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 관객수 300만 돌파 소식이 오늘 알려졌습니다. 8월 13일 개봉하면서 '극장에서 관람하기 좋은 영화'라는 입소문을 계속 탔더니 9월에 접어들면서 일일 관객수 상위권으로 발돋움했고 이제는 300만 명 넘어섰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개봉했을 타이밍에 한국 최신 영화에 더 많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별 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영화가 좋다는 반응들이 많다보니 결국 9월말에서야 관람했고 비긴 어게인 후기 올리게 되었네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마크 러팔로 출연작으로만 인식했습니다. 러팔로는 어벤져스에서 헐크 연기했던 인물이었죠.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영화 결말에서는 반전의 아이콘 존재감이 뚜렷해서 놀랬습니다. 저 같은 마블 영화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헐크역이었던 러팔로에 익숙함을 느끼기 쉬우나 비긴 어게인 봤을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진=저의 비긴 어게인 관람 인증샷]
비긴 어게인 후기 작성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시간적 기회가 된다면 이 영화를 언젠가 다시 극장에서 보고 싶습니다. 제가 근래에 극장에서 봤던 다른 영화들보다 더 좋았습니다. 저에게 상당히 깊은 여운을 남겼거든요. 사랑과 이별, 시련과 재기, 우정, 가족애 같은 다양한 스토리의 주제들이 음악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음악 영화로 완성됐습니다. 영화가 흥미진진해서 몰입감까지 좋았습니다. 몇몇 장면에서는 깨알같은 재미를 주기도 하고요. 재미있는 영화 좋아하는 분들도 만족스럽게 볼 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무명 싱어송 라이터(키이라 나이틀리)가 내리막길에 빠진 음악 프로듀서(마크 러팔로)와 만나면서 이미 스타가 된 남자 친구(애덤 리바인)와의 사랑 관계가 점점 부각됩니다. 나이틀리 중심의 스토리가 뚜렷하면서 그녀가 노래 부르는 모습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들이 대부분 좋았어요. 일상에서 즐겨 들을만한 음악들이 꽤 있었어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한국에서 비긴 어게인 OST 음악 즐겨듣는 분들이 꽤 있더군요.
비긴 어게인은 나이틀리를 위한 영화라는 생각을 가지기 쉬우나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러팔로와 리바인 같은 또 다른 주연 배우들의 존재감이 강했습니다. 나이틀리의 매력이나 스타성 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러팔로, 리바인 캐릭터가 희생되는 영화가 아니라서 좋았죠. 그런 점에서 스칼렛 요한슨 존재감이 과하게 나왔던 루시보다는 비긴 어게인이 더 좋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러팔로와 나이틀리가 성공을 위한 파트너로 잘 뭉쳐진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성공이 절실했던 상황에 놓였으니까요. 여기에 러팔로는 가족과의 관계가 틀어지거나 직장에서 해고되는 시련을 겪었고(심지어 돈까지 떨어진) 나이틀리는 리바인과 이별합니다. 여러 가지 스토리들이 얽히면서 음악 영화라는 콘셉트에 충실하는 입체적인 작품이었죠. 영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어서 좋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모바일에 관심을 두는 사람으로서 애플 아이폰이 눈에 띄었습니다. 등장 인물들이 아이폰으로 음악을 함께 듣거나 누군가에게 곡을 들려주는 장면들이 꽤 있었습니다. 나이틀리가 리바인과 함께 자동차에 있을 때 아이폰으로 사진 찍었던 모습이 영화 초반에 나오기도 했었죠. 애플과 아이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비긴 어게인 좋게 바라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폰은 세계인들이 선호하는 스마트폰이라 미국인이나 영국인(나이틀리 국적 :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영화에 호감을 느끼기 쉬웠을 겁니다. 마치 애플 영화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영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하면서 작품을 만족스럽게 봤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좋다는 입소문이 꾸준히 퍼진 끝에 비긴 어게인 관객수 300만 돌파 소식이 오늘 전해졌던 원동력이 되었죠. 한국에서 비긴 어게인 관객수 꾸준했던 또 다른 배경에는 근래에 개봉했던 국내 영화들의 인기가 떨어지는 시점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적과 명량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봤고, 타짜2는 청소년 관람 불가이면서 타짜1에 비해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부족합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굳이 언급할 필요 없겠죠. 이 영화는 300만 명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했으며 운이 좋았다면 더 많은 관객수를 기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한국 흥행 성공은 당연한 결과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