고 봅니다..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존중해주는 감독을 만날수 있는게 최선의 선택일 것 입니다...
    오히려 스페인쪽이 박주영선수에겐 ..저만의생각일까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 나이스블루 2009.04.28 1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습니다. 감독 또한 중요하지 않을 수 없지요.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히카르두 감독의 신뢰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박주영의 스페인행은...괜찮은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