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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로번 메시 발롱도르 다툰다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준결승 경기는 양팀의 1인자 맞대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르연 로번과 리오넬 메시가 조국의 결승 진출을 위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다른 관점에서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경기를 바라보면 바이에른 뮌헨과 FC 바르셀로나 에이스가 월드컵에서 맞붙게 됐다. 두 선수 모두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월드컵 첫 우승을 위해 준결승에서 반드시 서로를 꺾고 싶어할 것이다.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와 남미의 자존심 아르헨티나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5시 아레나 디 상파울루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역대전적에서는 네덜란드가 8전 4승 3무 1패로 앞섰으나 피파랭킹에서는 아르헨티나가 5위, 네덜란드가 15위다. 이기는 팀은 결승에서 독일과 월드컵 우승을 다툰다.

 

[사진=아르연 로번 (C) 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cbayern.de)]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남미의 강세가 돋보였다. 남미 6팀 중에 5팀이 16강에 진출했으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4강까지 올랐다. 지금까지 아메리카 지역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는 남미팀들이 우승했던 공통점이 있었던 반면에 유럽은 우승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러한 징크스라면 아르헨티나가 4강에서 네덜란드를 이긴 뒤 결승에서 독일을 제압하고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달성하는 시나리오를 떠올리기 쉽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 과정에서 메시는 4골 넣은것을 비롯하여 결정적인 상황에서 해결사 기질을 과시하며 팀의 4강 진출을 주도했다.

 

네덜란드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본선 B조 1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5-1로 제압하면서 월드컵 강세를 예고했다. B조 3차전에서는 칠레를 2-0으로 제압하며 남미팀을 이겼던 경험을 길렀으며 16강 멕시코전, 8강 코스타리카(승부차기 승)전까지 이기면서 북중미 돌풍까지 잠재웠다. 로번은 스페인전 2골, 호주전 1골로 총 3골 넣었으며 로빈 판 페르시와 함께 투톱 공격수를 맡으면서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침투를 과시하며 상대 수비진을 힘들게 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장점은 영건이 즐비한 네덜란드 스쿼드에 힘이 됐다.

 

 

 

 

로번과 메시는 2014 FIFA 발롱도르를 수상 후보로 거론할 수 있다. 월드컵 이전까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의해 FIFA 발롱도르 2연패 가능성을 높였으나 포르투갈의 월드컵 조별본선 탈락이 치명적이다. 조국의 월드컵 우승을 이끄는 에이스가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할지 모를 일이다. 마땅히 받을만한 선수가 없다면 호날두의 2연패가 유력하겠으나 로번과 메시가 팀의 월드컵 우승 일등공신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 선수는 이번 월드컵에서 에이스 기질을 마음껏 과시했다.

 

소속팀 활약을 놓고 보면 로번이 메시에 우세다. 로번은 2013/14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우승 주역이 됐다. FC 바르셀로나 무관이 2014 FIFA 발롱도르 수상의 약점으로 꼽히는 메시와 대조적이다. 아마도 누군가는 두 선수의 스탯을 따질수도 있으나 두 선수의 포지션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두 선수 모두 투톱 공격수로 뛰고 있으면서 팀의 4강 진출을 주도했다. 4강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선수는 FIFA 발롱도르 수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로번과 메시는 이번 대회 16강과 8강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전형적인 골잡이 역할보다는 측면과 중앙에서 폭 넓게 움직이며 상대 팀 선수를 교란하거나 또는 패스를 통해 팀 공격을 조율하며 팀 플레이 비중을 높였다. 4강에서는 득점 기회가 찾아왔을 때 골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다. 남들보다 축구 실력이 우월하다는 임펙트를 과시하며 상대 팀의 사기를 떨어뜨려야 한다. 만약 팀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터뜨리면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할 유력 후보로 떠오를지 모를 일이다.

 

변수는 네덜란드가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에서 팀의 기세가 좋았을 때 갑작스럽게 경기력 난조에 빠질 때가 있었다. 월드컵에서 우승 경력없이 세 번의 준우승에 머물렀던 것과 연관이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 스페인전에서는 막판 고비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지금까지 안좋았던 고질적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 다만, 아르헨티나가 남미 팀이라는 점에서 어느 팀이 결승에서 독일과 맞붙을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