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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몸싸움, 태클 당했을 때 톰밀러 떠올랐다

소속팀 레버쿠젠으로 복귀한 손흥민에게 2011년 이청용의 프리시즌 악몽이 재현될 뻔했다. 그는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전 프랑스 클럽 올림피크 마르세유와 친선 경기에 출전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베누아 셰이루에게 거친 태클을 당했다. 이때 손흥민 몸싸움이 펼쳐졌고 동료 선수들도 가담하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자칫 잘못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했던 아찔만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 축구팬 입장에서는 톰밀러 떠올리기 쉬웠다.

 

태클은 상대 팀 선수가 소유한 볼을 빼앗기 위한 동작으로서 무조건 반칙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태클을 했을때의 발이 볼이 아닌 볼을 소유한 선수의 발을 향했다면 문제가 있다. 이것은 태클을 한 선수의 잘못이 맞다. 볼을 가진 선수가 부상을 당하기 쉽다.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손흥민 몸싸움에 대한 자세한 상황은 이렇다. 레버쿠젠이 마르세유에게 1-4로 밀렸던 후반 41분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터치하면서 방향 전환을 했을 때 자신을 방어했던 셰이루에게 거친 태클을 당했다. 셰이루가 태클했던 왼발이 높게 들어오면서 손흥민이 부상을 당할 뻔했던 상황이 왔었다. 다행히 손흥민 왼발이 뒷쪽으로 틀어지면서 셰이루 태클을 피했으나 발이 셰이루 몸을 터치하면서 서로 멱살잡이를 하는 몸싸움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레버쿠젠의 일부 선수들이 몸싸움에 가담하며 경기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이 장면은 셰이루 잘못이 맞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손흥민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는 깊은 태클을 가한 것부터 문제가 있다. 손흥민 발이 자신의 몸에 닿았던 이후의 장면은 더욱 가관이다. 태클 이후에 일어나는 과정에서 오른발로 손흥민을 밀친 뒤 자신의 손으로 손흥민 멱살을 잡으며 몸싸움이 벌어졌다. 자신이 잘못했음에도 상대방 멱살을 잡으면서 신경질을 내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태클을 당했던 손흥민이 격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손흥민이 태클 당했을 때 톰밀러 악몽을 떠올린 사람은 글쓴이만이 아닐 것이다. 톰밀러는 2011년 프리시즌 도중 이청용에게 깊은 태클로 치명적인 부상을 안겨주면서 국내 축구팬들의 지탄을 받았던 당시 5부리그 뉴포트 카운티 소속 선수였다. 이청용은 2011/12시즌 막판 복귀하기까지 거의 1년 동안 부상 및 재활에 매달렸고 소속팀 볼턴은 2부리그로 강등됐다. 한때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 이적설로 눈길을 끌었던 이청용이 지금까지 2부리그에서 뛸 수 밖에 없었던 것도 톰밀러 태클 때문이었다.

 

또한 이청용 기량이 전성기 시절에 비해 떨어진 것도 톰밀러 태클과 관련 깊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잘나갔을 때의 기세가 톰밀러 태클에 의해 완전히 끊겼다. 장기간 부상 공백을 딛고 그라운드에 복귀하며 한국 대표팀 주전을 되찾았으나 그동안 소속팀에서 2부리그 경기에 많이 뛰었는지 개인 경기력이 예전보다 둔화됐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이유와 밀접하다. 톰밀러 태클이 없었다면 이청용은 지금쯤 좋은 팀에서 뛰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손흥민은 이청용과 달리 그라운드에 쓰러지면서 부상당했던 안타까운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다. 그것만은 다행이다. 하지만 셰이루의 태클은 씁쓸했다. 손흥민에게 부적절한 모습을 보이면서 멱살까지 잡는 장면은 옳지 않았다. 그럼에도 손흥민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하마터면 2014/15시즌 초반을 부상과 싸우면서 최악의 경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좌절될 뻔했다. 그는 레버쿠젠의 허락이 있다면 2개월 뒤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이 가능하다.

 

한편 손흥민은 오는 7월 30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질 FC서울과 레버쿠젠의 친선경기를 위해 곧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한국에서 경기를 펼치게 됐다. 차두리와의 전현직 분데스리거 맞대결이 성사 될 예정이며 레버쿠젠의 또 다른 한국인 선수 류승우 출전 여부까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