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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400홈런, 한국 최고의 타자답다

국민타자 이승엽 400홈런 드디어 터졌습니다. 6월 3일 포항 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3회말 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자신의 시즌 10호이자 KBO리그 통산 400호 홈런 달성했습니다. 프로야구 데뷔 해였던 1995년 당시 19세의 나이에 13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이승엽은 2003년 홈런 56개를 쏘아올리며 KBO리그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12년 지난 2015년에는 KBO리그에서만 400개의 홈런을 날리며 한국 최고의 타자라는 자부심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사진 = 이승엽 400홈런 축하합니다. (C) 삼성 라이온즈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samsunglions.com)]

 

이승엽 400홈런 기록이 대단한 것은 한 가지 이유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향후 KBO리그에서 이승엽 400홈런 기록을 새롭게 뛰어넘을 선수가 등장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지 모를 일입니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순위를 살펴보면 10위권 안에 포함된 현역 선수는 이승엽(400개, 1위) 이호준(299개, 8위) 뿐입니다. 둘 다 1976년생 동갑이라는 점에서 이호준이 이승엽 통산 기록을 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15위권 이내에는 이대호(현 소프트뱅크, 225개, 13위) 장성호(220개, 14위) 김태균(214개, 15위) 같은 현역 선수들의 이름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이대호는 현재 일본 프로야구에서 맹활약중으로서 언제 KBO리그에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장성호는 30대 후반으로서 이승엽 400홈런 기록을 깨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김태균은 올해 33세이나 이승엽 통산 홈런 기록을 넘으려면 앞으로 많은 홈런을 쳐야 합니다.

 

따라서 이승엽 400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KBO리그 선수의 등장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KBO리그에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홈런을 치는 선수가 있다고 할지라도 이승엽 통산 홈런 기록을 넘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승엽 400홈런 기록이 더욱 대단한 것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동했습니다. 8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지 않았음에도 지금까지 그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넘었거나 근접했던 한국인 타자는 없었습니다.

 

 

[사진 = 대구 야구장에서 봤던 삼성 라이온즈 로고 (C) 나이스블루]

 

이승엽 400홈런이 칭찬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그의 한국 나이가 올해 40세입니다. 40대가 된 현재 시즌 10개의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여전히 거포의 명성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타율 0.290, 타점 36개, 안타 56개, 2루타 10개 등의 기록을 놓고 보면 항상 현재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롱런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30대 중반이나 후반에 이르러 은퇴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한국 나이로 40세인 선수가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이승엽이 올 시즌에 충분히 과시하는 중입니다.(이호준과 더불어서 말입니다.) 이승엽 400홈런은 그가 롱런에 성공했음을 알 수 있는 상징적인 존재감이 있습니다.

 

 

이승엽 400홈런 장면이 기분 좋았던 것은 그를 상대했던 롯데 투수 구승민이 정면승부를 펼쳤다는 점입니다. 지난 5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가 맞붙었던 경기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상대 팀 고의사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볼넷을 기록했던 장면에 대하여 여론에서 말이 많았습니다. 당시 포수가 옆쪽으로 빠지면서 투수의 공을 받았던 장면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LG가 고의사구 펼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승엽 400홈런 장면의 희생양이 되기 싫어서 승부를 거른 것 아니냐는 야구팬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았죠.

 

[사진 = 글쓴이는 올해 4월 대구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전광판에 삼성 5번 타자 이승엽이 표기된 모습이 눈에 띕니다. 6월 3일 롯데전에서는 6번 타자로 출전했으나 그는 여전히 삼성을 대표하는 타자입니다. (C) 나이스블루]

 

반면 롯데와 구승민은 달랐습니다. 이승엽과 정정 당당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비록 롯데에게는 6월 2일 이승엽에게 3안타 허용한 것에 이어 6월 3일 이승엽 400홈런 허용했던 팀이 되었으나 LG와 달리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았습니다. 프로 답게 경기에 임했다고 볼 수 있죠. 물론 고의사구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고의사구가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승엽 향한 고의사구는 400호 홈런의 희생양을 피하려는 의도가 짙었습니다. 야구팬들에게 좋게 보이기 어렵습니다. LG가 여론의 쓴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글쓴이는 LG팬입니다. 하지만 그 장면에 대해서는 LG가 잘못한 것이 맞습니다. 그만큼 삼성과 상대하는 팀에게는 이승엽 400호 홈런 내주는 것이 부담스러웠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승엽 400홈런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LG가 각인 시킨 꼴이 되었죠. 반면 롯데와 구승민은 이승엽과의 승부를 피하지 않으면서 여론의 칭찬을 받게 됐습니다. 이승엽 영향력은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강했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