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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브라질 독일, 네이마르 결장으로 예상 어렵네

브라질 월드컵 4강이 드디어 시작된다. 남미와 유럽 전통의 강호 브라질 독일이 4강에서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국 시간으로 9일 오전 5시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 있는 에스타디우 미네이랑에서 브라질 독일 준결승전이 펼쳐진다. 이 경기 승자는 결승에서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승자와 맞붙으며 대회 우승을 다투게 된다.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냈던 두 팀의 승부가 과연 어떤 결과를 연출할지 주목된다.

 

역대전적에서는 브라질이 21전 12승 5무 4패로 앞섰다. 가장 최근에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결승에서는 브라질이 2-0으로 이기면서 월드컵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이루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네이마르 부상, 티아구 실바 경고 누적 결장이라는 악재를 안고 있다. 브라질 독일 경기는 어느 팀이 이길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사진=네이마르 (C) FC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cbarcelona.com)]

 

이 경기의 최대 변수는 네이마르 공백이다. 브라질은 에이스 없이 독일과 싸워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윌리안 또는 베르나르드가 네이마르 공백을 대신할 것으로 보이나 브라질 대표팀에서 자주 좋은 활약을 펼쳤던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 그러나 월드컵은 이영표 격언처럼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다. 네이마르 공백을 메우게 될 백업 선수는 자신의 축구 재능이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해야 한다. 아울러 브라질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음을 이번 경기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네이마르 공백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걱정이 한 풀 꺾이게 된다.

 

그러나 독일이 브라질전에서 필립 람을 오른쪽 풀백으로 활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람은 8강 프랑스전에서 오른쪽 풀백을 맡으면서 안토니에 그리즈만 봉쇄에 성공했다. 지난 1년 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많이 뛰었으나 프랑스전에서는 본래의 포지션이었던 풀백으로 돌아가면서 월드 클래스 실력을 과시했다. 그 기량이 브라질전에서 유효하면 네이마르 대체자를 막아낼 것으로 보인다. 사실, 네이마르가 부상없이 독일전에 임했음에도 람을 제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람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꽁꽁 묶었던 경험이 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빠지면서 골 생산 고민에 빠졌다. 팀의 공격 옵션 중에서 득점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를 잃었다. 그나마 오스카가 선전하고 있으나 네이마르에 비해서 득점보다는 패스를 통한 경기 조율 및 공간 침투에 주력한다. 원톱 프레드의 분발을 바래야 하는 상황이 됐다. 프레드는 지난 5경기 동안 단 1골에 그쳤으며 전체적인 경기 내용까지 안좋았다. 지난해 여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5골로 득점왕을 달성했을 때의 경기력을 되찾지 못했다. 조가 프레드를 대신해서 선발로 나설 수 있으나 깜짝 맹활약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 오른쪽 측면에서는 헐크의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

 

독일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토마스 뮐러와 함께 전방에서 공격을 번갈아 맡는 메수트 외질과 마리오 괴체의 경기력이 믿음직하지 않다. 외질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시절에 비해서 경기를 리드하는 기질이 돋보이지 않으며 괴체는 그동안 기복이 심했다. 그나마 뮐러의 골 결정력이 빛을 발하면서 독일이 4강까지 올 수 있었으나 외질과 괴체의 경기력 저하는 4강 브라질전을 앞둔 독일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8강 프랑스전에서는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원톱을 맡았으나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교체됐다. 독일도 브라질과 더불어 최전방 공격수 영향력이 미미하다.

 

그런데 독일 공격에서 한 가지 희망을 찾아야 할 부분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단테가 실바의 경고 누적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기량에서는 실바, 다비드 루이스와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인물이다. 문제는 단테와 소속팀이 같은 독일 대표팀 선수가 무려 7명이나 된다. 독일 선수들이 단테의 약점을 파악했을 것이다. 단테는 활동 반경이 넓어졌을 때 수비 빈 공간을 내주는 단점이 있다. 그 특징을 독일 선수들이 제로톱으로 상대 수비 조직을 붕괴하려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외질, 괴체의 경기력 저하를 놓고 보면 안드레 쉬를레의 선발 출전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브라질은 실리적인 경기를 펼칠 수도 있다. 4선의 무게 중심을 내리면서 단테와 루이스의 활동 반경을 좁히고 미드필더 공간에서 터프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독일 선수들이 앞선으로 많이 올라왔을 때 드리블 돌파를 활용한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노릴지 모를 일이다. 기복을 타는 제롬 보아텡, 발이 느린 페어 메르테자커와 마츠 훔멜스의 약점을 공략할 것임에 틀림 없다. 독일 센터백 조합이 훔멜스-메르테자커로 구성될지 아니면 8강 프랑스전처럼 훔멜스-보아텡 조합으로 브라질의 침투를 대비할지 그리고 과연 어느 팀이 결승에 진출할지 벌써부터 경기를 보고 싶다.