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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슈틸리케 늪축구, 호주전 1-0 승리 원인

이번 호주전 계기로 늪축구 무엇인지 알게 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늪축구 뜻 이렇다. 한국의 경기 내용이 결과와 관계없이 좋지 않았으나 상대 팀도 그것에 영향 받아 평소보다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 상대 팀이 한국의 늪에 빠졌다는 뜻을 가리켜 늪축구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의도하는 축구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아시안컵 본선 A조 3경기 모두 1-0으로 이기면서 경기 내용 안좋았던 한국의 경기 스타일은 늪축구로 불릴만 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컵 개최국 호주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17일 아시안컵 A조 3차전 호주 원정에서 전반 32분 이정협 결승골에 의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A조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확정지었으며 8강에서 B조 2위팀과 겨루게 됐다.

 

[사진=한국의 호주전 1-0 승리를 발표한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afcasiancup.com]

 

호주전 이겼던 한국의 경기 스타일에 대하여 2개의 단어가 사람들에게 회자됐다. 하나는 앞에서 설명했던 늪축구, 또 하나는 알뜰축구다. 한국은 A조 3경기에서 3골 넣었는데 승점 9점 따냈다. A조 2위 호주가 3경기 8골 승점 6점에 그쳤던 것을 놓고 보면 3경기 연속 1-0 승리를 거둔 한국의 행보는 알뜰축구 이미지와 일치한다. 한국의 A조 3경기 결과만을 놓고 보면 3경기 3골 0실점 승점 9점 획득은 그야말로 알뜰하다.

 

그런데 3경기 내용은 모두 좋지 않았다. 3경기 0실점이 좋은 기록임에는 분명하나 실제로 한국의 후방은 불안했다. 덤비는 수비 자세를 취하면서 상대방에게 반격 빌미를 허용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볼을 빼앗기는 불안정한 볼 처리가 아쉬움에 남았던 선수도 있었다. 호주전에서는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빈 공간이 뚫리면서 상대 팀 선수에게 돌파 및 슈팅을 허용 당하는 실점 위기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호주의 골 결정력이 좋지 않았거나 한국 골키퍼 김진현 선방에 의해 위기를 넘겼다. 호주가 한국 늪축구 영향을 받았는지 몰라도 골 결정력이 저조했다.

 

 

한국의 호주전 경기 내용이 안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1-0 이후 여러 차례의 추가골 기회를 날렸다. 역습 상황에서 서로간의 약속된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서 공격이 끊기거나 템포가 끊어지는 아쉬운 상황들이 연출됐다. 장현수 슈팅은 볼이 호주 골키퍼 몸을 맞고 나오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만약 추가골 나왔다면 0-1 이후 동점골 넣겠다는 호주 기세가 꺾이면서 한국이 수월하게 이겼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으며 호주가 한국의 견고하지 못한 수비를 상대로 무수한 공격을 퍼부었던 것과 달리 단 1골도 넣지 못하는 늪축구가 연출됐다.

 

호주는 슈팅 14-9(유효 슈팅 6-3, 개) 점유율 67.9-32.1(%)로 우세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한국에 비해 공격 기회가 더 많았다. 하지만 슈팅과 점유율이 많다고 축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호주 스스로 골 결정력이 좋지 않았으며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거친 몸싸움을 펼치면서 흥분하는 마인드 컨트롤 실패로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가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한국 선수들의 부지런한 기동력과 거듭된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면서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하지 못했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경기 내용이 안좋았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슈틸리케 늪축구 위력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의도했던 전술이 아님에도 한국과 상대했던 팀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이 호주에 비해 더 나았던 것은 선수들의 이기겠다는 의지와 부지런한 움직임이었다고 봐야 한다. 지난 두 경기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한국 축구 특유의 투혼이 호주전에서 잘 드러났다. 이러한 경기력이라면 토너먼트 최대 3경기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현실에서 한국 선수들의 기동력이 얼마나 뒷받침될지 알 수 없다. 다행히 슈틸리케 감독의 로테이션 선수 기용에 의해 컨디션 좋은 선수 위주로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토너먼트에서는 한국의 늪에 빠지는 팀이 세 팀 더 나와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할 수 있다.

 

 

사실, 늪축구는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은 밑바탕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어느 팀이든 매 경기마다 최상의 경기 내용을 과시하기는 어려우나 한국은 경기 결과는 좋은데 내용이 부실했던 상황이 아시안컵 본선 A조 3경기에서 모두 나타났다. 그런데 오만-쿠웨이트-호주가 한국의 불안한 후방을 공략하면서 단 1골도 넣지 못한 것이 의아하다. 이것이 슈틸리케 늪축구 특징이다. 상대 팀이 한국의 늪에 빠지면 우리나라에게 승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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