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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 IT

아이폰6 대란, 단통법 이후라서 예상 못했다

11월 2일 아침 아이폰6 대란 소식을 들었던 분들이라면 놀래셨을 겁니다. 지난 10월 1일 단통법 시행 후 스마트폰 비싸게 구입하거나 또는 많은 보조금 얻기 위해 비싼 요금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과 전혀 달랐습니다. 아이폰6 구입에 약 10만원대, 20만원대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정보들이 11월 1일 저녁 온라인에 등장하면서 아이폰6 대란 벌어졌습니다. 저는 1일 저녁부터 소식을 알게 되었고요.

 

아이폰6 대란 계속 살펴보니까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제품을 싸게 판다는 조건의 정보가 떠돌았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단통법 이전에 'ㅇㅇㅇ대란' 터질때와 일치합니다. 페이백이 아닌 보조금을 많이 투입했고, 일정 요금제 유지 조건을 내세웠으며, 번이(번호이동)가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이것이 1101 대란 입니다.

 

[사진=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 (C) 애플 공식 홈페이지(apple.com)]

 

저는 아이폰6 대란 혹은 1101 대란 예상 못했습니다. 단통법 시행 이후에 스마트폰 대란이 터질 줄은 몰랐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에 빠졌던 지난 10월 분위기만을 놓고 보면 대란이 영원히 없을 것 같았던 기세였는데 오히려 아니었습니다. 아이폰6가 한국에 정식 출시된지 이틀만이었던 11월 1일 저녁에 대란이 발발했습니다. 워낙 아이폰6에 대한 인기가 높다보니 아이폰6 16GB 위주로 파격적인 보조금들이 등장했습니다. 64GB는 제가 별로 못봤던 것 같고 아이폰6 16GB가 많이 풀렸어요.

 

한국도 세계처럼 아이폰6이 많은 인기를 얻는 중입니다. 이동통신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주로 번이 조건을 내세우며 아이폰6에 많은 보조금을 투입했습니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번이가 좋은 것은 소비자들을 자신들의 통신사로 끌어들이기 좋은 이점이 있죠. 시장 점유율이 많을수록 이동통신사가 얻는 이익이 늘어나니까요. 특정 요금제를 일정 기간 동안 지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워서 파격적인 보조금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단통법 이후에도 시장 점유율 경쟁은 변함 없었습니다.

 

 

단통법 취지는 과도한 보조금 투입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입했을 때의 가격이 차별 받지 않도록 일정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목적이 있었죠. 만약 보조금 상한선(30만원, 추가지원금 15%)을 넘는 돈이 투입되면 이동통신사가 일정한 과징금을 납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후 소비자 입장에서 스마트폰 구입이 비싸지거나(출고가가 많이 오른것은 아니지만 보조금이 많이 투입되지 않았죠.) 또는 많은 보조금을 얻기 위해 고액 요금제를 써야 하는 단통법 꼼수가 문제였습니다. 여론에서는 단통법 폐지 목소리를 높였죠.

 

이동통신사들이 아이폰6에 보조금을 많이 풀었던 아이폰6 대란 놓고 보면 단통법이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소비자들이 최신형 스마트폰을 싸게 구입하려면 이동통신사끼리 가격 경쟁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지금의 단통법을 놓고 보면 아이폰6이나 갤럭시노트4 같은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은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없습니다. 고액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아이폰6 대란 터지면서 단통법보다 이동통신사가 더 위에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단통법 옹호론이 설득력을 잃게 되었죠.

 

아이폰6 대란 관련하여 이 글을 작성하는 11월 2일에도 해당 제품을 싸게 구입하려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11월 2일은 일요일이라서 휴대폰 대리점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분들이 꽤 있으실 거에요. 이러한 분위기를 보면 단통법 존재감이 약화되는 느낌이죠. 무엇을 위해 단통법을 만들었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봤을 때 평소에 고액 요금제 쓰시는 분들에게는 아이폰6 대란이 반가울 수 있습니다. 단말기를 싸게 구입할 기회를 얻었으니까요. 특정 요금제를 일정 기간 동안 지켜야 한다는 조건으로 제품을 구입해야하나 그동안 가격이 비싼 요금제 쓰셨던 분이라면 부담이 없는 조건이라고 봐야 합니다. 다만, 저 같이 저렴한 요금제 주로 쓰는 유형이라면 고민을 해볼만한 상황이고요. 오히려 아이폰6 언락폰 구입하면서 가격이 싼 요금제를 쓰며 통신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