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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vs리버풀, 177번째 장미전쟁 대격돌

 

붉은색을 주색으로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서 맞붙습니다. 두 팀은 오늘 저녁 9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이른바 '장미 전쟁'을 벌입니다. 20승5무2패(승점 65점)로 리그 1위를 기록중인 맨유가 16승10무2패(승점 58점)로 3위에 머물고 있는 리버풀을 꺾으면 프리미어리그 3연패 및 5관왕 달성에 엄청난 탄력을 받게 되며 리버풀이 승리하면 프리미어리그 역전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는 '장미 전쟁','붉은 전쟁'으로 일컫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라이벌 경기 입니다. 두 팀은 서로의 연고지가 불과 30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을 기점으로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형성 했습니다. 리버풀 팬들이 1958년 맨유의 뮌헨 비행기 참사를 비방했다면 맨유 팬들은 1985년 헤이젤 참사와 1989년 힐스브러 참사와 관련해 리버풀을 깎아내렸죠.

두 팀 팬들은 통산 우승 경쟁을 놓고 서로 우월감을 다툽니다. 58회 우승한 리버풀의 팬들은 54회 우승한 맨유를 자극하며 오랫동안 프리미어리그 최고 자리를 지킨 팀이라고 스스로를 치켜 세웠습니다. 그러자 맨유 팬들은 리버풀과의 역대 전적에서 176전 68승50무58패로 앞선 것을 들며 리버풀에 반론 공세를 펼쳤습니다.

특히 맨유는 역대 전적에서 리버풀을 앞섰을 뿐더러 2004년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리버풀 사령탑을 맡은 이후에는 7승1무2패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최근 행보 또한 맨유의 우세라 할 수 있습니다. 맨유는 올 시즌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른 리그 경기에서 12승1무의 좋은 성적을 거둔데다 유일한 무승부 경기가 뉴캐슬과의 개막전 경기였기 때문에 리버풀을 리그 홈 경기 13연승 제물로 삼겠다는 각오입니다. 반면 리버풀은 최근 8경기에서 3승4무1패의 저조한 행보를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3일 리버풀 원정에서 1-2로 패했기 때문에 이번 177번째 장미 전쟁 결과는 섣부른 예단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리버풀의 만만찮은 저항이 예상됩니다. 리버풀은 불과 두 달전까지 1위를 달리며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노렸지만 맨유와 첼시의 추격에 밀리면서 3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일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제라드-토레스' 콤비의 부상 복귀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두면서 맨유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만약 이 경기에서 패하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거의 물건너가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번 맞대결은 두 팀 선수들끼리의 경쟁 의식이 고조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향방이 가려지기 때문이죠. 리버풀이 고향이자 리버풀 라이벌 애버튼이 친정팀이었던 웨인 루니는 13일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만약 우리가 이긴다면 리버풀의 리그 우승 도전은 끝나게 될 것이다. 우승컵의 향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유리하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리버풀의 우승 희망을 꺾을 것 같아 매우 흥분된다"고 했으며 리버풀 윙어 디르크 카윗은 "맨유가 분명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긴 하지만 우리만의 플레이를 펼칠 것이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를 꺾는다면 굉장한 일이 될 것이다"며 맨유전 2연승을 기대했습니다.

이처럼 맨유와 리버풀의 뜨거운 공방전은 최근에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맨유의 게리 네빌은 2006년 1월 리버풀전에서 골을 넣은 뒤 상대팀 서포터 앞에서 유니폼 상의에 새겨진 맨유 엠블럼에 키스를 했습니다. 이에 자극받은 리버풀 팬들은 한달 뒤 앨런 스미스(현 뉴캐슬)가 심한 발목 부상을 입어 엠뷸런스를 타고 경기장을 떠나려는 순간 오물을 투척하는 난동을 일으켰죠. 2007년 12월 경기에서는 안데르손과 스티븐 제라드, 오언 하그리브스와 존 아르넨 리세(현 AS로마)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끼리의 대결이어서 승리를 놓고 피말리는 장미 전쟁을 벌일 전망입니다.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두 팀 스타들의 맞대결이겠죠. 명문 클럽으로서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구촌 축구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스타들 중에서도 특히 6명의 '슈퍼 히어로'들의 활약이 가장 관심을 끕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는 웨인 루니와 페르난도 토레스의 골 여부에 따라 경기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큽니다. 루니는 최근 8경기 중에 6경기에서 골을 넣으며(6골) 가파른 골 행진을 달리고 있으며 토레스는 최근 6경기 중에 3경기에서 골을 넣었고(4골) 지난 11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부상 복귀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팀의 4-0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두 선수는 각각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제라드와 호흡을 맞추면서 최전방을 넓게 활용하는 역동적인 경기력을 앞세워 상대팀 수비수들을 요리한 뒤 골망을 가르겠다는 각오입니다.

특히 토레스는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음에도 지난 레알 마드리드전에 출장하면서 골을 넣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이번 맨유전에서도 출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시즌 자신의 약점이었던 원정 경기 득점 부족(지난 시즌 3골, 올 시즌 6골, 리그 기준)을 충분히 만회했기 때문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을지 기대됩니다. 반면 루니는 한 번 물이 오르면 끝이 없는 킬러 감각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자신이 예전부터 싫어하던'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지 주목됩니다.

맨유와 리버풀 공격의 상징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제라드의 맞대결도 관심사입니다. 호날두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동시 득점왕에 오르며 맨유의 더블 우승을 이끌었다면 제라드는 말이 필요 없는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입니다. 팀에서의 존재유무 또한 대단하죠. 호날두 없는 맨유의 공격은 나사 없는 안경테와 다를 바 없으며 제라드가 없는 리버풀 공격에서는 팀의 공격을 이끌 확실한 적임자가 없습니다. 그 만큼 두 선수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호날두와 제라드는 올 시즌 리그에서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는 선수들입니다. 24경기에서 12골을 기록중인 호날두는 자신의 주무기인 무회전 프리킥과 코너킥시의 정확도 높은 헤딩 타점, 혼자서 충분히 골을 만들 수 있는 절묘한 슈팅 능력을 자랑하는 '슛의 달인' 입니다. 반면 24경기에서 9골을 기록중인 제라드는 결정적인 순간에 강력한 중거리슛 한 방으로 여러차례 팀을 구했으며 리더로서 동료 선수들을 끊임없이 독려하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플레이메이커입니다. 두 선수는 주중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으며 이번 장미 전쟁에서도 골을 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팬들은 '산소 탱크' 박지성의 리버풀전 활약을 잔뜩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인터 밀란전에서 후반 37분 교체 투입되면서 체력을 보충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 선발 출장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리버풀전은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여부와 직결되는 경기이기 때문에 '강팀용 선수'로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자못 기대됩니다. 더욱이 인터 밀란전 이전까지 치른 4경기 중에 3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던 만큼 최근 부쩍 오른 경기력을 앞세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을지 또한 관심을 모읍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강팀과의 경기에서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했습니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도 '수비형 윙어'로 모습을 드러낸다면 리버풀의 좌우 윙어를 맡는 알베르트 리에라와 디르크 카윗과 매치업 할 수 있으며, 최근 왼쪽 윙어로 많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에 카윗과의 맞대결 가능성이 큽니다. 카윗은 빠른 기동력과 감각적인 드리블 돌파를 자랑하는 공격수 출신의 윙어이자 리버풀 공격의 또 다른 젖줄이기 때문에 박지성이 그를 철저하게 견제할 경우 리버풀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봉쇄될 것입니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조 콜, 조세 보싱와(이상 첼시) 더글라스 마이콘(인터 밀란)과의 맞대결에서 우세를 점했던 그가 이번 경기에서도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지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은 올드 트래포드로 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