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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지동원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슬럼프 탈출하나?

지동원 아우크스부르크 이적이 전격 성사됐다. 한국 시간으로 22일 저녁 늦은 시간에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도르트문트 소속이었던 지동원 완전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 6개월이며 2017/18시즌 종료 시점인 2018년 6월 30일까지 계약이 유효하다. 2012/13시즌 하반기, 2013/14시즌 하반기에 걸쳐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했던 그는 또 다시 전 소속팀으로 돌아왔다.

 

이번 계약이 과거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뛸 때와 다른 점이라면 계약 기간이다. 2012/13시즌 하반기에 임대 선수로 뛰었다면 2013/14시즌 하반기는 도르트문트 이적이 예정된 상태에서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로 활동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정식적인 아우크스부르크 선수가 된 것이다.

 

[사진=지동원 (C) 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fcaugsburg.de)]

 

지동원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발표는 그가 도르트문트에서 실패했음을 상징한다. 2014/15시즌 전반기 도르트문트에서 부상 여파로 단 1경기도 뛰지 못하고 아우크스부르크로 돌아오고 말았던 것. 부상임을 감안해도 반시즌만에 팀을 떠나게 된 것은 도르트문트에서 자리잡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팀의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되었다면 현 시점에서 다른 팀으로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부상 회복 후의 행보가 침체 기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끝내 아우크스부르크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그렇다고 지동원 아우크스부르크 이적을 비관적으로만 바라보기에는 무리다. 축구 선수는 경기에 활발히 뛰는 것이 중요하다. 도르트문트에서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었던 지동원에게 아우크스부르크 이적은 슬럼프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한다. 2012/13시즌 하반기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두각을 떨치며 팀의 1부리그 잔류를 공헌했던 저력을 되찾는 것이 그의 향후 과제다.

 

 

흥미롭게도 아우크스부르크의 약점은 공격수다. 팀내에서 올 시즌 전반기 분데스리가 최다 득점자로 꼽히는 선수가 오른쪽 풀백 폴 베르헤흐(5골)인 것을 놓고 보면 공격수 득점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의심이 가기 쉽다. 아니나 다를까 올 시즌 전반기 아우스크부르크 공격수로 활약했던 붙박이 주전은 없다. 4골 넣었던 라울 보바딜라는 공격수로서 3경기 뛰었을 뿐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9경기 출전했던 2선 미드필더로 분류되며 전문 공격수인 팀 마타브즈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골에 그쳤던 로테이션 멤버다. 딱히 매 경기 선발로 뛰는 공격수가 없으면서 지속적으로 골을 터뜨리는 공격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지동원도 많은 골을 넣는 성향의 공격수는 아니다. 2010년 프로 진출 이후 지금까지 시즌 10골 이상 넣었던 경험이 없었다. 심지어 2012/13시즌 하반기 아우크스부르크에서는 공격수가 아닌 4-1-4-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연계 플레이와 수비 가담에 충실한 모습을 나타냈다. 공격수와 2선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 기질이 장점이나 전형적인 골잡이와는 거리감이 있다. 그럼에도 아우크스부르크가 공격수에 약점이 있다는 점에서 지동원의 주전 도약 가능성이 결코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현대 축구에서 공격수에게 활발한 연계 플레이가 강조되는 현실을 놓고 보면 지동원의 장점이 최전방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 이적을 통해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라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비록 도르트문트에서는 챔피언스리그 단 1경기도 뛰지 못했으나 올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의 4위 이내 성적을 주도하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지 모를 일이다. 아우크스부르크 현재 성적은 6위이며 4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승점이 27점 동률이다. 골득실에서 8골 뒤질 뿐 앞으로 많은 승점을 쌓으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17위로 강등 위기에 빠진 도르트문트를 벗어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할지 모를 일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홍정호 소속팀이다. 공교롭게도 지동원과 홍정호는 부상 여파로 2015년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으며 그동안 소속팀에서의 행보가 지지부진했던 공통점이 있다. 2014/15시즌 하반기 슬럼프 탈출을 노리는 지동원과 홍정호의 시너지 효과가 과연 나타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