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퇴장 찜찜하게 느껴지는 것은 추가 징계 살짝 걱정된다는 점이다. 퇴장 이후 대기심에게 다가가 흥분하면서 어필한 것이 석연치 않다. 추가 징계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나 국내 축구팬 입장에서는 그에게 또 다른 불이익이 생기는게 아닌가 걱정을 할 수도 있다. 손흥민 퇴장 장면을 놓고 보면 그가 잘못한 것은 분명이다. 충분히 퇴장을 당할 만 했으며 레드카드를 받아도 할 말은 없다.
레버쿠젠이 한국 시간으로 30일 새벽 2014/15시즌 DFB(독일축구협회) 포칼컵 2라운드 경기에서 독일 4부리그 마그데부르크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이겼다.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기면서 3라운드에 진출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후반 33분에 퇴장 당했다.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손흥민 퇴장 상황은 이랬다. 후반 33분 마그데부르크의 실비오 방케트와 볼을 다투면서 몸싸움을 펼칠 때 왼쪽 무릎이 그라운드에 닿을 정도로 심한 견제를 받았다. 다시 일어서려고 했을 때 근처에 있던 상대 팀 선수의 두 손에 밀치는 상황에 벌어지자마자 자신의 오른발로 방케트의 오른발을 걷어찼다. 그것도 주심이 보는 앞에서 상대 팀 선수의 다리를 걷어차며 퇴장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 이전에 마그데부르크 선수들의 거친 장면이 매끄럽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손흥민이 상대 팀 선수들에게 말려들면서 평정심을 잃으며 파울을 범한 것이 퇴장으로 이어졌다.
퇴장당했던 손흥민은 그라운드 바깥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대기심에게 다가가 자신의 오른손으로 격렬하게 항의했다. 퇴장은 어쩔 수 없으나 대기심에게 오른손을 들면서 어필한 상황이 불필요했다. 경기 중에 벌어진 상황 때문에 화가 난 것은 이해하나 대기심을 향해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아쉽다. 추가 징계 받는 것이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들기 쉽다. 레드카드 징계만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흥민 퇴장 장면이 아쉬운 또 하나의 이유는 심판 판정이다. 손흥민의 몸을 두 손으로 밀었던 선수에게 카드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 장면도 심판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마그데부르크 선수 중에서 옐로우 카드를 받았던 선수는 2명이다. 그러나 2명의 경고는 손흥민 퇴장 이후였던 후반 49분과 연장 후반 12분에 벌어졌다. 이날 레버쿠젠과 마그데부르크 경기에서는 파울이 많이 속출됐다. 양팀의 파울이 총 43개였으며 그중에 마그데부르크가 24개의 파울을 범했다. 레버쿠젠 선수들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던 요인중에 하나가 상대 팀의 잦은 파울이었다.
DFB 포칼컵에서 퇴장당한 손흥민의 분데스리가 출전은 이상 없을듯 하다. 2012년 12월 18일 DFB 포칼컵 바이에른 뮌헨-아우크스부르크 경기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의 프랭크 리베리가 후반 2분 당시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이었던 구자철(현 마인츠)의 뺨을 때리면서 퇴장당했다. 그럼에도 리베리의 정규리그 출전은 이상 없었다. 분데스리가의 겨울 휴식기를 거쳐 2013년 1월 19일 그로이터 퓌르트전에 풀타임 출전했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전 퇴장에 의해 DFB 포칼컵 8강과 4강 경기에 뛰지 못했고 결승이었던 슈투트가르트전에 출전하며 팀의 우승을 공헌했던 사례가 있었다. 손흥민 징계는 DFB 포칼컵에서만 적용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추가 징계는 적용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류승우(현 브라운슈바이크 임대)의 경우 레버쿠젠 소속으로 뛰었던 지난 7월 프리시즌 경기 도중에 퇴장 당하면서 독일축구협회에 의해 3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는 추가 징계를 감수했다. 반면 손흥민에게는 류승우와 달리 추가 징계가 없기를 바란다. 경기 도중 레드카드 징계로 끝나기를 많은 축구팬들이 바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분데스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 한국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하는 강행군에 시달리며 체력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DFB 포칼컵 2라운드에서는 4부리그팀과 상대하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레버쿠젠 코칭스태프에 의해 이번 경기에 투입되면서 많은 시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빠듯한 경기 일정을 치르면서 퇴장까지 당한 것이 아쉽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