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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장그래 정규직 전환 실패가 현실적인 이유

이번주 막을 내릴 tvN 드라마 미생 최대 관심사는 장그래 정규직 전환 여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 메인 주인공 장그래(임시완)가 변변치 못한 스펙으로 대기업에 낙하산 입사하면서 인턴에 이어 계약직 사원으로서 직장에서 겪는 여러 가지 일을 다루어낸 작품이 미생입니다. 드라마는 절정에 접어들면서 장그래 정규직 여부에 대하여 비중있게 다루어냈습니다. 지난 18화에서도 그것과 관련된 장그래와 오차장(이성민)의 갈등이 있었고요.

 

장그래 정규직 전환 여부 및 미생 결말에 대해서는 이미 웹툰을 통해서 잘 알려졌습니다. 웹툰에서는 무산됩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웹툰과 결말이 다르다면 장그래 정규직 변경 가능성이 결코 없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가 정식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시청자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사진=미생은 책으로 나왔습니다. (C) 나이스블루]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장그래 정규직 전환 성공이 가장 이상적인 결말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미생 18화 까지는 그의 직장 신분 변화 전망이 비관적으로 전개되었으며 그 흐름이 미생 19화 및 미생 20화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원작에서도 정규직이 되지 않는 것으로 끝맺음을 맺었던 만큼 드라마에서 그 부분에 대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지는 의문이라고 봅니다.

 

아마도 미생 19화 예상하면 최전무(이경영) 비중이 많을 것으로 짐작되며 미생 20화 같은 경우에는 장그래 2014년 이맘때의 행보를 담아내는 시나리오로 그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작에서는 결말로 접어들기 이전에 전무로 나오는 인물이 웹툰에서 한동안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 부분이 드라마에서는 19화에서 꽤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나올지 잘 모르겠지만요.

 

 

미생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았던 이유는 한국 직장 문화 및 체계 같은 것이 현실적으로 잘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근래에 등장했던 직장 드라마 중에서 가장 현실성이 높은 콘텐츠가 바로 미생 드라마였습니다. 아마도 공중파 드라마 같았으면 '예를 들어' 장그래 출생의 비밀 또는 그것과 비슷한 억지 설정이 등장했을지 몰라요. 제가 굳이 출생의 비밀을 예로 든 것은 그만큼 공중파 드라마 소재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뜻이에요. 어디까지나 예를 들어서 언급했습니다.

 

드라마 미생은 결말에서도 현실성있는 스토리가 전개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차장이 장그래에게 정규직 전환이 힘들다는 말을 했던 장면(회사 매뉴얼은 철옹성 같다는 말을 했었죠.)을 떠올리면 '실제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복선으로 드러낸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장면이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장그래 정규직 전환 기대하는 분위기가 지금보다 더 고조되었을지 모를 일이죠. 원작에서 장그래가 회사 떠나는 것으로 설정된 것을 떠올려보면 오차장과 장그래의 정규직 관련 대화는 복선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약직 사원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는 회사마다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생에서 나오는 대기업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만을 놓고 본다면 검정고시 고졸 출신 장그래 정규직 전환은 어렵습니다. 원 인터내셔널이 장백기 같은 스펙 높은 신입사원이 입사하는 회사임을 놓고 보면 고졸 출신 계약직 장그래의 위상이 달라질지는 의문입니다. 그런 회사에서 장그래가 정규직이 된다는 것은 현실과 비현실 여부는 둘째치고 미생의 기존 장점이었던 현실성 높은 스토리가 결말에서 균형이 무너지는 단점이 나타날 여지가 있습니다.

 

미생 웹툰에서 장그래 정규직 승급이 무산되었음에도 결말이 좋았던 것은 오차장과 장그래가 새로운 회사에서 함께 일하기 때문입니다. 미생 시즌2 염두하는 결말로 막을 내렸죠.(미생 웹툰 시즌2는 2015년 봄에 나올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미생 드라마에서는 장그래와 관련하여 어떤 시나리오로 끝을 맺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