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 포스팅 500만달러 결과가 발표된 것과 동시에 그의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가 포스팅 입찰액을 수용했습니다. 이는 넥센이 강정호 포스팅 결과에 만족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만약 적은 액수가 나왔다면 김광현 양현종 포스팅 공시 요청을 했으나 기대보다 적은 금액을 통보 받았던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처럼 고민의 시간이 길어졌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넥센은 달랐습니다.
강정호 포스팅 입찰액은 500만2015달러입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54억9971만원입니다. 실질적으로는 500만달러의 포스팅 결과가 나왔습니다. 2015달러는 강정호를 2015시즌 팀의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메이저리그 팀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그 팀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사진=강정호 (C) 인천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incheon2014.kr)]
강정호 포스팅 500만달러 반가운 것은 김광현 양현종과 달리 적은 액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강정호마저 두 선수처럼 포스팅 시스템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메이저리그가 한국 프로야구를 과소평가 또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두드러졌을지 모릅니다. 김광현 포스팅 200만달러 (약 21억 9900만원) 양현종 포스팅 150만달러 (약 16억 4925만원, 추정)는 결과론적인 관점이지만 아쉽게 느껴지는 액수죠. 이들에 비해서 강정호 포스팅 500만달러는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가 반가운 일이죠.
무엇보다 강정포 포스팅 결과는 한국과 일본 선수를 통틀어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에 참여했던 내야수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금액입니다. 2010년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던 당시 지바 롯데 마린스 소속의 니시오카 츠요시 530만달러(약 58억 2735달러)에 비해서 약 30만달러 차이가 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갔던 일본인 내야수가 단 1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강정호 500만 2015달러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강정호 포스팅 결과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던 한국인 선수 중에서 류현진(현 LA다저스) 다음으로 포스팅 금액이 높습니다. 류현진 포스팅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2억 9864만원)는 한국 야구 입장에서는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2014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에 나섰던 김광현 양현종 강정호 결과 살펴보면 류현진 포스팅 금액 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떤 시각에서는 강정호 포스팅 금액이 류현진에 비해서 많은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아쉽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두 선수의 포지션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두드러지게 성공했던 일본인 내야수가 없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경기에 뛰었던 일본인 내야수들이 몇몇 있었으나 완전한 성공작이라고 꼽기에는 꾸준함이 부족했습니다.
[사진=류현진 포스팅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기록을 깨뜨렸던 한국인 선수는 없었습니다. (C)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osangeles.dodgers.mlb.com)]
강정호 포스팅 결과가 나왔다고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이제 강정호는 포스팅 최고 입찰액을 매겼던 팀과 연봉 협상을 하게 됩니다. 협상 결과가 좋으면 입단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2015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김광현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연봉 협상 결렬에 의해 SK 잔류했던 전례가 강정호에게 되풀이 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는 현실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정호 연봉 협상이 선수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계약이 완료되면서 메이저리그에 무사히 진출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야구 선수로서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세계 정상급 야구 선수들이 활약하는 최고의 무대에서 얼마나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과시하며 좋은 성적을 내느냐 여부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일본인 내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행보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강정호 메이저리그 성공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선수임을 실력으로 증명한다면 향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는 한국인 선수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본인 선수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그에 입단하는 한국인 선수가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아직 이른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2015시즌과 그 이후에는 '류현진 vs 강정호', '추신수 vs 강정호' 맞대결이 메이저리그에서 성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윤석민도 한국인 선수 맞대결에 가세했으면 좋겠네요.) 유럽 축구의 빅 리그에서 한국인 선수끼리의 코리안 더비가 거의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사되었던 것처럼 메이저리그도 그랬으면 합니다. 강정호 메이저리그 성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