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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데뷔골, 유럽 정복 꿈꾼다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데뷔골 드디어 터졌다.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3시 45분 덴마크 코판하겐에 있는 파르켄 스타디온에서 2014/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FC 코판하겐 원정에서 골을 넣었다. 레버쿠젠이 2-2로 비겼던 전반 42분 하칸 칼하노글루 패스를 받은 뒤에 날렸던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 장면은 레버쿠젠의 3-2 승리가 굳혀진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손흥민 결승골로 완성됐다.

 

이로써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으로 골을 터뜨렸다. 2013/14시즌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는 2도움에 만족했으나 2014/15시즌 첫 경기에서는 드디어 골맛을 봤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지 9경기만에 골을 터뜨렸다.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손흥민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골을 넣지 못했던 것은 한마디로 운이 없었다. 레버쿠젠의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자신의 득점력을 마음껏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따랐다. 4-3-3의 왼쪽 윙 포워드로 뛰었음에도 왼쪽 풀백 세바스티안 보에니쉬의 무리한 오버래핑에 의해 적잖은 수비 부담에 시달리는 어려움이 있었다. 여기에 미드필더들의 창의력 부족에 따른 지공시의 느슨한 연계 플레이가 레버쿠젠을 상대하는 팀들에게 수비 부담을 줄이는 빌미를 제공했다.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마음껏 골 기회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이랬다.

 

하지만 이번 코펜하겐전에서는 달랐다. 4-2-3-1의 왼쪽 윙어를 맡으며 경기 상황에 따라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양팀 최다인 슈팅 6개를 날렸다. 그중에 4개가 유효 슈팅이었으며 1개의 슈팅이 골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 같았으면 많은 슈팅 기회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 시즌에는 로저 슈미트 감독으로 바뀌면서 자신의 장점이었던 골 결정력이 빛을 발하게 됐다. 지난 주말 DFB 포칼컵 1라운드 득점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게 됐다.

 

 

 

 

손흥민 코펜하겐전 득점 및 활약상을 놓고 보면 슈미트 감독과의 만남이 반가울지 모른다. 지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사미 히피아 전 감독의 경우 손흥민 활용에 실패했다. 아마도 손흥민을 철저한 윙 포워드로 인식했는지 모른다. 때에 따라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골 기회를 포착할 때가 있었으나 전체적인 활약상을 놓고 보면 전형적인 윙 포워드 역할을 맡으면서 보에니쉬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측면 수비 뒷 공간까지 내려갈 때가 있었다. 측면과 중앙 활용이 모두 가능하면서 스테판 키슬링 못지않게 득점력까지 뛰어난 손흥민의 장점이 히피아 전 감독의 전술적 성향과 잘 맞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슈미트 감독과 함께하면서 지난 시즌과 다른 역할을 맡게 됐다. 국내 시간으로 16일 오전 DFB 포칼컵 1라운드 알레마니아 발달게스하임(6부리그)전에서 키슬링을 대신하여 중앙 공격수로 교체 투입하면서 골을 넣었다. 이번 코펜하겐전에서는 왼쪽 윙어로 배치되었으나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강하게 묻어났다. 이러한 경기력이라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여러 대회와 수많은 경기에서 많은 골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중인 손흥민의 실력을 놓고 보면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의 장점을 꾸준히 발휘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지난 시즌 8경기에서는 골이 없었으나 올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골맛을 봤으며 앞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많은 골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2/13시즌의 도르트문트, 2013/14시즌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처럼 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주도하는 기질을 과시하면 자신의 가치를 유럽 정상급 공격 옵션으로 끌어올리게 될지 모를 일이다. 코펜하겐전 골은 유럽 정복을 위한 본격적인 시작일 수도 있다.

 

손흥민은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1시 30분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펼쳐질 2014/15시즌 분데스리가 1라운드 도르트문트 원정에 출전할 예정이다. 도르트문트 킬러로 이름값을 떨쳤던 그가 분데스리가 첫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며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릴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