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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에레라, 맨유 부활 이끌 NEW 스콜스 후계자

안드레 에레라 맹활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두드러졌다. 미국에서 프리시즌에 돌입한 맨유는 한국 시간으로 24일 미국 클럽 LA 갤럭시와의 친선 경기에서 7-0 대승을 거두었다. LA 갤럭시전 MOM(Man Of the Match, 최우수 선수)는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된 에레라 몫이었다. 맨유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경기에 뛰었던 에레라에 대하여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에레라는 올해 25세의 스페인 출신 미드필더다. 레알 사라고사와 빌바오를 거쳐 2014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맨유로 소속팀을 옮겼다. 에레라 이적료 3600만 유로(약 500억 원, 약 2900만 파운드)는 빌바오가 책정했던 바이아웃이다. 맨유가 빌바오에 바이아웃 금액을 지급하면서 에레라 이적이 성사됐다.

 

[사진=안드레 에레라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맨유의 중원 딜레마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재임 말기부터 제기되었던 고민이다. 은퇴했던 폴 스콜스가 반 시즌만에 복귀했을 정도로 그의 마땅한 후계자가 등장하지 못했고 이는 맨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악의 시즌이었던 2013/14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적생 마루앙 펠라이니는 2750만 파운드(약 481억 원)의 이적료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먹튀로 전락했으며 톰 클레버리의 기량 저하가 아쉬웠다. 마이클 캐릭 기량도 예전 같지 않았으며 중원에서 믿음직한 경기력을 과시하는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시즌 막판에는 '몸싸움 약한' 카가와 신지가 4-2-3-1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을 정도로 중원 문제가 심각했다. 스콜스와 캐릭이 프리미어리그 중원을 지배했던, 캐릭이 분전하면서 클레버리가 각성했던(그러나 반짝에 그친) 2012/13시즌 시절의 맨유와 모예스 체제의 맨유는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7위로 추락했던 맨유는 루이스 판 할 감독 영입과 더불어 걸출한 재능을 과시하는 대형 선수들과 계약했다. 에레라 영입에 2900만 파운드 투자했으며 루크 쇼 이적료는 3000만 파운드(약 525억 원)로 알려졌다.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영건 두 명 영입에 총 5900만 파운드를 쏟았다. 루크 쇼가 유벤투스로 떠났던 파트리스 에브라 대체자라면 에레라는 NEW 스콜스 후계자로 기대받는 인물이다. 이번 LA 갤럭시전 활약상만으로 스콜스처럼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으나 그의 경기력이 범상치 않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에레라는 스콜스에 비하면 패스 정확도가 아쉬운 인물이다. 지난 시즌 빌바오에서 프리메라리가 15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중에서 패스 성공률이 7위(80.6%)에 머물렀다. 중앙에서 활동하는 미드필더 치고는 패스 미스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핵심 패스는 마르켈 수사에타(1경기 당 평균 약 2.1개)에 이어 2위를 나타냈다. 1경기 당 평균 약 1.6개의 핵심 패스를 구사하는 날카로운 패싱력을 자랑했다. 이는 에레라가 모험적인 패스를 즐기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패스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과감한 패스를 날리며 팀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의 플레이는 스콜스 전성기 시절과 똑같지 않아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에레라의 프리미어리그 적응 성공 여부다. 프리미어리그의 중원에서 끈질기게 버티려면 넓은 활동량과 강한 지구력을 겸비하면서 경기를 읽는 흐름이 발달되어야 한다. 그리고 박싱데이 일정을 버텨낼 만한 체력까지 좋아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는 프리메라리가와 달리 겨울 휴식기가 없다. 에레라가 프리미어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며 자신의 출중한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할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맨유가 올 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않는 것은 에레라의 체력 및 컨디션 관리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만약 에레라가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는 빅 클럽으로 이적했다면 올 시즌 엄청나게 뛰어야 하는 부담에 직면했을지 모른다.

 

에레라의 올 시즌이 기대되는 결정적 이유는 판 할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 판 할 감독은 영건 발굴에 능한 지도자다. 세대교체 성공이 절실했던 맨유에 필요한 리더다. 중원을 봐도 스콜스 후계자로 어울릴만한 인물이 몇 시즌째 나타나지 않았다. 에레라가 판 할 체제로 변신을 꾀하는 맨유 부활을 이끌며 자신의 가치를 높일지 기대된다. 그가 맨유의 프리시즌 첫 경기였던 LA갤럭시전에 선발 출전하면서 팀의 7-0 대승을 공헌하며 MOM에 선정되었던 진가를 놓고 보면 판 할 감독의 신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