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란전 패배 석연치 않았던 까닭은 정상적인 경기였다면 슈틸리케호가 패하지 않았을 것이다. 후반 37분 사르다르 아즈문 결승골은 명백한 오심이었으나 주심이 골을 인정하면서 한국이 0-1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더욱 짜증났던 것은 이란의 침대축구와 비매너 논란이다. 이란 원정에 나섰던 한국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또한 불쾌한 마음을 느꼈을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경기였다.
A매치 이란 원정에 대한 불리함은 이미 예견됐다. 이번 경기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한국 국가 대표팀은 지금까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2년 전 이란 원정에서는 상대 팀의 텃새에 시달렸다. 그런데 이번 이란전은 오심, 침대축구, 비매너 3종세트가 한국 축구팬들을 짜증나게 했다.
[사진=한국의 2014년 A매치 결과. 이란 원정 0-1 패배가 추가되면서 올해 A매치에서는 15전 5승 1무 9패 기록했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ifa.com)]
한국의 이란전 0-1 패배를 안겨줬던 후반 37분 아즈문 결승골 상황부터 살펴보자. 자바드 네쿠남이 페널티 박스 중앙 바깥에서 날렸던 프리킥이 한국 골대 오른쪽을 튕기고 그라운드와 골대 왼쪽을 맞추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펼쳐졌다. 이때 한국 골키퍼 김진현과 아즈문이 일대일로 서로 몸을 부딪치면서 볼을 다투게 됐다. 이 과정에서 볼이 아즈문 머리를 맞고 한국 골망을 흔들면서 주심이 골을 인정했으나 명백한 골키퍼 차징이므로 실제로는 득점이 아니다. 그럼에도 주심은 골키퍼 차징 상황을 못봤는지 아즈문 골을 인정하고 말았다. 이란의 한국전 승리는 오심에 의한 결과였을 뿐이다.
이란전 오심은 아자디 스타디움 A매치 첫 승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한국 선수들 입장에서 분한 일이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경기력의 좋고 나쁨을 떠나 상대 팀 선수들보다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뛰었다. 그럼에도 심판 오심에 의한 석연치 않은 패배를 당하면서 90분 동안 분발했던 활약상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아즈문 결승골을 오심이 아니라고 우겼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전에서 주먹감자 제스쳐로 당시 한국 사령탑이었던 최강희 감독을 모욕했던 그의 밉상은 여전했다.
이란 축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침대축구다. 이번 한국전에서도 침대축구가 또 다시 재현됐다. 후반 42분 아즈문이 한국 진영에서 갑자기 누우면서 마치 부상당한 것처럼 연기(?)를 했다. 이러한 장면은 한국 축구가 중동팀과 경기할 때마다 익숙했다. 중동팀들이 시간을 끄는 대표적인 경기 지연 행위를 한국에서는 침대축구로 일컫는다. 이란 침대축구 장면을 보면 아시아 축구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고의적으로 시간을 지연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마땅하나 이란을 포함한 중동에서는 침대축구가 흔하다.
후반 45분 아슈칸 데자가 시간 지연 행위도 문제였다. 동료 선수에게 볼을 넘겨 받았을 때 터치 아웃이 선언되었으나 한국 선수들에게 볼을 내주지 않고 계속 버티는 비매너 플레이를 남발했다. 그 이후 한국과 이란 선수들의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양팀 모두 흥분했다. 근본적 원인은 데자가 비매너 행위였다. 침대축구에 이은 또 하나의 민폐였다. 이날 이란은 한국을 스코어에서만 이겼을 뿐 경기에 임하는 태도는 엉망이었다. 실질적으로는 스코어도 한국을 이겼다고 볼 수 없다. 주심의 오심에 의해 1-0으로 이겼을 뿐이다. 한국 입장에서 분한 일이다.
이로써 한국은 최근 이란과의 A매치에서 3연패를 당했다. 이란전 역대 전적에서는 28전 9승 7무 12패가 됐다. 한국이 이란에게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이 한국보다 축구 수준이 더 높은가?'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없다. 그들의 침대축구와 비매너 플레이는 프로답지 못한 태도다. 그들에게는 침대축구 같은 수준 이하의 행동을 당연하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세계 축구의 패권을 장악중인 유럽과 남미 축구에서는 흔치 않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한국에게 이란 원정이 소득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년 1월 호주에서 펼쳐질 아시안컵을 대비하여 이란과 맞대결을 펼쳤던 경험 그 자체가 의미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유독 이란과 토너먼트에서 많이 붙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이란과의 토너먼트 대결 가능성이 결코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55년만에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려면 이란이나 일본, 호주 같은 우승 후보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란전 패배는 2개월 뒤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를 높이는 이득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이란과 맞붙으면 이번 경기 패배를 반드시 복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