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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하메스 로드리게스, 수아레스 견제 성공할까?

하메스 로드리게스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무르익는 분위기다. 그의 현 소속팀 AS모나코가 레알 마드리드와 이적료 8000만 유로(약 1108억 원) 합의를 봤다는 스페인 언론 보도가 떴다. 더욱 눈여겨 볼 것은 AS모나코가 하메스 로드리게스 이적을 거부하려는 입장이 뚜렷하지 않다. 고액의 이적료를 책정해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많은 돈을 받아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는 로드리게스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낼 의사가 없지 않다는 뜻이다.

 

갈락티코를 표방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좀처럼 대형 선수 영입을 포기하지 않는다. 2000년대 이후 수많은 대형 선수들을 영입했던 성과를 되돌아보면 로드리게스를 데려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여름 가레스 베일 영입 과정에서 팀의 플레이메이커였던 메수트 외질을 아스널에 넘겼던 전례를 떠올려봐야 할 것이다.

 

[사진=하메스 로드리게스 (C)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sm-fc.com)]

 

레알 마드리드는 굳이 로드리게스를 영입하지 않아도 된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의 우승을 공헌했던 토니 크로스를 영입하면서 중원을 보강했다. 크로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앙헬 디 마리아, 루카 모드리치와 경쟁하거나 디 마리아 이적시 대체자가 될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변경도 가능하나 사비 알론소가 아직은 완전히 노쇠화에 빠졌다고 볼 수 없으며(그럼에도 불안한 구석이 있는) 사미 케디라의 프리미어리그 진출도 아직 진전되지 않았다. 디 마리아와 케디라가 동시에 잔류하면서 로드리게스를 영입하면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은 포화된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 로드리게스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이자 유럽 및 세계 축구의 떠오르는 축구 선수라는 상징성과 잘생긴 외모는 그가 실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겸비했음을 알 수 있다. 경기력이 뒷받침된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상업적 수익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스포츠 팀들 중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대표적인 팀으로서 팀 전력 못지않게 구단의 상업적 가치를 중요시한다. 여름 이적시장 때마다 대형 선수 영입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레알 마드리드의 로드리게스 영입은 라이벌 FC 바르셀로나가 얼마전 7500만 유로(약 1039억 원, 추정)라는 거액 이적료로 계약을 맺었던 루이스 수아레스를 의식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수아레스가 남미 최정상급 공격수 중에 한 명이라면 로드리게스는 남미의 톱클래스로 거듭난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이다. 서로 남미 출신의 공격 옵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호날두-메시처럼 언젠가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도 무한하다. 아마도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FC 바르셀로나의 수아레스 영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로드리게스 영입으로 초점을 맞추고 싶어하는지 모른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이유는 200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및 카카 영입, 2013년 가레스 베일 영입에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투자했던 것과 밀접하다. 2008/09시즌은 FC 바르셀로나가 트레블을 달성했던 때다. 그런데 며칠 뒤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카카 영입에 거액 이적료를 투자하면서 라이벌 클럽에 맞춰졌던 사람들의 관심을 자신들쪽으로 유도했다. 비록 카카는 스페인 무대에 정착하지 못했으나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로 거듭나면서 리오넬 메시와 끊임없는 대립각을 세웠던 끝에 2013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됐다.

 

2013년 베일 영입은 레알 마드리드가 FC 바르셀로나의 네이마르 영입을 의식했다는 느낌이 다분했다. FC 바르셀로나는 당시 남미 무대를 평정했던 네이마르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그러자 팀의 우승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던 레알 마드리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베일을 역대 최고 이적료 2위 금액으로 데려왔다.(1위 호날두) 네이마르와 베일은 '또 하나의 메시, 호날두'로 꼽힐 만큼 팀에서 에이스 기질을 과시하는 영향력이 있었다. 2013/14시즌만을 놓고 보면 베일이 네이마르보다 활약상이 더 좋았으며 스페인 국왕컵 결승 FC 바르셀로나전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면서 네이마르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호날두 vs 메시', '베일 vs 네이마르' 맞대결은 2014/15시즌부터 '로드리게스 vs 수아레스'까지 추가 될 조짐이다. 로드리게스가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하면 수아레스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과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이다. 두 선수의 포지션이 다르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스탯 비교는 적절치 않을수도 있으나(그러나 로드리게스가 호날두처럼 많은 골을 넣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팀의 우승을 위해 누가 큰 공헌을 세울지 앞으로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