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가장 중대한 고비에 놓여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상대로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4차전에 나섭니다. 한국은 B조에서 2승1무(승점 7)로 선두를 달려 1승2무(승점 5)로 2위를 기록중인 이란에 2점 앞서있지만 아직 최종예선 3경기를 치렀고 5경기 남았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한국, 이란 모두 승리를 벼르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란전 승리시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8부능선을 넘게되며 이란은 한국을 꺾을 경우 승점 1점 차이로 B조 선두에 오르게 됩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북한도 승점 4점으로 만만찮은 추격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경기에서 패하는 팀은 순위 추락에 직면합니다. "이란전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결단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비록 한국 축구가 지금까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성공했고 현재 최종예선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B조가 '죽음의 조'였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남은 5경기에 따라 남아공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란 원정은 8부능선을 넘느냐 못넘느냐,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만약 허정무호가 이란 원정에서 승리할 경우 앞으로의 일정이 수월해집니다. 남은 최종예선 4경기 중에 3경기를 홈에서 갖기 때문에 조 1위로서 무난한 일정을 보냅니다. 조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도 있는 만큼, 이란전을 소홀히 보낼 수 없습니다.

분명 이란전은 쉽지 않은 일전이 될 것입니다. 경기가 치러질 아자디 스타디움을 가득 채울 10만 이란 관중들의 광적인 응원은 세계 축구계에서도 악명 높을 만큼 열기가 뜨겁습니다. 이번 한국전은 이란 혁명 30주년 기념일(10일) 다음날에 열리는 경기여서 이란팬들 응원이 만만찮을 겁니다. 허정무호는 지난해 11월 20일 사우디 아라비아 원정에서 7만 현지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시달렸지만, 이번에는 사우디보다 더 어려운 외적 조건에 놓였습니다.

그보다 더 부담되는 것이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30경기 연속 무패(25승5무) 행진입니다. 이란은 10만 자국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해발 1200m 고지대에 위치한 특징을 십분 활용하여, 2000년 이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른 57경기에서 45승8무4패의 성적을 거뒀으며 지난 2004년 10월 독일전 0-2 완패 이후 무패행진을 기록하여 안방불패의 저력을 떨쳤습니다. 이 경기장에서 이란을 꺾은 팀이 2000년 이후 슬로바키아(2002년) 이라크(2003년) 요르단, 독일(이상 2004년)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팀들이 이란의 희생양이 되었죠.

그동안 한국이 이란 원정에 약했던 이유 또한 아자디 스타디움 때문입니다.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른 이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1무2패를 기록했으며 아직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0-2로 패했고 4년 뒤 아르헨티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2로 비겼으며 2006년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0-2로 져 아직 승리의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전을 앞둔 한국이 자신하는 것이 바로 17경기 연속 무패행진(8승9무)입니다. 한국은 허정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월 30일 칠레전 0-1 패배 이후 아직까지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란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두 나라 중에 어느 한 쪽은 무패행진이 깨집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한국이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무패행진을 깨기를 충분히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란전을 앞두고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같은 유럽리거들이 테헤란에 합류하여 몸을 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열악한 시설의 훈련장을 제공하여 홈텃세를 부리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이 만만찮습니다. 반면 이란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뛰고 있는 자바드 네쿠남과 마수드 쇼자에이가 대표팀에 가세하면서 31번째 아자디 스타디움 무패행진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허정무호는 지난 2월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시리아, 바레인을 상대로 이란전을 위한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무승부를 기록한데다 공수 양면에 걸쳐 불안한 경기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이란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평가전은 어디까지나 평가전에 불과한데다 이란전을 앞두고 유럽리거들이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승산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축구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은 박지성과 이영표의 활약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두 선수의 존재감에 따라 경기 결과의 희비가 엇갈렸는데요. 2008년 9월 이후 두 선수가 함께 그라운드를 휘저었던 3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이들이 없었던 5경기에서는 1승4무를 기록할 만큼, 박지성과 이영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게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허정무호의 약점일 수도 있겠지만 이란전에서 두 선수 모두 출장한다는 것은 허정무호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박지성은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이란전 승리를 이끌겠다는 각오입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1골 2도움)를 기록중이어서 이란전 공격 포인트 여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란 수비가 전통적으로 발이 느리기 때문에 부지런한 움직임과 폭 넓은 활동폭, 끊임없는 공간 창출로 상대 수비를 지치게 하는 박지성의 장점이 빛을 발할 경우 '이근호-정성훈-이청용' 같은 공격 자원들의 골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영표는 대표팀 수비의 핵으로서 지난 사우디전에 이어 이란전에서도 철벽 수비를 과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우디전에서 두 번의 실점 위기를 온 몸 날리며 막았던 그의 투지는 후배 수비수들의 맹활약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적인 공수 완급 조절 능력과 경기 상황에 따른 적절한 오버래핑 돌파, 그리고 사우디를 무너뜨린 환상의 크로스가 있기 때문에 공격력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두 선수의 존재감 못지 않게,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6골 넣은 골잡이 이근호의 활약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근호는 유독 중동팀에 강합니다. 지난 2007년 6월 UAE와의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것을 비롯 지난해 10월 15일 UAE전 두 골, 11월 20일 사우디전 결승골, 지난 4일 바레인전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성장했습니다. 이번 이란전에서도 골을 넣을 경우 진정한 중동 킬러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발끝이 주목됩니다.

지난 두 번의 평가전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선보였던 허정무호는 이란 원정에서 국민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기겠다는 각오입니다. 태극전사들이 이란전 승리로 남아공행 티켓을 획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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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치액션 2009.02.11 0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개인적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즉, 내용이 더 좋았으면 하네요~
    지더라도 화끈한 경기력을 선보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디 지루한 0-0 싸움만은 되지 않길...말이죠.ㅋ

    • 나이스블루 2009.02.11 0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허정무 감독 색깔과 엄청 다르겠지만,
      이란 원정에서 변병주식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지거나 비기더라도,
      어느 정도 만큼은 여론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특히 허 감독 자질 관련)

      헌데...대표팀 중앙 수비 자원이 약하기 때문에
      (이정수가 선발이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변병주식 공격 축구를 구사하더라도,
      웬지 판박이 꼴이 될 것 같습니다...ㅡ.ㅡ

      암튼,
      허정무 감독의 자질과 대표팀 경기력은
      이란전에서 분명 재평가 될 것 같습니다.

  2. 호홓 2009.02.17 1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팀이 그나마 잘한거예요.. 이란 홈은 아자디 스타디움?? ?? 일명 자유 스타디움이라는데
    2004년 독일한테 진것 다음으로 지금까지 패배가 없었다는..
    무승부도 감지덕지로 생각해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