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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

뇌진탕 당할 뻔한 어린이 구했더니?

 

어딜가나 어린이 안전 문제가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인들 혹은 10대들이야 각자가 알아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아무런 지장이 없겠지만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덜 된 어린이들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상 생활에서 어린이가 다치는 경우를 흔히 봤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좀 아쉽긴 합니다.

작년 여름에도 그랬습니다. 저희 집이 가파른 언덕에 있는 빌라 단지라서 골목길이 좁은데다 스쿨 존 처럼 보행자 보호 시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로 폭이 3m 이상에서 6m 미만인 '생활도로(주택가에 있는 이면도로)'죠. 그곳에 마을버스가 다니는데 어느 날 한 마을버스 기사가 잠시 한눈을 팔고 운전을 하다가 한 여자 어린이를 들이 받는 아찔한 교통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어린이는 심하게 울부짖으며 통증을 호소했고 동네는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죠. 제가 생애 처음으로 교통 사고를 두 눈으로 목격했던 것이었기에 너무나 놀랬습니다.

[사진=저희 동네 근처에 있는 골목길 입니다. 네발 자전거를 타다가 브레이크를 밟지 못해 뇌진탕 위기에 있던 어린이를 구했던 곳이죠. 특히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두발, 네발)와 씽씽카를 타는 어린이가 있으면 사고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적에 자전거와 씽씽카를 타봤지만, 내리막길은 위험합니다. (C) 제가 촬영한 사진]

다행히 그 어린이의 생명은 아무런 지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린이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로 남게 될 것입니다. 신체적으로 다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렸을적의 고통은 자신의 성장에 엄청난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 뿐만이 아니겠지요. 그 어린이가 어느 부위를 다쳤는지 혹은 어떻게 치료 받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워낙 사고가 아찔한데다 어린이이기 때문에 심하게 다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때는 현장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마을버스 안에 탑승한 상태라서 어린이의 울음소리가 어찌나 심하게 들리던지, 그 소리가 저의 마음속에 고통스럽게 다가왔더군요. 동네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의 울음을 달래고 후속 조치에 신경을 썼지만, 어린이의 울음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재 그 어린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생 짊어져야 할 부담거리를 안게 되었기 때문에 여전히 걱정스럽기만 하더군요.

그런데 얼마 전 이었습니다. 저희 동네 근처에 있는 또 다른 골목길에서 어린이 사고와 관련된 아찔한 일이 있었죠.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어떤 어린이들이 무리지으며 놀고 있었는데 한 남자 어린이가 내리막길에서 네발 자전거를 타고 있는게 눈에 띄었습니다. 다른 남자 어린이가 그 어린이를 계속 따라가는데 자전거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더군요. 네리막길이라 자전거 속도가 빠르다보니 어린이가 자전거를 추월할 수 있는 속도로 달리는 것은 무리였지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시내에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으며 집으로 복귀하던 길이라 남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 신경도 쓰고 싶지 않았죠. 네발 자전거를 타던 어린이가 무엇을 하든 '그냥 노는가 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두 어린이가 제가 걸어가는 방향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저의 시야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자전거를 타던 어린이와 뒤를 쫓던 어린이의 행동이 뭔가 예사롭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더니 자전거가 주택가 담장 벽에 부딪힐 뻔했던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예감했습니다. 네발 자전거 뒤에 달린 작은 바퀴가 담장 벽 밑에 있던 보조턱을 맞았기 때문에(보조턱이 없었으면 그 자리에서 뇌진탕 사고가 일어났을 것입니다.)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 자전거가 내리막길 앞쪽으로 거침없이 향하던 것이었습니다. 자전거의 무게 중심이 작은 뒷 바퀴 쪽이 아닌 앞쪽으로 쏠렸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어린이가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바람에 속도가 빨라졌던 것입니다.

그러더니 그 자전거가 제가 걸어오던 앞쪽으로 향하던 것이었습니다. 다른 어린이가 자전거 뒤를 쫓아와도 속도를 못잡았기 때문에 제가 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어린이가 없었더라도 제가 도와야 하는 일이니까요. 만약 제가 그 자전거를 잡지 못한다면 어린이가 다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전거의 앞쪽에서 누군가 잡아줘야만 그 어린이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에는 제가 자전거를 두 손으로 잡았습니다. 자전거 앞쪽으로 빠르게 달려와서 잡기 보다는 어린이가 달리는 방향을 미리 읽으며 자전거를 힘으로 잡았던 것이죠. 다행히 네발 자전거의 크기가 두발 자전거보다 적었기 때문에 잡을 수 있었지만, 만약 제가 자전거를 잡는 타이밍이 한 박자 느렸다면 저도 다쳤을지 모릅니다. 자전거의 속도를 멈춘 순간이 마음 속으로 짜릿했지요.

만약 제가 없었더라면 그 어린이는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뇌진탕 사고를 당했을 것입니다. 자전거가 넘어지면 손과 다리 같은 부위의 부상을 당할 수 있지만 머리가 바닥 밑으로 맞으면 그 피해와 후유증은 정말 엄청납니다. 머리를 심하도록 세게 맞았다면 목숨 또한 위태로워질 수 있겠죠.(예전에 <경찰청 사람들>이라는 TV 프로를 보니까 어떤 여자가 남자에게 뺨을 세게 맞고 머리가 벽에 부딪히더니 정신을 잃으면서 목숨을 잃는 장면이 나왔죠.) 제가 있던 내리막길이 경사가 심하지 않던 지점이긴 하지만 자전거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밑으로 인정 사정없이 향했기 때문에 아찔한 사고가 벌어질 뻔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던 어린이는 저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하지 않더군요. 키가 약 1m에 5~6세 정도 되는 어린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계속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겁니다. 저는 그 어린이를 사고 위기에서 구했기 때문에 무언가의 고마운 말이 있을거라 여겼는데, 나중에 되돌이켜 보니까 어린이에게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전거를 뒤따라오던 8~9세 정도 되는 덩치 큰 어린이도 자전거를 타던 어린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했을 뿐, 저에게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전거 브레이크 밟지 못했던 어린이 도와준건 저였는데, 좀 아쉽긴 했죠. 제가 없었더라면 분명히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거의 100%였는데 말입니다.

물론 어린이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어이없는 것은 자전거를 타던 어린이의 오른손에 미니 게임기가 있었습니다. 왼손은 자전거를 잡고 오른손은 자전거와 미니 게임기를 잡고 있었던 것이죠. 이렇다보니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잡기가 힘들었던 겁니다. 혹은 브레이크 잡는 방법을 몰랐을 수도 있었죠. 그 어린이가 나중에 오르막길로 올라오면서 미니 게임기를 만지작 거리는 모습을 보니까 묘한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장소도 그렇겠지만, 특히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두발, 네발)와 씽씽카를 타는 어린이가 있으면 사고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적에 자전거와 씽씽카를 타봤지만 내리막길은 정말 위험하죠. 워낙 도로폭이 좁은 주택가 골목에서 어린이가 다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사고를 방지하여 어린이를 보호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주의 없이는 이러한 사고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전거가 주택가에 있는 벽, 자동차에 부딪혀 넘어지는 경우라면, 참으로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