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 한일전에서 주목할 인물은 스즈키 무사시 (20, 알비렉스 니가타)라는 일본의 혼혈 공격수다. 자메이카 일본 혼혈 선수이며 현재 국적 일본이다. 자메이카 출신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던 스즈키 무사시는 자메이카 출생이나 6세 이후에 일본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4경기에서 5골 넣으며 일본의 8강 진출을 주도하는 골잡이 기질을 과시했다.
스즈키 무사시 인천 아시안게임 16강까지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는 일본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일본 축구는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대형 골잡이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특히 국가 대표팀이 더욱 그랬다. 그러한 일본의 전통적인 약점을 스즈키 무사시가 해소할지 주목된다.
[사진= 스즈키 무사시 (C) 알비렉스 니가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lbirex.co.jp)]
스즈키는 일본 J리그에서는 미완의 대기로 꼽힌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니가타에서 활약중이나 많은 골을 넣지 못했다. 정규리그 기준으로는 2012년 9경기 0골, 2013년 15경기 2골, 2014년 현재까지 21경기 2골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21경기중에 9경기 선발 출전, 12경기 교체 출전했으나 공격수로서 2골에 그친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니가타가 다른 팀들에 비해 공격의 세기가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음을 감안해도 스즈키가 아직까지 J리그에서는 두각을 떨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 시기부터 지금까지 일본의 연령별 대표팀 선수로 활약했던 경험을 무시하기 어렵다. 빠른 발을 활용한 드리블 돌파가 강점이며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득점 기회를 잘 놓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장점이 일본 연령별 대표팀에서 통했으며 인천 아시안게임 16강까지 4경기 5골이라는 좋은 성과를 내는 원동력으로 이어졌다.
스즈키는 자메이카계 혼혈 선수이나 일본의 축구 시스템에서 성장했다. 일본 축구가 강조하는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에 익숙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발이 빠른 특징을 놓고 보면 자메이카 출신의 장점이 드러났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자메이카는 단거리 육상이 강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성향을 놓고 보면 윙 포워드로서 강점이 있을 것 같으나 실제로는 일본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4-3-3 포메이션에서 중앙 공격수로 활약중이다. 현 시점에서는 일본의 21세 이하 선수 중에서 중앙 공격수로서의 능력이 가장 좋은 인물로 꼽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본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한국과 달리 U-21 대표팀을 구성했다. 2016년 히우지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U-21 대표팀 선수들의 조직력 향상을 위해 벌써부터 2016년을 대비하는 중이다. 스즈키 축구 실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히우지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 선수로 활약할 것임에 틀림 없다. 더 나아가 일본 국가 대표팀 선수로 발탁되는 날을 맞이할지 모른다. 앞으로 한국 대표팀과 맞붙을 기회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8강 한국전에서는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면 일본 축구내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맞이할지 모를 일이다.
스즈키가 자신의 앞날에 대한 동기부여를 느껴야 하는 이유는 일본 국가 대표팀에 대형 공격수가 없다는 점이다. 200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항상 그랬다. A매치 평가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공격수들이 여럿 있었으나 그 기세가 반짝에 그치면서 침체에 빠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공격수로서 많은 골을 넣는 오카자키 신지의 경우 2010년대 이후 일본 대표팀에서는 측면 미드필더로 활발히 기용됐다. 일본의 축구 시스템에서 육성된 스즈키가 공격수로서 킬러 기질을 얼마나 완성하느냐에 따라 일본 국가 대표팀 발탁 여부와 더불어 팀 내 입지가 가려질 것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한일전은 스즈키에게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한국이라는 아시아에서 수준 높은 팀을 상대로, 그것도 대회 개최국이자 16강까지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던 한국을 상대로 일본의 공격을 책임질 예정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4경기에서 5골 넣었던 기세가 한국전에서 이어질지 아니면 5골 활약상이 한국 같은 아시아 상위권 팀에게는 아직 통하지 않는 레벨인지 이번 경기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