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손흥민 1호골, 이동국 발리슛 떠올랐다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2014/15시즌 출발이 좋다.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DFB(독일축구협회) 포칼컵 1라운드(64강) 알레마니아 발달게스하임(6부리그)전에서 득점을 올렸다. 분데스리가 개막 이전에 손흥민 시즌 1호골 터졌던 것. DFB 포칼컵은 독일의 컵대회이며 손흥민은 자신의 첫번째 공식 경기에서 시즌 1호골 넣으며 레버쿠젠의 6-0 대승을 공헌했다. 이 경기에서는 스테판 키슬링이 5골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후반 17분 율리안 브란트를 대신해서 교체 투입했다. 혹시나 팀 내 입지를 우려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하다. 그는 지난 시즌 DFB 포칼컵 1라운드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그 경기에서는 후반 18분에 득점을 올렸다.

 

[사진=손흥민 (C)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bayer04.de)]

 

손흥민 골 장면은 이랬다. 레버쿠젠이 5-0으로 앞섰던 후반 36분 세바스티안 보에니쉬가 상대 팀 선수를 제치고 페널티 박스 왼쪽 안으로 쇄도하면서 크로스를 띄웠던 볼이 반대편 문전에 있었던 손흥민에게 향했다. 그는 왼발 논스톱 발리슛을 성공 시키는 멋진 골 장면을 연출했다. 이동국 발리슛을 떠올리기 쉬웠을 정도로 골이 기가 막히게 들어갔다. 이동국은 그동안 화려한 발리슛으로 항상 축구팬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이번에는 손흥민이 자신의 발리슛으로 주목을 끌게 됐다.

 

올 시즌 첫 공식 경기를 뛴 손흥민은 후반 17분 키슬링을 대신해서 중앙 공격수로 나섰다. 지난 시즌 내내 4-3-3 포메이션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뛰었다면 이번 경기에서는 4-4-2 포메이션의 공격수를 맡았다. 주로 중앙에서 활동하면서 동료 선수와 패스를 주고 받거나 골을 노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 후반 36분 골 상황에서도 중앙에서 골 기회를 노렸던 장면이었다.

 

 

 

 

어쩌면 이번 경기는 손흥민의 포지션 전환을 예감케 하는 것 같다. 4-4-2 포메이션을 선호하는 로저 슈미트 감독에게 '중앙 공격수로서 좋은 활약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시즌 1호골 장면을 통해 보여줬다. 그 이전까지 프리시즌 경기에서 좌우 윙어를 맡았다면 이번에는 공격수로서 자신의 득점력이 뛰어난 진가를 발휘했다. 만약 투톱 공격수를 굳히면 올 시즌 키슬링과 함께 투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는 윙어를 기본 포지션으로 소화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중앙 공격수로 전환할 수 있다.

 

손흥민의 중앙 이동이 반가운 것은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골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왼쪽 윙 포워드를 맡았을 때는 보에니쉬의 무리한 오버래핑과 팀의 불안한 수비 조직력, 미드필더들의 창의성 부재에 의해 팀 플레이에 많은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어떤 때는 손흥민이 보에니쉬를 대신해서 왼쪽 수비를 대신 맡아주는 장면까지 벌어졌다. 이렇다보니 손흥민에게 지속적인 골 기회가 주어지지 못했다. 리그 10골 및 시즌 12골은 나쁘지 않으나 동료 선수들이 도와줬다면 이보다 더 많이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를 수도 있다. 슈미트 감독 체제로 바뀌면서 젊고 재능있는 영건들이 프리시즌 경기에 꽤 출전했다. 여기에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를 굳히면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이동국 발리슛을 연상케하는 골 장면을 보여줬듯이 앞으로도 멋진 득점 장면을 많이 연출할지 모를 일이다.

 

한편 레버쿠젠은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전 3시 45분 2014/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덴마크 클럽 코펜하겐 원정을 치른다. 손흥민이 DFB 포칼컵 1라운드에서 교체 출전했던 만큼 코펜하겐 원정에서는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 시즌 2호골 과연 나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