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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호주 UAE, 아시안컵 이변 또 재현되나?

현 시점에서 2015 아시안컵 최고의 이변을 꼽으라면 아랍에미리트연합(이하 UAE)이 8강에서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제압한 것이다. 그렇다면 호주 UAE 경기에서는 또 하나의 이변이 벌어질지 아니면 개최국이 결승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 시간으로 1월 27일 오후 6시 호주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2015 아시안컵 4강 호주 UAE 맞대결은 단판 승부다. 이기는 팀은 결승에서 대회 우승에 도전하며 지는 팀은 3~4위전을 통해 3위를 노려야 한다.

 

호주 UAE 역대전적 2전 2무다. 2011년 1월 5일, 2014년 10월 10일 두 번에 걸쳐 UAE에서 A매치를 가졌으나 모두 0-0으로 비겼다. 이번에는 승부를 가리게 됐다. 두 팀이 동반 결승에 안착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개최국 호주 그리고 일본을 물리쳤던 UAE의 자존심 대결 승자가 어느 팀일지 주목된다.

 

 

[사진=2015 아시안컵 4강 대진을 공개한 아시안컵 공식 페이스북 (C) facebook.com/theafcasiancup]

 

팀 전력의 무게감에서는 호주가 UAE에 비해 더 좋다. UAE가 호주 보다 하루 덜 쉬었으며 일본전에서는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소화했다. 호주가 체력에서 UAE에 앞서면서 개최국 효과까지 안고 있다. UAE의 경우 일본전 도중에 공격 옵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경기가 절정으로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무게 중심이 후방으로 밀리더니 공격 전환 시 빠른 역습을 펼쳐야 할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일본에게 일방적인 공격 기회가 많았던 이유가 이랬다. 호주 UAE 대결은 개최국 호주가 기선제압에 성공하면 경기를 손쉽게 이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UAE가 선제골 넣으면 예상과 전혀 다른 경기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들이 일본전에서 선전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전반 7분 알리 마브코트 선제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0-1로 밀린 일본은 무수한 화력을 퍼부었으나 UAE 끈질긴 수비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 여파가 선수들의 잦은 실수로 이어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골 결정력 불안이었다. 침착함을 잃은 끝에 멘탈이 무너진 듯한 모습을 보이며 슈팅 과정에서 연이은 실수가 이어졌다. 호주 UAE 경기에서 이러한 현상이 똑같이 재현될지는 UAE의 선제골 여부가 관건이다.

 

 

UAE가 일본전에서 슈팅 35개 중에 단 1개만 실점한 것을 놓고 보면 어떤 관점에서는 1실점만 허용한 것을 이유로 수비가 좋다는 인상을 남겨준다. 그러나 연장전 포함한 120분 동안 슈팅 35개 내줬던 팀이 수비가 강한 팀이라고 볼 수는 없다. 미드필더들이 강력한 압박을 펼치며 팀의 허리를 튼튼하게 받치는 팀이라면 상대 팀에게 이렇게 많은 슈팅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UAE는 선수들이 수비에 몰두했음에도 일본에게 연이어 슈팅을 허용했다. 일본 특유의 창의적인 패스 전개와 그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제어하려는 UAE 전술과 선수들의 대처가 미흡했다. 그럼에도 일본이 1골 밖에 넣지 못한 것이 의외다. 일본 선수들이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면 UAE전 이길 수 있었다. 4강에서 UAE와 격돌하는 호주는 일본의 패인을 짚었을 것임에 틀림 없다. 일본과 다른 경기력으로 UAE를 제압하고 싶을 것이다.

 

 

[사진 = 호주 공격수 팀 케이힐은 8강 중국전에서 2골 넣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C) 뉴욕 레드불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newyorkredbulls.com)]

 

[사진=UAE 공격형 미드필더 오마르 압둘라흐만은 아시안컵 빛낸 스타 중에 한 명으로 꼽힌다. (C)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afcasiancup.com)]

 

심지어 UAE는 아시안컵 본선 4경기 연속 실점을 내줬다. '4경기 4실점 허용'만을 놓고 보면 무난한 수비력을 과시하는 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4경기 연속 1실점 허용'이라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그들의 수비력에 대한 의문부호를 느끼게 될 것이다.

 

UAE 2014년 A매치 성적을 들여다보면 14경기에서 17실점 내줬으나 3실점 이상 기록했던 경기가 세 번이나 있었다. 아르메니아전 4-3 승리, 우즈베키스탄전 0-4 패배, 사우디 아라비아전 2-3 패배를 기록했던 것. 0~1실점 기록했던 경기가 더 많았으나 수비에 대한 기복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반면 2015년에는 1경기씩 1실점 중이다. 그럼에도 UAE가 일본전에 이어 호주전에서 예상외로 선전하면 호주 전력 어딘가에 약점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호주 UAE 맞대결의 또 다른 관심사는 양팀 골잡이 맞대결이다. 호주 공격수 팀 케이힐과 UAE 공격수 알리 마브코트는 이번 대회에서 각각 3골과 4골 기록했다. 8강까지를 기준으로 마브코트가 득점 공동 1위, 케이힐이 득점 공동 3위다. 호주 UAE 경기는 2015 아시안컵 득점 1위를 노리는 두 선수의 경쟁이 경기를 흥미롭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UAE 플레이메이커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예사롭지 않은 경기력이다. UAE 공격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그의 기교가 과연 호주에게 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