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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 중국, 2010년 동아시안컵 악몽 극복할까?

한국 중국 축구 맞대결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경기가 2010년 동아시안컵 중국전 0-3 완패를 극복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중국 축구 대표팀보다 더 잘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 것이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중국에 강했기 때문. 한국 중국 역대전적은 29전 16승 12무 1패로서 한국의 압도적인 우세다. 하지만 그 1패가 2010년 2월 10일 동아시안컵 중국전 0-3 패배였다. 한때 한국 축구의 자랑으로 여겼던 공한증이 처참하게 깨졌던 순간이었다. 그것도 0-3 패배는 치욕적이었다.

 

 

[사진 = 울리 슈틸리케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8월 2일 오후 10시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2015 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전을 치른다. 한국 중국 중계 JTBC, 아프리카tv에서 진행된다. 경기가 일요일 저녁에 펼쳐지는 만큼 많은 사람이 무더위를 잊기 위해 한국 중국 축구 경기를 시청할 것이다. 태극전사들이 서로 힘을 모아 중국 원정에서 승전보를 전하며 5년 전 동아시안컵 악몽을 해소할지 기대된다. 한국이 5년 전 완패를 당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되갚을 차례다. 그것도 중국에서 말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중국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이 유럽파, 중동파 없이 경기에 임한다면 중국은 23인 엔트리가 자국 선수들이다. 오히려 중국이 최정예 전력에 가깝다. 한국 대표팀과 중국 대표팀의 축구 내공 차이를 감안해도 조직력에서는 중국이 한국에게 쉽게 밀린다고 볼 수 없다. 그동안 유럽파 비중이 적잖았던 한국의 전력 누수가 깊어 보인다. 공교롭게도 한국이 5년 전 중국에게 패했던 원인 중에 하나가 유럽파 공백이었다. 당시 한국은 박지성과 이청용 같은 유럽파 존재감에 따라 경기력 편차가 컸다.

 

중국을 더욱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슈퍼리그의 끝없는 성장이다. 세계적인 명장을 비롯하여 유럽 빅 리그에서 펄펄 날았던 선수까지 영입하는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하며 슈퍼리그의 내실을 키웠다. 적어도 자금력에 있어서는 슈퍼리그가 한국의 K리그 클래식을 뛰어 넘는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축구팬이 지금도 존재할지 모른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 득점 1위 선수(에두, 현 허베이 종지)가 슈퍼리그가 아닌 갑급리그(중국 2부리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을 우리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목격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K리그 클래식 스타들이 중국으로 이적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만큼 중국 리그에 돈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 한국 중국 2015 동아시안컵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8월 2일 오후 10시(현지 시간 오후 9시)에 펼쳐진다. (C) 동아시아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eaff.com)]

 

그러나 한국 중국 대표팀 경기는 서로 맞부딪쳐야 어느 팀이 우세한지 판가름할 수 있다. 아무리 중국 슈퍼리그가 한국의 K리그 클래식보다 자금력이 강하다고 중국 대표팀이 한국 대표팀보다 잘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그런 논리라면 잉글랜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본선에서 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대표팀 경기만큼은 한국이 중국을 이겨야 한다. 만약 지는 것은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또 상처를 입는 것과 같다.

 

 

한국 중국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선제골을 넣는 것이다. 중국 선수들의 안좋은 특징은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흥분을 잘하며 둘째는 상대 팀 선수를 거칠게 대한다. 만약 중국이 선제골을 넣으면 스코어 리드를 지키기 위해 한국 선수들을 거칠게 대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선수 공백으로 플랜A 가동할 수 없는 한국은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는 문제점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거센 압박을 받으며 동점골이나 역전골을 넣기까지 힘든 경기를 펼칠 수도 있다.

 

반대로 한국이 선제골을 터뜨리면 좀 더 손쉽게 경기를 펼칠 것이다. 중국 선수들의 흥분이 가라앉을 수도 있다. 스코어가 더 벌어지면 중국 선수들이 흥분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패배 분위기에 젖은 모습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중국 슈퍼리그의 내적인 성장을 놓고 보면 중국 선수들의 멘탈이 예전과 같을지는 의문이다.

 

[동아시안컵 한국 축구 대표팀 명단]

 

한국 중국 경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포메이션 변경 여부다. 슈틸리케호는 그동안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4-3-3 포메이션을 훈련했다. 유럽파와 중동파가 빠지고 국내파, 일본파, 중동파로 대표팀을 꾸리면서 공격수를 1명에서 3명, 미드필더를 5명에서 3명으로 변경했다. 만약 4-3-3을 쓰게 된다면 4-2-3-1에 비해 측면 공격이 강화된다. 김민우, 김승대, 이용재, 이재성, 이종호는 윙 포워드로서 자신만의 뚜렷한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만한 인물들이다. 이용재의 경우 대표팀 공격수 명단에 김신욱과 이정협이 가세하면서 중앙 공격수보다는 윙 포워드로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시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신욱과 이정협의 중앙 공격수 경쟁 또한 기대된다. 그동안 이정협이 슈틸리케호 원톱으로서 좋은 경기력을 과시했으나 이제는 김신욱이 장기간 부상에서 벗어나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며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중국 선수들이 터프한 경기를 펼치는 특성을 놓고 보면 김신욱의 중국전 활약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정협의 오름세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슈틸리케호 황태자를 지키기 위해 중국전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을 과시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중국전에 뛰는 모든 선수들이 한국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