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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쿠웨이트 피파랭킹, 한국 상대팀 행보 살펴보니

한국 쿠웨이트 맞대결은 지난 9일 오만전에 비하면 수월할 수도 있다. 쿠웨이트 피파랭킹 아시안컵 A조에 속한 팀들 중에서 가장 낮기 때문이다. 한국 69위, 오만 93위, 호주 100위, 그리고 쿠웨이트 피파랭킹 125위에 속한다. 그러나 축구는 피파랭킹이 대회 성적을 좌우하지 않는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당시 피파랭킹 1위였던 스페인이 조별 본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 쿠웨이트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쉽게 이길거라 장담하기 어렵다.

 

쿠웨이트는 한때 한국 천적이었다. 2000년 10월 16일 아시안컵 본선에서 한국을 1-0으로 이겼을 때 까지 한국 쿠웨이트 역대전적은 16전 5승 3무 8패로 한국의 열세가 두드러졌다. 심지어 쿠웨이트는 1996년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한국을 2-0으로 제압했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가면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사진=아시안컵 우승 트로피 (C) 나이스블루]

 

한국 쿠웨이트 현재 역대전적은 21전 9승 4무 8패로 한국의 우세다. 15년전 까지는 5승 3무 8패로 우리나라의 열세가 두드러졌으나 2004년 7월 27일 아시안컵 본선 쿠웨이트전 4-0 승리를 포함한 최근 쿠웨이트와의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했다. '한국<쿠웨이트' 흐름이 '한국>쿠웨이트'로 역전됐다. 흥미롭게도 2004년 쿠웨이트전 4-0 승리 당시 골을 기록했던 차두리는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본선 A조 1차전 오만전에서 김창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교체 투입했으며 2차전 쿠웨이트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하지만 한국 쿠웨이트 아시안컵 본선 역대전적을 살펴보면 여전히 한국이 밀린다. 7전 2승 1무 4패가 된다. 특히 1980년 아시안컵에서는 조별본선 3차전에서 쿠웨이트를 3-0으로 제압했음에도 결승에서 쿠웨이트에게 0-3으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금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믿기지 않는 결과다. 흔히 한국의 아시안컵 악연하면 이란을 떠올리기 쉽지만 또 다른 중동팀 쿠웨이트도 만만치 않았다.

 

 

2015년 관점으로 돌아오면 쿠웨이트가 한국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9일 호주전 1-4 대패 과정을 떠올려 보면 강팀을 이기는 기질이 부족해보였다.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너무 이른 시간에 침대축구를 시전하며 1-0으로 경기를 마치려 했다.

 

하지만 호주의 끈질긴 공세에 맞서기에는 수비가 불안했으며 끝내 4골 허용했다. 1-1 이후 선수들의 무게 중심을 윗쪽으로 올리면서 후방이 불안했던 것이 3골 더 내주는 꼴이 됐다. 강팀을 이기기에는 기본적으로 수비가 불안했으며 선수들의 경기 운영이 전체적으로 안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이 쿠웨이트전에서 분발하면 1승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2015 아시안컵 A조 현재까지 결과 (C) 2015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afcasiancup.com)]

 

여기서 쿠웨이트 피파랭킹 살펴 볼 필요가 있다.  2015년 1월 기준으로 쿠웨이트는 241.17점으로 125위 기록했다. 487.02점으로 69위에 있는 한국 점수의 절반에 불과하다. 쿠웨이트의 지난 4년간 피파랭킹 점수를 살펴보면 2012년 36.35점, 2013년 28.74점, 2014년 76.76점, 2015년 99.32점 누적됐다. 반면 한국은 2012년 89.45점, 2013년 92.44점, 2014년 113.22점, 2015년 191.91점 얻어냈다. 그들은 한국에 비해 A매치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음을 쿠웨이트 피파랭킹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쿠웨이트 2014년 A매치 행보를 살펴보면 초반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가 뼈아프다. 2014 WAFF 챔피언십(서아시안컵) 첫 경기였던 2013년 12월 29일 레바논전에서 2-0으로 이겼으나 그 이후 3~4위전까지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에 그쳤다. 여기에 3월 A매치 이란전 2-3 패배까지 겹치면서 4경기 동안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2014 걸프컵 도중이었던 11월 20일 오만전에서는 0-5 대패를 당하면서 '걸프컵 B조 탈락과 맞물려' 조르반 비에이라 전 감독이 경질됐다. 특히 오만은 한국 쿠웨이트 호주와 함께 아시안컵 A조에 속한 팀이다. 쿠웨이트에게 오만전 0-5 대패는 심각했다.

 

나빌 말룰 감독을 영입한 쿠웨이트는 감독 교체 후 현재까지 A매치 2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쳤다. 그중에 2015 아시안컵 본선 A조 1차전 호주전에서는 1-4로 패하면서 '한국이 쿠웨이트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잘 알게 됐다. 쿠웨이트 피파랭킹 125위는 그들의 역대 최저 순위 128위(2008년 11월) 못지 않는 거의 최악에 가까운 기록이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 쿠웨이트전은 방심 금물이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재미를 봤던 그들의 과거를 떠올리면 가볍게 바라볼 상대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