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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 84억 두산 이적, 88억 롯데 거절 옳았나?

롯데 자이언츠 간판 투수였던 FA 최대어 장원준 두산 베어스 이적이 성사됐습니다. 11월 29일 오전 두산의 공식 발표에 의해 차기 행선지가 완전히 결정됐죠. 장원준 FA 몸값 금액은 계약 기간 4년 총액 84억 원입니다. 계약금 40억 원, 연봉 10억 원, 옵션 4억 원을 포함해서 장원준 84억 계약이 완성됐습니다. 얼마전에는 장원준 88억 롯데 제안 거절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많았는데 오히려 두산 이적을 선택했습니다.

 

장원준은 롯데와의 우선 협상 기간에 88억 원 제안을 받았습니다. 만약 그가 롯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한국 프로야구 역대 FA 최고 몸값(현재 기록 : 최정 86억 원, SK)을 기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원준은 정들었던 부산을 떠나 서울로 둥지를 틀면서 두산과 84억 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캡쳐=장원준 영입을 공식 발표한 두산베어스 공식 트위터 (C) @doosanbears1982]

 

장원준 88억 원 롯데 계약을 뿌리치고 84억 원 두산 계약을 받아들인 것은 롯데 CCTV 불법 사찰 후유증이 남아있음을 뜻합니다. 롯데 CCTV 불법 사찰은 롯데 구단측이 올 시즌 원정 경기 도중에 선수들의 행적을 감시하기 위해 호텔 CCTV를 통해서 감시한 것을 말합니다. 선수단과 프런트가 갈등을 빚었던 내분 사태에 의해 일부 고위층 프런트가 팀을 떠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FA였던 장원준(두산) 김사율, 박기혁(이상 kt)이 롯데의 거액 제안을 거부한 것을 보면 팀에 대한 마음이 떠났음을, 구단을 바라보는 선수단 분위기가 어땠는지 짐작갑니다. 김사율, 박기혁은 롯데에서 각각 3년 13억 원, 3년 10억 원(둘 다 옵션 포함) 계약을 제안 받았습니다. 그동안의 성적을 돌아보면 13억 원과 10억 원은 이들에게 많은 액수였습니다. 그럼에도 두 선수는 롯데를 떠나면서 kt로 부터 각각 3+1년 14억 5000만 원, 3+1년 11억 4000만 원(둘 다 옵션 포함) 계약을 맺었습니다. 롯데 제안보다 더 많은 금액에 다른 팀으로 이적했죠.

 

 

그런데 장원준은 김사율, 박기혁과 달랐습니다. 롯데 88억 원 제안을 거절하고 두산과 84억 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는 롯데에 대한 마음이 떠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장원준 84억 원 몸값은 많은 금액입니다. 아마도 1~2년 전 프로야구 같았으면 상상하기 힘든 액수였겠죠. 한국 프로야구에서 FA 선수 몸값이 폭등한 끝에 총액 80억 원 이상을 받는 한국인 선수가 3명(최정 86억 원, 장원준 84억 원, 윤성환 80억 원)이나 생겼습니다. 그중에 한 명이 장원준입니다.

 

장원준 84억 원 계약을 바라보는 관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롯데 88억 원보다 4억 원이 더 적은 금액에 두산과 계약한 것은 오로지 88억 원보다 더 높은 금액의 계약을 위해 롯데를 떠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롯데에 남고 싶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선수단 대우가 미흡하기로 잘 알려졌던 롯데의 문제점은 2014년 CCTV 불법 사찰 사건을 통해서 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치지 못했습니다. 장원준이 롯데를 떠난 것은 잘못된 선택이 아닙니다. 팀과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새로운 팀에서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동기부여를 위해서 말입니다.

 

둘째는 장원준 84억 원 계약을 바라보는 여론의 마음이 전체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장원준 84억 원 두산 이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의 통산 성적은 9시즌 85승 77패, 평균 자책점 4.18이며 2014시즌에는 10승 9패 평균 자책점 4.59를 기록했습니다. 평균 자책점 4점 대 투수가 한국 프로야구 역대 FA 몸값 2위 및 투수 1위를 기록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장원준이 과연 84억 원에 어울리는 투수인가?'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장원준이 두산에서 롯데 시절보다 더 나은 활약상을 펼쳐야 합니다. 그래야 몸값 논란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장원준은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로 잘 알려졌습니다. 한국 프로야구가 2015시즌부터 팀당 144경기를 펼치게 될텐데 장원준 특유의 내구성이 두산 전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두산이 장원준에게 84억 원을 투자하면서 2015시즌 종료 후 오재원 및 김현수 FA 몸값에 얼마나 많이 지출할지 알 수 없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