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A매치 데뷔 이후 6경기를 뛰었음에도 골을 못넣는 공격수. 190cm/84kg의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면서도 전형적인 골잡이라 말하기 어려운 공격수. 기량과 잠재력을 모두 인정받았으면서도 올해 나이가 30세인 공격수.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정성훈(30, 부산)에 대한 평가는 철저하게 둘로 나뉘고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1년 동안 세대교체를 강조하여 끊임없이 새 얼굴들을 발탁해 실험을 거듭했고, 그 결과 정성훈과 이정수가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무명의 길을 걷고 있던 정성훈의 비상은 가히 군계일학 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성훈은 아직 대표팀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포스트플레이와 저돌적인 몸싸움으로 팀 공격력에 기여했고 그 결과는 자신의 투톱 파트너인 이근호가 A매치 6경기에서 6골을 넣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공격수는 골을 넣어햐 한다'는 축구의 진리를 토대로 할 때, 6경기 무득점에 불과한 그의 활약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팬들 사이에서 '정성훈 논쟁'으로 확대될 정도로 그의 행보가 밝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정성훈의 한계, 전형적인 골잡이가 아니다

정성훈은 불과 2년전 대전의 벤치를 뜨겁게 달구던 선수였습니다. '브라질리아-슈바-데닐손' 같은 브라질 삼총사에 밀린데다 그라운드를 밟으면 좀처럼 골을 넣지 못해 '무장점 공격수'라는 팬들의 비아냥을 받았죠. 2006시즌에는 26경기 8골 1도움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19경기에서 3골에 그쳐 반짝 활약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2007시즌 후에는 2:3 트레이드 형식으로 부산에 이적하는 등 '명장' 김호 감독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정성훈이 K리그에서 뛰었던 이력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골잡이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2002~2003년 울산에서 39경기에 출장했으나 3골 4도움에 불과했고, 2004~2007년 대전에서는 63경기 14골 1도움에 그쳤죠. 그러더니 지난해 부산에서는 황선홍 감독의 집중 조련 효과 속에 31경기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했고 팀 득점(39골)의 30%를 책임지는 순도높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부산의 붙박이 주전 공격수로 자리잡으며 본격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더니 지난해 9월 중순에는 생애 첫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 되어 '인생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정성훈이 대표팀에 발탁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골' 때문입니다. K리그 후반기 시작부터 대표팀 발탁 무렵까지 7경기에서 6골을 넣은 것을 비롯 4경기 연속골(8월 27일 경남전~9월 13일 전남전)을 넣으며 허정무 감독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죠. 당시 대표팀은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는 골잡이와 상대 수비수에 의기소침하지 않는 타겟맨이 절실히 필요했는데 정성훈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켰던 겁니다. 그래서 허 감독은 대표팀에서 부진한 고기구와 조재진을 대신하여 정성훈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하지만 정성훈이 지난해 9월 27일 인천전을 시작으로 K리그에서 7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린 것은(놀라운 것은, 언론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의 대표팀 활약에 가려졌기 때문이죠.)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10월 1일 전남전에서는 7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골을 넣지 못했죠. 대표팀 발탁 이전까지 연속골을 넣었던 것은 결국 '반짝'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A매치 6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으니, 공식 경기에서 13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는 겁니다. 전형적인 골잡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는 힘이 부족했던 것이죠.

정성훈, 이란전에서 골 넣어야 한다

공격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의무이자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골 가뭄은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결코 포스트 플레이와 몸싸움만으로 꾸준한 대표팀 붙박이 주전을 노리는 것은 무리입니다. '공격수=골'을 언급하는 점에서 정성훈은 예외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법 하지만, 축구는 많은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이며 최전방에 있는 공격수의 골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지적입니다.

허정무 감독은 축구계에서 인정할 만큼 선수의 자질과 잠재력을 읽을 수 있는 '눈'이 뛰어난 한국 최고의 스카우트 입니다. 그동안 허 감독의 조련속에 많은 축구 스타들이 배출되었기 때문이죠. 허 감독이 정성훈을 붙박이 주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성훈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미 정성훈의 이타적인 활약은 대표팀 내에서 충분히 검증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대표팀에 오랫동안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결국, 정성훈이 자신의 논쟁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이번 이란전에서 '골'을 넣어야 합니다. 정성훈은 그동안 허정무 감독의 신임속에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었지만 허 감독의 신뢰가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대표팀 수장은 자국에서 출중한 선수들을 뽑아 치열한 주전 경쟁끝에 BEST11을 가리는 임무가 있기 때문에 정성훈 이외에도 신영록과 정조국같은 또 다른 타겟맨들이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골을 넣어야 합니다. 

이란전은 허정무호 출범이래 가장 어렵고 힘든 일전이 될 것입니다. 허정무호는 10만 이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해발 1200m 고지대의 어려움, 이란 대표팀의 아자디 스타디움 30경기 연속 무패행진(25승5무)의 불리함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정성훈이 한국의 승리를 이끄는 골을 터뜨리며 그동안 자신을 압박했던 골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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