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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 레알 마드리드, 호날두 아닌 베일 주목하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유럽 최고의 클럽과 맞붙게 됐다. 맨유 레알 마드리드 맞대결이 미국에서 성사된 것. 두 팀은 한국 시간으로 3일 오전 5시 6분 미국 디트로이트 앤하버에 있는 미시간 스타디움에서 2014 기네스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기네스컵) A조 3차전을 펼친다. 레알 마드리드 맨유 중계는 SBS 스포츠에서 방영되며 이 경기를 보고 싶은 축구팬이라면 일요일 새벽에 기상해서 시청해야 한다.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는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2차전 이후 1년 5개월 만에 맞붙게 됐다. 2012/13시즌 1차전에서는 1-1로 비겼으며 2차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2-1로 이겼다. 레알 마드리드의 3골 중에 2골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기록했다. 그런데 호날두가 이번 맨유전 출전이 어려운 것이 변수로 작용한다.

 

[사진=레알 마드리드가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맨유전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C) twitter.com/realmadrid]

 

호날두는 부상 때문에 맨유전에서 뛰기 힘들다. 그동안 무릎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회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프리시즌부터 무리하게 경기에 임할 필요가 없다. 친정팀 맨유전에 뛴다고 할지라도 많은 시간 출전이 어려우면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가 맨유 선수들과 축구 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축구팬들에게는 그의 부상에 아쉬움을 느끼기 쉬울 것이다. 만약 맨유전에 뛴다고 할지라도 많은 시간 뛸 것 같지 않다.

 

레알 마드리드는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맨유전 선발 명단을 미리 공개했다. 이케르 카시야스, 알바로 아르벨로아, 페페, 세르히오 라모스, 나초 페르난데스, 다니엘 카르바할, 이야라 멘디, 사비 알론소, 루카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 이스코가 맨유전 선발로 나선다. 명단을 놓고 보면 전문 공격수가 없으면서 수비수 중에 한 명이 미드필더로 배치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코 제로톱 실험을 하면서 베일의 득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에게 이번 맨유전은 중요하다. 이 경기가 '이적생' 토니 크로스,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선발 출전하지 않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줄곧 이적설이 나돌았던 사미 케디라, 앙헬 디 마리아도 맨유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특히 크로스와 로드리게스는 2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이자 주로 미드필더를 맡는 특징이 있다. 로드리게스의 경우 윙어까지 맡을 수 있으며 호날두-베일과 포지션이 겹친다. 맨유전에 나서는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맨유전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한 호날두보다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베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일이 맨유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로드리게스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생존 돌파구를 찾는 빌미를 허용할지 모를 일이다. 로드리게스 등장은 베일 경쟁자가 나타났음을 뜻한다. 베일은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델 레이 우승을 공헌하며 세계 최고 이적료 2위에 걸맞는 가치를 보여줬다.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로 자리잡았으나 팀이 로드리게스와 계약하면서 붙박이 주전이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맨유전에 임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맨유전 선발 명단은 전문 공격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11명 중에서 득점력이 가장 좋은 베일의 골이 나와야 팀의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네스컵 2경기에서 모두 패했던 레알 마드리드가 3전 전패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거두지 않으려면 맨유를 꺾어야 한다. 아무리 공식 경기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맨유전 패배에 이은 기네스컵 3전 전패는 유럽 챔피언이자 스페인 빅 클럽 답지 못한 행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달 27일 인터밀란전에서 1-1로 비겼으나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졌으며 지난달 30일 AS로마전에서는 0-1로 졌다. 맨유전에서 이기려면 베일 득점을 기대해야 한다.(참고로 기네스컵 홈페이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2패를 기록한 것으로 기록됐다. 승부차기를 무승부로 간주하지 않는 모양이다.)

 

베일에게 맨유는 익숙한 상대다. 전 소속팀 토트넘 시절에 맨유와 여러차례 경기를 펼쳤던 경험이 있다. 한때는 맨유의 영입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번 맨유전은 자신의 클래스를 뽐내야 할 경기다. 만약 윙 포워드로 출전하면 3백을 쓸 것으로 예상되는 맨유의 윙백 뒷 공간을 공략하여 상대 수비 라인을 흔들어야 한다. 그 과정을 반복하거나 혹은 완성도를 높이면서 골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과연 베일이 맨유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